뉴스 9 아카데미 단편 다큐 최종후보작 ‘부재의 기억’ 이승준 감독

입력 2020.02.18 (21:26)

수정 2020.02.18 (22:24)

[앵커]

'세월호' 참사 당시의 영상과 녹취를 29분 길이로 재구성한 <부재의 기억>입니다.

아카데미 단편 다큐멘터리 부문 후보에 올랐죠.

오늘(18일) '부재의 기억' 제작진이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시상식에 동행했던 세월호 유가족도 함께했습니다.

[김미나 : 너무 설레였고 또 우리 250명 아이들 당당하게 들고 사진 찍은 게 저는 가장 행복하고 지금도 기억에 남고.]

비록 수상은 못했지만 '뉴욕타임스'와 '가디언' 등 해외 언론과 현지 관객의 호평이 이어졌습니다.

한국 다큐멘터리 최초로 아카데미 후보에 오른 이 <부재의 기억> 이승준 감독과 직접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세월호’라는 주제로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계기가 있으실까요?

[답변]

사실 2017년 초에 미국의 한 다큐멘터리 제작사, 내지 배급사에서 저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촛불 정국이 한창이었거든요. 촛불 정국에 관한 짧은 다큐멘터리를 찾고 있다, 혹시 만들어 줄 수 있느냐, 제안을 받았고요. 저랑 같이 일하던 프로듀서와 함께 세월호 이야기를 꺼냈어요. '세월호가 당신들도 알겠지만 숨겨진 이야기가 굉장히 많다, 그리고 고통이 여전히 많다, 고통이 어디에서 시작했는지 담담하게 바라보는 다큐멘터리를 하고 싶다'고 했더니 그쪽에서 굉장히 놀라워했거든요. 그렇게 해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앵커]

평소 작품 만들 때 오랜 시간 준비하고, 공들여 제작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부재의 기억>의 경우 2017년부터 2년 정도 걸린 건가요?

[답변]

제가 직접 제작한 건 2년이고, 거기에 많은 자료가 들어가 있습니다. 특히 동료 선후배로 구성된 416 기록단의 자료들이 사고 난 후 얼마 안 있어서부터 촬영 진행한 것들, 그리고 세월호 유가족들의 자료들, 다 합치면 2014년 4월 말부터 시작됐다고 보시면 됩니다.

[앵커]

유가족들, 부모님들 입장에선 다시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게 어려운 작업일 수도 있었을 텐데요. 어떻게 소통하고 공감대 만들어가셨는지요?

[답변]

제일 중요했던 건 어머님들하고, 잠수사들과 존중하는 것이었습니다. 촬영이 우선은 아니었습니다. 허용된 만큼만 촬영하고 아니면 물러서 있고. 그런 시간들을 좀 보냈고요. 그게 일정 부분 신뢰감을 주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앵커]

어머님들이 “엄마가 아니라 아이의 입장에서 레드카펫을 밟았다. 300명의 아이들과 같이 갔다”고 하셨더라고요. 감독님은 어떤 마음으로 아카데미에 가셨습니까.

[답변]

저는 어머님들에게 힘을 실어드리고 싶었어요. 고통의 세월을 다 알지 못하잖아요. 그리고 굉장히 힘드셨을 텐데. 이제 좀 세상이 같이 있다, 그걸 느끼셨으면 했어요. 아카데미도 기억하고 세상이 기억하니까 힘내시라...

[앵커]

감독이 제안하셨군요. 같이 레드카펫에 올라가자...

[답변]

레드카펫은 저희가 한 명씩 모시고 들어갈 수 있거든요. 당연히 어머님 두 분 오셨으니까 프로듀서랑 같이 이야기해서 어머니들이 그 자리에 서는 게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앵커]

어머님들이 드레스를 입었는데 교민들이 많이 도움을 주셨다면서요?

[답변]

굉장히 큰 도움을 주셨어요. 먹을 것도 갖다 주시고. 레드카펫에 가기 위해 드레스가 필요한데 어머님들이 드레스 준비를 안 하셨거든요. 드레스도 빌려주고, 미용, 머리도 만져주시고. 화장도 해주시고.

[앵커]

영화 <기생충>이 아주 한국적인 얘기라면 세월호 역시, 2014년 한국에서 일어난, 아주 특수한 사건입니다. 왜 후보에 올랐다고 평가하시는지요?

[답변]

저도 그게 특수하다고 생각했는데 직접 가서 반응을 보니 그렇지 않았어요. 이 영화 보고 나서 그런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했어요. '우리도 그런 일이 있었다, 우리도 사회적인 재난이나 위기가 있었을 때 국가가 제대로 기능을 못 해서 사람들이 죽고 그랬던 역사가 있다', 정확하게 공감을 해 주시더라고요. 그게 또 담담하게 그려져서 어필이 많이 됐던 것 같습니다.

[앵커]

시사회나 시상식에서 해외 관객들, 영화 관계자들 많이 만나셨잖아요. 어떤 부분에서 특히 공감하고 분노하시던가요?

[답변]

여러 부분이 있는데 제일 먼저 분노하시는 부분이 선장이 먼저 나오잖아요. 그 부분에서는 영화 상영 중임에도 불구하고 욕하시는 분도 계셨고요. 청와대에서 영상 자료 자꾸 달라고 하잖아요. 그 장면에서도 그랬고요.

[앵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도 만났다고 들었습니다. 뭐라고 하던가요?

[답변]

영화 보셨대요. 본 날 아무것도 못 했다고. 응원한다고, 그래서 큰 힘이 됐죠.

[앵커]

오늘(18일) 간담회에서 "한국 다큐멘터리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봤다"고 했는데, 어떤 의미입니까?

[답변]

대한민국이 워낙 굉장히 복잡하잖아요. 복잡한 나라고 문제도 많고 해결되지 않은 것들도 많고. 다큐멘터리 감독으로서 할 이야기가 많은 것이거든요. 그리고 그것이 보편성을 가질 수 있다, 해외에서도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다, 그렇지만 아카데미 가는 건 또 다른 문제거든요. 뒷받침되지 않으면 힘들고 저희가 제작 여건도 독립적으로 제작하는 사람들 굉장히 힘들고요. 그런 두 가지 측면을 봤기 때문에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앵커]

'부재의 기억' 국내 공식 개봉 추진한다던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답변]

사실 단편을 개봉하는 건 쉽지 않아요. 여러 편을 묶어서 하기도 하고. 개봉을 꼭 하고 싶어요. 다시 세월호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요. 지금 고민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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