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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정부·언론은?
입력 2015.06.07 (17:10) 수정 2015.06.07 (17:48) 미디어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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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정부·언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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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한주 동안 중동 호흡기 증후군, 메르스 바이러스가 우리 사회를 불안하게 만들었습니다.

그에 따라 관련 보도도 급증했습니다.

하지만 기사를 봐도 불안하기만 할 뿐, 상황을 속 시원히 알 수 없다는 일반인들의 불만이 적지 않습니다.

왜 이런 얘기가 나오는 건지, 오늘은 먼저 메르스 관련 보도의 문제점, 그리고 신종 감염병 발생 시 정부와 언론의 역할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김진희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질문>
사실 초기에는 언론도 사태를 크게 우려하는 분위기는 아니었지 않나요?

<답변>
네. 지난달 20일,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메르스' 환자가 확인됐습니다.

이후, 2차,3차 감염자와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초기에는 확진 환자와 직접 대면하지 않는 이상 감염될 우려는 크지 않다.

이렇게 보건당국이 설명을 했기 때문에, 발생 초기만 해도 ‘메르스 감염’을 크게 염려하는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우리 언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메르스’가 국내에 유입된 사실이 알려진 첫날, 언론들은 크게 동요할 필요가 없다는 보건당국과 전문가 의견에 주목했습니다.

<녹취> KBS : "감염전문가들은 신종플루 처럼 대규모 유행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녹취>YTN : "국내 감염전문가들은 우리나라는 중동보다 의료수준이 높아 중동호흡기증후군을 빨리 진단해 치료한다면 크게 위험하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불안감 확산을 경계하는 듯한 기사들은 메르스 발생 엿새째, 네 번째 확진 환자가 나올 때까지도 계속됐습니다.

<녹취> 한국 (5.25) : "중동호흡기증후군은 앞으로 2주간 환자가 추가로 발생하지 않으면 더 이상 확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녹취> 국민 (5.26) : "메르스, 두려워할 이유 없다. 메르스는 단시간에 광범위하게 퍼질 수 있는 병이 아니다. 일반 국민은 두려 워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환자가 늘어나고 보건당국의 설명과는 다르게 메르스 감염자와 격리대상자 수가 크게 늘어나자 언론들도 달라졌습니다.

5개 일간지의 경우, 4번째 확진 환자가 확인될 때까지만 해도 보건당국의 발표에 의존해 각 언론사 당 하루에 한 건 안팎의 기사를 썼지만, 이후 관련 기사량은 급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서야 정부의 방역체계와 예방책을 비판하고, 점검하는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녹취> 동아 (5.30) : "질병관리본부의 격리기준, 검사기준,접촉자 파악 등은 여전히 심각한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이후, 언론들은 보건당국이 알려주지 않는 사실들을 적극적으로 취재해 보도했습니다.

<녹취> KBS (6.1) : "중국으로 출국한 뒤 메르스 확진판정을 받은 김 모씨와 KBS가 단독으로 인터뷰 했습니다. '출국 전, 메르스 감염이 의심된다며 검진을 요청했지만 당국의 조처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JTBC (6.2) : "최초 발병자를 포함해 메르스 확진자가 25명입니다.이 메르스 확진자들이 다닌 병원은 모두 합해 10곳인 사실이 처음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언론 기사로 더 혼란스러운 상황도 빚어졌습니다.

메르스가 공기전파로 감염될 수 있다, 없다를 두고 언론사마다 다르게 보도한 겁니다.

<녹취> MBC (5.26) : "타액 직접 접촉이 아닌, 공기 중 전파에 의한 가능성도 여전히 높습니다."
<녹취> JTBC (6.2) :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릅니다." "메르스는 일상 생활에서 비말(기침이나 콧물)이나 직접접촉을 통해 전염되지 공기로는 전염되지 않습니다. [김우주/고려대 구로병원 교수]"
<녹취> MBN (6.3) : "정부는 브리핑을 통해 공기 감염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 WHO는 다른 입장을 보였습니다.'공기매개에 대한 주의', 다시 말해 공기로 감염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 겁니다."

일부 언론들은 사실을 넘어 지나친 위기감을 조장할 수 있는 용어를 쓰기도 했습니다.

<녹취>TV조선 (6.3) : "메르스 대란을 넘어 메르스 포비아 입니다. 이제 메르스는 대한민국 국민에게 공포의 대상입니다. 자고 나면 메르스 환자는 늘어나고 3차 감염자도 추가되고 있습니다."

메르스 환자가 확산되는 상황을 두고, ‘공포’, ‘대란’ 등의 선정적 표현을 동원하는 언론들도 있었습니다.

<인터뷰>김태형 (순천향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 "예를 들면 이 병 자체가 지역사회에서 전파된 병은 아니죠. 그러니까 우리가 공포심을 가져야 할 대상은 상당히 축소되어 있는데, 언론보도를 보면 모든 국민들이 다 옆에서 기침하는 사람, 열나는 사람한테 공포심을 가져야 하는 거라고 오해할 수 있는거죠."

사실 과거에도 신종 감염병이 발병할 때마다 이 같은 언론보도의 문제점은 반복돼 왔습니다.

때문에 3년 전, 보건복지부 출입기자단은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 사안에 대해 혼란을 키우지 않도록 ‘감염병 보도 준칙’을 만들었습니다.

이 준칙에는 현재 시점까지 사실로 밝혀진 정보만을 제공해야 하며, 특히 신종 감염병은 정확한 조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추측, 과장, 확대 보도를 하지 말라고 명시돼 있습니다.

또, 기사 제목에 패닉, 대혼란, 대란, 공포, 창궐 등의 단어를 삼가야 한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가이드라인은 충분히 공유되지도, 지켜지지도 않고 있습니다.

<질문>
언론 보도도 문제지만 이번에는 정부가 관련 사실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소통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죠?

<답변>
네. 메르스에 대한 불안은 커지고 있는데, 정부에서 알려주는 정보가 너무 없다 . 이렇게 불만을 표하는 시민들이 적지 않습니다.

메르스 감염자가 늘어나면서 환자가 방문했던 병원을 공개하라는 목소리가 커졌지만 정부는 발생 2주가 넘도록 ‘병원 비공개’ 방침을 고수했습니다.

해당병원 이름이 공개될 경우, 불필요한 오해나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섭니다.

<녹취>문형표 (복지부장관/6.1 브리핑) : "병원이름을 공개하기보다는 확진환자 시스템을 통해서 병원끼리 이런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현상태에서는 가장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나,‘비공개’ 방침을 재차 확인한 바로 다음날, KTX 충북 오송역엔 버젓이 메르스 환자들이 다녀간 병원 11곳의 명단을 실린 안내문이 걸렸습니다.

<녹취>KBS 뉴스9 (6.3/코레일관계자/음성변조) : "오송역에서 직원이 만들어서 내부용으로 직원들한테 알리려고 한건데 잘못 붙인 겁니다."

보건소에서 작성한 메르스 의심환자의 명단과 다녀간 병원 이름이 적힌 문건도 인터넷에 유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괴담과 루머가 확산됐습니다.

어느 병원을 조심하라는 일명 ‘메르스 발생 병원’ 명단이 SNS 등을 통해 전해지고, 어느 지역,누가 메르스에 감염됐다는 소문까지 나돌았습니다.

이같은 내용은 인터넷 언론들을 통해 더욱 확대 재생산됐습니다.

그러자 정부는 괴담 유포자를 처벌하겠다고 나섰습니다.

<녹취>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 : "유언비어나 괴담 유포자는 엄정하게 대응해서 불안감이 확산되지 않게 해주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유언비어가 수그러들기는커녕 오히려 이같은 정부의 대국민 대응을 질책하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인터뷰> 백혜진 (한양대 교수/헬스커뮤니케이션학회장) : "사실 루머만 해도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각각의 루머에 대해서 이것은 사실이다 아니다 왜 아니다 라는 정보를 조금만 제공 해줬어도 사실은 이렇게 확산되거나 아니면 정부에 대한 신뢰가 낮아지거나 하진 않을텐데 그런 것에 대해서 정보가 너무 없으니까 사람들이 아 정부가 정보가 있는데 숨기는 게 아니냐 왜 국민에게 솔직하게 말하지 못 하느냐 라고 그렇게 문제가 커져가는 것 같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언론이 해당 병원의 실명을 보도하자, 뒤늦게 정부도, 지난 5일 병원 1곳을 공개한데 이어, 오늘 다른 병원들도 공개했습니다.

<녹취>최경환 (경제부총리) : "´평택 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확진환자가 발생한 병원은 6개입니다. 나머지 18개 병원은 확진 환자가 경유한 병원입니다."

<질문>
이제라도 국민들의 불안을 해결하는게 급선무일 것 같습니다.
이 상황에서 우리 정부와 언론, 과연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

<답변>
네. 더 이상 메르스, 그리고 메르스에 대한 불안이 확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언론이 협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지난해 5월 미국에서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자, 미 질병예방통제센터는 이 사실을 즉각 공개하고, 방송매체를 이용해  이 확진 환자가 이용한 비행편과 이동경로 등을 상세히 알렸습니다.

그리고, 이 환자와 같은 동선으로 이동한 승객 가운데 증상이 있다면, 바로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보건당국이 공개한 질병정보와 대처방법은 언론을 통해 미 국민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됐습니다.

<녹취>미 질병예방통제센터 담당자

확진 환자를 치료한 병원 측도 이 사실을 즉각 공개했습니다.

<녹취> 돈페스코 (미 인디애나주 먼스터시 커뮤니티 병원 CEO/2014.5.5) : "첫 번째 확진 환자는 지금 이곳 먼스터시 커뮤니티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당시, 미국에선 메르스 환자가 2명에 그쳤습니다.

그렇다고 미국이 전염병 관련 정보를 항상 공개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해 에볼라가 퍼졌을때는 각 주 정부 판단에 따라 해당병원을 공개하지 않기도 했습니다.

미 보건당국은 전염병이 발생할 경우, 어떻게 언론과 협력하고 국민에게 설명할지 평상시에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백혜진 (한양대 교수/ 헬스커뮤니케이션학회장) : "미국의 질병관리센터 같은 경우는 워크샵 같은 걸 정기적으로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어떤 전염병이라든가 급속하게 확산되는 감염병 같은 게 나왔을 때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할 것인가라는 걸 시뮬레이션 같은 걸 하기도 하고 워크샵 같은 걸로 진행을 해서 사람들한테 숙지를 시키고 있고요."

그러나, 우리 보건당국은 언론과의 협력은 커녕 ‘불통'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녹취> 경향(6.2) : "복지부는 첫 사망자 발생 소식이 전해진 후, 진위를 묻는 기자들의 전화에 불응해 원성을 샀다.‘불통 복지부’라는 소리가 터진 날이다."
<녹취> 중앙(6.4) : "첫 사망자 결과와 3차 감염자 발생을 공개하기 전에는 복지부 대변인실의 문을 잠가 기자들의 출입을 아예 차단해 버렸다."

이번 메르스 사태. 앞으로 열흘 남짓이 고비라고 합니다.

감염성 질병인만큼 국민 건강 전체와 직결된 사안입니다.

정부와 언론 모두 메르스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어느 때보다 노력해야 할 시점입니다.

과연 어떤 보도, 어떤 소통이 이번 위기를 극복하는데 필요할지 정부와 언론 모두 깊은 고민이 필요합니다.
  • ‘메르스’…정부·언론은?
    • 입력 2015.06.07 (17:10)
    • 수정 2015.06.07 (17:48)
    미디어 인사이드
‘메르스’…정부·언론은?
<앵커 멘트>

지난 한주 동안 중동 호흡기 증후군, 메르스 바이러스가 우리 사회를 불안하게 만들었습니다.

그에 따라 관련 보도도 급증했습니다.

하지만 기사를 봐도 불안하기만 할 뿐, 상황을 속 시원히 알 수 없다는 일반인들의 불만이 적지 않습니다.

왜 이런 얘기가 나오는 건지, 오늘은 먼저 메르스 관련 보도의 문제점, 그리고 신종 감염병 발생 시 정부와 언론의 역할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김진희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질문>
사실 초기에는 언론도 사태를 크게 우려하는 분위기는 아니었지 않나요?

<답변>
네. 지난달 20일,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메르스' 환자가 확인됐습니다.

이후, 2차,3차 감염자와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초기에는 확진 환자와 직접 대면하지 않는 이상 감염될 우려는 크지 않다.

이렇게 보건당국이 설명을 했기 때문에, 발생 초기만 해도 ‘메르스 감염’을 크게 염려하는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우리 언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메르스’가 국내에 유입된 사실이 알려진 첫날, 언론들은 크게 동요할 필요가 없다는 보건당국과 전문가 의견에 주목했습니다.

<녹취> KBS : "감염전문가들은 신종플루 처럼 대규모 유행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녹취>YTN : "국내 감염전문가들은 우리나라는 중동보다 의료수준이 높아 중동호흡기증후군을 빨리 진단해 치료한다면 크게 위험하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불안감 확산을 경계하는 듯한 기사들은 메르스 발생 엿새째, 네 번째 확진 환자가 나올 때까지도 계속됐습니다.

<녹취> 한국 (5.25) : "중동호흡기증후군은 앞으로 2주간 환자가 추가로 발생하지 않으면 더 이상 확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녹취> 국민 (5.26) : "메르스, 두려워할 이유 없다. 메르스는 단시간에 광범위하게 퍼질 수 있는 병이 아니다. 일반 국민은 두려 워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환자가 늘어나고 보건당국의 설명과는 다르게 메르스 감염자와 격리대상자 수가 크게 늘어나자 언론들도 달라졌습니다.

5개 일간지의 경우, 4번째 확진 환자가 확인될 때까지만 해도 보건당국의 발표에 의존해 각 언론사 당 하루에 한 건 안팎의 기사를 썼지만, 이후 관련 기사량은 급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서야 정부의 방역체계와 예방책을 비판하고, 점검하는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녹취> 동아 (5.30) : "질병관리본부의 격리기준, 검사기준,접촉자 파악 등은 여전히 심각한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이후, 언론들은 보건당국이 알려주지 않는 사실들을 적극적으로 취재해 보도했습니다.

<녹취> KBS (6.1) : "중국으로 출국한 뒤 메르스 확진판정을 받은 김 모씨와 KBS가 단독으로 인터뷰 했습니다. '출국 전, 메르스 감염이 의심된다며 검진을 요청했지만 당국의 조처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JTBC (6.2) : "최초 발병자를 포함해 메르스 확진자가 25명입니다.이 메르스 확진자들이 다닌 병원은 모두 합해 10곳인 사실이 처음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언론 기사로 더 혼란스러운 상황도 빚어졌습니다.

메르스가 공기전파로 감염될 수 있다, 없다를 두고 언론사마다 다르게 보도한 겁니다.

<녹취> MBC (5.26) : "타액 직접 접촉이 아닌, 공기 중 전파에 의한 가능성도 여전히 높습니다."
<녹취> JTBC (6.2) :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릅니다." "메르스는 일상 생활에서 비말(기침이나 콧물)이나 직접접촉을 통해 전염되지 공기로는 전염되지 않습니다. [김우주/고려대 구로병원 교수]"
<녹취> MBN (6.3) : "정부는 브리핑을 통해 공기 감염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 WHO는 다른 입장을 보였습니다.'공기매개에 대한 주의', 다시 말해 공기로 감염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 겁니다."

일부 언론들은 사실을 넘어 지나친 위기감을 조장할 수 있는 용어를 쓰기도 했습니다.

<녹취>TV조선 (6.3) : "메르스 대란을 넘어 메르스 포비아 입니다. 이제 메르스는 대한민국 국민에게 공포의 대상입니다. 자고 나면 메르스 환자는 늘어나고 3차 감염자도 추가되고 있습니다."

메르스 환자가 확산되는 상황을 두고, ‘공포’, ‘대란’ 등의 선정적 표현을 동원하는 언론들도 있었습니다.

<인터뷰>김태형 (순천향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 "예를 들면 이 병 자체가 지역사회에서 전파된 병은 아니죠. 그러니까 우리가 공포심을 가져야 할 대상은 상당히 축소되어 있는데, 언론보도를 보면 모든 국민들이 다 옆에서 기침하는 사람, 열나는 사람한테 공포심을 가져야 하는 거라고 오해할 수 있는거죠."

사실 과거에도 신종 감염병이 발병할 때마다 이 같은 언론보도의 문제점은 반복돼 왔습니다.

때문에 3년 전, 보건복지부 출입기자단은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 사안에 대해 혼란을 키우지 않도록 ‘감염병 보도 준칙’을 만들었습니다.

이 준칙에는 현재 시점까지 사실로 밝혀진 정보만을 제공해야 하며, 특히 신종 감염병은 정확한 조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추측, 과장, 확대 보도를 하지 말라고 명시돼 있습니다.

또, 기사 제목에 패닉, 대혼란, 대란, 공포, 창궐 등의 단어를 삼가야 한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가이드라인은 충분히 공유되지도, 지켜지지도 않고 있습니다.

<질문>
언론 보도도 문제지만 이번에는 정부가 관련 사실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소통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죠?

<답변>
네. 메르스에 대한 불안은 커지고 있는데, 정부에서 알려주는 정보가 너무 없다 . 이렇게 불만을 표하는 시민들이 적지 않습니다.

메르스 감염자가 늘어나면서 환자가 방문했던 병원을 공개하라는 목소리가 커졌지만 정부는 발생 2주가 넘도록 ‘병원 비공개’ 방침을 고수했습니다.

해당병원 이름이 공개될 경우, 불필요한 오해나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섭니다.

<녹취>문형표 (복지부장관/6.1 브리핑) : "병원이름을 공개하기보다는 확진환자 시스템을 통해서 병원끼리 이런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현상태에서는 가장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나,‘비공개’ 방침을 재차 확인한 바로 다음날, KTX 충북 오송역엔 버젓이 메르스 환자들이 다녀간 병원 11곳의 명단을 실린 안내문이 걸렸습니다.

<녹취>KBS 뉴스9 (6.3/코레일관계자/음성변조) : "오송역에서 직원이 만들어서 내부용으로 직원들한테 알리려고 한건데 잘못 붙인 겁니다."

보건소에서 작성한 메르스 의심환자의 명단과 다녀간 병원 이름이 적힌 문건도 인터넷에 유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괴담과 루머가 확산됐습니다.

어느 병원을 조심하라는 일명 ‘메르스 발생 병원’ 명단이 SNS 등을 통해 전해지고, 어느 지역,누가 메르스에 감염됐다는 소문까지 나돌았습니다.

이같은 내용은 인터넷 언론들을 통해 더욱 확대 재생산됐습니다.

그러자 정부는 괴담 유포자를 처벌하겠다고 나섰습니다.

<녹취>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 : "유언비어나 괴담 유포자는 엄정하게 대응해서 불안감이 확산되지 않게 해주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유언비어가 수그러들기는커녕 오히려 이같은 정부의 대국민 대응을 질책하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인터뷰> 백혜진 (한양대 교수/헬스커뮤니케이션학회장) : "사실 루머만 해도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각각의 루머에 대해서 이것은 사실이다 아니다 왜 아니다 라는 정보를 조금만 제공 해줬어도 사실은 이렇게 확산되거나 아니면 정부에 대한 신뢰가 낮아지거나 하진 않을텐데 그런 것에 대해서 정보가 너무 없으니까 사람들이 아 정부가 정보가 있는데 숨기는 게 아니냐 왜 국민에게 솔직하게 말하지 못 하느냐 라고 그렇게 문제가 커져가는 것 같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언론이 해당 병원의 실명을 보도하자, 뒤늦게 정부도, 지난 5일 병원 1곳을 공개한데 이어, 오늘 다른 병원들도 공개했습니다.

<녹취>최경환 (경제부총리) : "´평택 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확진환자가 발생한 병원은 6개입니다. 나머지 18개 병원은 확진 환자가 경유한 병원입니다."

<질문>
이제라도 국민들의 불안을 해결하는게 급선무일 것 같습니다.
이 상황에서 우리 정부와 언론, 과연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

<답변>
네. 더 이상 메르스, 그리고 메르스에 대한 불안이 확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언론이 협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지난해 5월 미국에서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자, 미 질병예방통제센터는 이 사실을 즉각 공개하고, 방송매체를 이용해  이 확진 환자가 이용한 비행편과 이동경로 등을 상세히 알렸습니다.

그리고, 이 환자와 같은 동선으로 이동한 승객 가운데 증상이 있다면, 바로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보건당국이 공개한 질병정보와 대처방법은 언론을 통해 미 국민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됐습니다.

<녹취>미 질병예방통제센터 담당자

확진 환자를 치료한 병원 측도 이 사실을 즉각 공개했습니다.

<녹취> 돈페스코 (미 인디애나주 먼스터시 커뮤니티 병원 CEO/2014.5.5) : "첫 번째 확진 환자는 지금 이곳 먼스터시 커뮤니티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당시, 미국에선 메르스 환자가 2명에 그쳤습니다.

그렇다고 미국이 전염병 관련 정보를 항상 공개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해 에볼라가 퍼졌을때는 각 주 정부 판단에 따라 해당병원을 공개하지 않기도 했습니다.

미 보건당국은 전염병이 발생할 경우, 어떻게 언론과 협력하고 국민에게 설명할지 평상시에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백혜진 (한양대 교수/ 헬스커뮤니케이션학회장) : "미국의 질병관리센터 같은 경우는 워크샵 같은 걸 정기적으로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어떤 전염병이라든가 급속하게 확산되는 감염병 같은 게 나왔을 때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할 것인가라는 걸 시뮬레이션 같은 걸 하기도 하고 워크샵 같은 걸로 진행을 해서 사람들한테 숙지를 시키고 있고요."

그러나, 우리 보건당국은 언론과의 협력은 커녕 ‘불통'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녹취> 경향(6.2) : "복지부는 첫 사망자 발생 소식이 전해진 후, 진위를 묻는 기자들의 전화에 불응해 원성을 샀다.‘불통 복지부’라는 소리가 터진 날이다."
<녹취> 중앙(6.4) : "첫 사망자 결과와 3차 감염자 발생을 공개하기 전에는 복지부 대변인실의 문을 잠가 기자들의 출입을 아예 차단해 버렸다."

이번 메르스 사태. 앞으로 열흘 남짓이 고비라고 합니다.

감염성 질병인만큼 국민 건강 전체와 직결된 사안입니다.

정부와 언론 모두 메르스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어느 때보다 노력해야 할 시점입니다.

과연 어떤 보도, 어떤 소통이 이번 위기를 극복하는데 필요할지 정부와 언론 모두 깊은 고민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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