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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시술에 ‘콜라’가 사용된 이유는? “X덩이 분쇄에 효과적”
입력 2018.07.15 (07:00) 수정 2018.07.15 (07:15) 멀티미디어 뉴스
만성변비 환자의 복부 엑스레이 사진 (자료제공: 중앙대병원) 만성변비 환자의 복부 엑스레이 사진 (자료제공: 중앙대병원)
의사의 기지로 '콜라'를 이용해 대장을 꽉 막고 있던 거대한 '대변덩이'를 분쇄하는 데 성공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여기서 '대변덩이'는 의학적 용어로 대장 안에 대변이 오랫동안 머물다 단단한 덩어리 형태로 굳어진 것을 말합니다.

*다이어트 식품 섭취 뒤 만성 변비 발생

중앙대학병원 외래로 40대 여성이 다이어트 식품을 섭취한 뒤 3개월간 변비와 잔변감이 심해져 내원했습니다. 동네병원에서 변비약을 처방받아 먹어봤지만, 증상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의사가 진찰해본바 앓고 있는 다른 질환도 전혀 없었고, 복통도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복부 엑스레이 사진도 찍어봤지만, 가스만 좀 차있을 뿐 덩어리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대장내시경상 구불창자에서 발견된 '대변덩이' (자료제공: 중앙대병원) 대장내시경상 구불창자에서 발견된 '대변덩이' (자료제공: 중앙대병원)

*구불창자에서 큰 '대변덩이' 발견!

결국, 만성 변비의 원인을 찾기 위해 대장내시경을 시행했습니다. 항문을 통해 직장으로 내시경을 넣었는데, 'S'자 모양으로 꺾이는 구불창자에서 표면이 단단하고 둥근 형태의 거대한 '대변덩이'가 발견됐습니다. 의료진은 조직을 떼어낼 때 쓰는 생검겸자와 '악어입' 모양으로 생긴 집게를 이용해 분쇄를 시도했으나 표면이 매우 단단해 깨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내시경 끝으로 밀고 당겨 대변덩이를 항문 쪽으로 빼내려 했지만, 구불창자의 특성상 길이 험난해 이마저도 실패했습니다.

복부CT에서 4.7cm 크기 '대변덩이' 확인 (자료제공: 중앙대병원) 복부CT에서 4.7cm 크기 '대변덩이' 확인 (자료제공: 중앙대병원)

*4.7cm 크기 '대변덩이', 변비약·대장정결액 모두 소용없어

의료진은 혹시 장운동을 감소시키는 다른 질환이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복부 CT를 촬영했습니다. 그 결과 다른 질환은 발견되지 않았고 다만, 구불창자에 있는 대변덩이의 크기가 4.7cm로 확인됐습니다. 일단 의료진은 대변덩이를 제거하기 위해 일주일간 환자에게 변비약을 복용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설사만 반복될 뿐 대변덩이가 나오진 않았습니다. 더욱이 대장내시경 전에 장을 비울 때 쓰는 대장 정결액조차 효과가 전혀 없었습니다.

의료진은 대장내시경 2차 시도를 했습니다. 대변덩이는 여전히 단단하고 크기도 그대로였습니다. 대변덩이를 부술 수 있는 여러 기구도 더 보강했습니다. 돌 깰 때 쓰는 바구니나 올가미 등을 활용해 분쇄를 시도했지만, 표면이 미끄러워 또 실패했습니다. 심지어 대변덩이에 튜브를 꽂아서 생리식염수를 주입해 압력으로 깨보려 했지만, 꿈적도 안 했습니다.

A: 콜라를 대변덩이에 주입  B: 올가미로 대변덩이 분쇄  C: 대변덩이 50% 파괴 (자료제공: 중앙대병원) A: 콜라를 대변덩이에 주입 B: 올가미로 대변덩이 분쇄 C: 대변덩이 50% 파괴 (자료제공: 중앙대병원)

*'콜라'를 '대변덩이'에 직접 주입하다!

도저히 안 되겠는지, 의료진은 '콜라'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콜라'가 예전부터 위장에서 뭉쳐진 식이섬유를 소화시키는데 유용하다는 점에 착안했습니다. 이 환자의 경우도 다이어트 식품을 섭취한 뒤 변비가 생겼기 때문에 대변덩이에 섬유질이 다량 포함되어 있을 것으로 판단했고 '콜라'를 써보기로 결정한 겁니다.

처음엔 콜라를 덩어리 표면에 살포했는데, 효과가 전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튜브를 다시 덩어리 표면에 꽂고 콜라 100mL를 두 차례에 걸쳐 직접 주입했습니다. 10분이 지나자 꿈적도 안 하던 대변덩이가 무르게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다 싶어 의료진은 올가미를 이용해 주변부터 조금씩 깨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콜라 50mL를 추가 주입했더니, 대변덩이의 50%가 분쇄됐습니다. 의료진은 대장내시경을 종료했습니다. 그리고 이후 장내 가스가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나머지 절반도 완전히 배출됐습니다. 환자는 변비와 잔변감이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만약 실패했으면 수술로 꺼내야 하는 상황을 '콜라'가 해결해준 셈입니다.

*'콜라'의 강력한 이산화탄소 기포가 '대변덩이' 파괴해

김정욱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콜라'는 산도가 pH 2.6으로 위산과 유사해 내용물을 산성화시킬 뿐 아니라 콜라에 함유된 탄산수소나트륨이 '점액용해' 효과를 일으켜 섬유질 덩어리를 분쇄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쉽게 말해 콜라의 이산화탄소 기포가 대변덩어리 내부를 무르게 하는데 주효했다는 겁니다.

대변덩이는 만성 변비가 있는 노인 환자나 척수손상 등 장운동이 감소된 환자에서 종종 관찰됩니다. 제거되지 않으면 대장에 계속 남아 장폐색을 일으키거나 궤양을 유발해 장천공, 출혈 등으로 생명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례는 좀 다릅니다. 식이섬유가 든 다이어트 식품을 일정 기간 섭취하고 동시에 식사량을 제한하면서 생긴 경우입니다. 먹은 게 없으니 배변량은 줄고 대장에 변들이 오랫동안 남아 서로 뭉쳐진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대변덩이는 대장 중에서도 꼬불꼬불한 구불창자에 잘 생기는데, 이곳은 통로가 좁고 수분흡수가 잘 돼 더 단단하게 뭉쳐지기 때문입니다.

연구팀은 예전부터 '콜라'는 위장에 생긴 식물섬유 덩어리나 식물석(돌로 굳어진 형태)을 제거할 때 사용됐다고 말합니다. 콜라를 직접 마시거나 콧줄을 통해 대량 세척하는 방법을 사용했고 여의치 않을 경우 내시경으로 직접 주입해 깨트리는 방법이 시도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처럼 약 5cm 크기의 큰 대변덩이를 콜라를 주입해 용해시킨 경우는 보고된 바 없다고 말했습니다.

*심한 변비에 콜라 마시면 효과?

그렇다면 심한 변비로 고생하는 분들이 콜라를 마시면 효과가 있을까요? 이미 본문에 답은 나와 있습니다. 의료진이 콜라를 대변덩이에 직접 살포했는데도 효과가 없었습니다. 더욱이 그냥 콜라를 마신 경우라면 위를 통해 대장까지 가는 동안 이산화탄소 기포가 남아있을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이번 사례는 '대변덩이'에 직접 관을 꽂고 콜라를 주입한 특수한 경우였다는 점을 감안해야합니다. 다만 앞서 언급됐듯이 변비가 아닌 위장에서 섬유질들이 뭉쳐 소화가 잘 안 되는 경우엔 콜라를 마시는 게 일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은 기억해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한편, 이번 사례는 큰 대변덩이에서 '콜라 용해' 효과를 확인한 점을 인정받아 대한소화기학회지에 증례 보고됐습니다.
  • 의료시술에 ‘콜라’가 사용된 이유는? “X덩이 분쇄에 효과적”
    • 입력 2018.07.15 (07:00)
    • 수정 2018.07.15 (07:15)
    멀티미디어 뉴스
만성변비 환자의 복부 엑스레이 사진 (자료제공: 중앙대병원) 만성변비 환자의 복부 엑스레이 사진 (자료제공: 중앙대병원)
의사의 기지로 '콜라'를 이용해 대장을 꽉 막고 있던 거대한 '대변덩이'를 분쇄하는 데 성공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여기서 '대변덩이'는 의학적 용어로 대장 안에 대변이 오랫동안 머물다 단단한 덩어리 형태로 굳어진 것을 말합니다.

*다이어트 식품 섭취 뒤 만성 변비 발생

중앙대학병원 외래로 40대 여성이 다이어트 식품을 섭취한 뒤 3개월간 변비와 잔변감이 심해져 내원했습니다. 동네병원에서 변비약을 처방받아 먹어봤지만, 증상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의사가 진찰해본바 앓고 있는 다른 질환도 전혀 없었고, 복통도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복부 엑스레이 사진도 찍어봤지만, 가스만 좀 차있을 뿐 덩어리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대장내시경상 구불창자에서 발견된 '대변덩이' (자료제공: 중앙대병원) 대장내시경상 구불창자에서 발견된 '대변덩이' (자료제공: 중앙대병원)

*구불창자에서 큰 '대변덩이' 발견!

결국, 만성 변비의 원인을 찾기 위해 대장내시경을 시행했습니다. 항문을 통해 직장으로 내시경을 넣었는데, 'S'자 모양으로 꺾이는 구불창자에서 표면이 단단하고 둥근 형태의 거대한 '대변덩이'가 발견됐습니다. 의료진은 조직을 떼어낼 때 쓰는 생검겸자와 '악어입' 모양으로 생긴 집게를 이용해 분쇄를 시도했으나 표면이 매우 단단해 깨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내시경 끝으로 밀고 당겨 대변덩이를 항문 쪽으로 빼내려 했지만, 구불창자의 특성상 길이 험난해 이마저도 실패했습니다.

복부CT에서 4.7cm 크기 '대변덩이' 확인 (자료제공: 중앙대병원) 복부CT에서 4.7cm 크기 '대변덩이' 확인 (자료제공: 중앙대병원)

*4.7cm 크기 '대변덩이', 변비약·대장정결액 모두 소용없어

의료진은 혹시 장운동을 감소시키는 다른 질환이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복부 CT를 촬영했습니다. 그 결과 다른 질환은 발견되지 않았고 다만, 구불창자에 있는 대변덩이의 크기가 4.7cm로 확인됐습니다. 일단 의료진은 대변덩이를 제거하기 위해 일주일간 환자에게 변비약을 복용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설사만 반복될 뿐 대변덩이가 나오진 않았습니다. 더욱이 대장내시경 전에 장을 비울 때 쓰는 대장 정결액조차 효과가 전혀 없었습니다.

의료진은 대장내시경 2차 시도를 했습니다. 대변덩이는 여전히 단단하고 크기도 그대로였습니다. 대변덩이를 부술 수 있는 여러 기구도 더 보강했습니다. 돌 깰 때 쓰는 바구니나 올가미 등을 활용해 분쇄를 시도했지만, 표면이 미끄러워 또 실패했습니다. 심지어 대변덩이에 튜브를 꽂아서 생리식염수를 주입해 압력으로 깨보려 했지만, 꿈적도 안 했습니다.

A: 콜라를 대변덩이에 주입  B: 올가미로 대변덩이 분쇄  C: 대변덩이 50% 파괴 (자료제공: 중앙대병원) A: 콜라를 대변덩이에 주입 B: 올가미로 대변덩이 분쇄 C: 대변덩이 50% 파괴 (자료제공: 중앙대병원)

*'콜라'를 '대변덩이'에 직접 주입하다!

도저히 안 되겠는지, 의료진은 '콜라'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콜라'가 예전부터 위장에서 뭉쳐진 식이섬유를 소화시키는데 유용하다는 점에 착안했습니다. 이 환자의 경우도 다이어트 식품을 섭취한 뒤 변비가 생겼기 때문에 대변덩이에 섬유질이 다량 포함되어 있을 것으로 판단했고 '콜라'를 써보기로 결정한 겁니다.

처음엔 콜라를 덩어리 표면에 살포했는데, 효과가 전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튜브를 다시 덩어리 표면에 꽂고 콜라 100mL를 두 차례에 걸쳐 직접 주입했습니다. 10분이 지나자 꿈적도 안 하던 대변덩이가 무르게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다 싶어 의료진은 올가미를 이용해 주변부터 조금씩 깨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콜라 50mL를 추가 주입했더니, 대변덩이의 50%가 분쇄됐습니다. 의료진은 대장내시경을 종료했습니다. 그리고 이후 장내 가스가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나머지 절반도 완전히 배출됐습니다. 환자는 변비와 잔변감이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만약 실패했으면 수술로 꺼내야 하는 상황을 '콜라'가 해결해준 셈입니다.

*'콜라'의 강력한 이산화탄소 기포가 '대변덩이' 파괴해

김정욱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콜라'는 산도가 pH 2.6으로 위산과 유사해 내용물을 산성화시킬 뿐 아니라 콜라에 함유된 탄산수소나트륨이 '점액용해' 효과를 일으켜 섬유질 덩어리를 분쇄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쉽게 말해 콜라의 이산화탄소 기포가 대변덩어리 내부를 무르게 하는데 주효했다는 겁니다.

대변덩이는 만성 변비가 있는 노인 환자나 척수손상 등 장운동이 감소된 환자에서 종종 관찰됩니다. 제거되지 않으면 대장에 계속 남아 장폐색을 일으키거나 궤양을 유발해 장천공, 출혈 등으로 생명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례는 좀 다릅니다. 식이섬유가 든 다이어트 식품을 일정 기간 섭취하고 동시에 식사량을 제한하면서 생긴 경우입니다. 먹은 게 없으니 배변량은 줄고 대장에 변들이 오랫동안 남아 서로 뭉쳐진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대변덩이는 대장 중에서도 꼬불꼬불한 구불창자에 잘 생기는데, 이곳은 통로가 좁고 수분흡수가 잘 돼 더 단단하게 뭉쳐지기 때문입니다.

연구팀은 예전부터 '콜라'는 위장에 생긴 식물섬유 덩어리나 식물석(돌로 굳어진 형태)을 제거할 때 사용됐다고 말합니다. 콜라를 직접 마시거나 콧줄을 통해 대량 세척하는 방법을 사용했고 여의치 않을 경우 내시경으로 직접 주입해 깨트리는 방법이 시도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처럼 약 5cm 크기의 큰 대변덩이를 콜라를 주입해 용해시킨 경우는 보고된 바 없다고 말했습니다.

*심한 변비에 콜라 마시면 효과?

그렇다면 심한 변비로 고생하는 분들이 콜라를 마시면 효과가 있을까요? 이미 본문에 답은 나와 있습니다. 의료진이 콜라를 대변덩이에 직접 살포했는데도 효과가 없었습니다. 더욱이 그냥 콜라를 마신 경우라면 위를 통해 대장까지 가는 동안 이산화탄소 기포가 남아있을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이번 사례는 '대변덩이'에 직접 관을 꽂고 콜라를 주입한 특수한 경우였다는 점을 감안해야합니다. 다만 앞서 언급됐듯이 변비가 아닌 위장에서 섬유질들이 뭉쳐 소화가 잘 안 되는 경우엔 콜라를 마시는 게 일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은 기억해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한편, 이번 사례는 큰 대변덩이에서 '콜라 용해' 효과를 확인한 점을 인정받아 대한소화기학회지에 증례 보고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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