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나경원은 왜 ‘철 지난’ 블룸버그 기사를 다시 꺼내들었나?
입력 2019.03.12 (18:19) 수정 2019.03.12 (18:24) 취재K
나경원은 왜 ‘철 지난’ 블룸버그 기사를 다시 꺼내들었나?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 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오늘(12일) 국회 본회의장에 울려 퍼진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이 한 마디에 삐걱대던 국회가 다시 요동쳤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나 원내대표를 국회 윤리특위에 제소하겠다고 밝혔고, 청와대도 강력한 유감을 표시했습니다. 하지만 한국당은 "지난해 9월 미국의 유력 통신사에서 제목으로 삼았고 이미 국내에도 보도된 기사를 인용한 것뿐"이라며 반박하고 있습니다.

논란이 된 기사는 지난해 9월 26일 미국 통신사 블룸버그가 보도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에서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 됐다'는 제목을 달았습니다. 첫 문단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번 주 유엔 총회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그를 칭송하는 사실상의 대변인을 뒀다. 바로 문재인 대통령이다. 올해에만 김 위원장과 세 번의 정상회담을 한 문 대통령은 연설과 TV 출연을 통해 북한의 독재자를 인민에게 경제적 번영을 가져다주려는 정상적인 지도자로 묘사했다."


이 보도는 한국 정치권에도 소개되며 화제를 불렀습니다. 지난해 10월 김병준 당시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문 대통령을 '북한의 에이전트'라고 비판한 자신의 발언에 민주당이 반발하자 "외신에서 칭한 '수석대변인'보다 훨씬 부드럽고 주체성을 인정한 표현"이라고 맞받았습니다. 윤영석 당시 수석대변인과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도 해당 기사를 인용했습니다.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치고 본회의장을 나온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두 주먹을 불끈 쥐며 밝게 웃고 있습니다.[사진 출처 : 연합뉴스]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치고 본회의장을 나온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두 주먹을 불끈 쥐며 밝게 웃고 있습니다.[사진 출처 : 연합뉴스]

나 원내대표는 왜 다시 이 표현을 입에 올렸을까요?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여러 단계의 준비를 거쳐 나오는 결과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의도된 전략'이라는 게 한국당 안팎의 평가입니다. 연설을 마치고 나온 나 원내대표의 표정에도 이런 모습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한 한국당 의원은 "제1야당 원내대표로서 당찬 모습을 보여야겠다고 판단한 것 같다. 새로 선출된 황교안 대표를 의식한 측면도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한국당 사정에 밝은 다른 야당 의원도 "여당의 반발을 당연히 예상했겠지만, 태극기 부대 등 보수 우파를 결집시켜 '보수의 아이콘'으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 담겨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선거제 개편 패스트트랙을 합작하며 한국당을 '왕따'시키려는 모습에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는 분석도 있었습니다.

두 달 만에 다시 열린 국회는, 휴일을 제외하면 겨우 나흘 만에 다시 파열음에 휩싸였습니다. 민주당이 내일 나 원내대표를 윤리위에 제소하면 다시 경색 국면에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내일 본회의에선 '미세먼지' 대응 법안을 통과시키기로 했는데 여야의 '초당적 협력'이 유지될지도 관건입니다. 오늘 국회의사당은 때마침 다시 밀려온 미세먼지로 뿌옇게 뒤덮였습니다.
  • 나경원은 왜 ‘철 지난’ 블룸버그 기사를 다시 꺼내들었나?
    • 입력 2019.03.12 (18:19)
    • 수정 2019.03.12 (18:24)
    취재K
나경원은 왜 ‘철 지난’ 블룸버그 기사를 다시 꺼내들었나?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 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오늘(12일) 국회 본회의장에 울려 퍼진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이 한 마디에 삐걱대던 국회가 다시 요동쳤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나 원내대표를 국회 윤리특위에 제소하겠다고 밝혔고, 청와대도 강력한 유감을 표시했습니다. 하지만 한국당은 "지난해 9월 미국의 유력 통신사에서 제목으로 삼았고 이미 국내에도 보도된 기사를 인용한 것뿐"이라며 반박하고 있습니다.

논란이 된 기사는 지난해 9월 26일 미국 통신사 블룸버그가 보도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에서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 됐다'는 제목을 달았습니다. 첫 문단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번 주 유엔 총회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그를 칭송하는 사실상의 대변인을 뒀다. 바로 문재인 대통령이다. 올해에만 김 위원장과 세 번의 정상회담을 한 문 대통령은 연설과 TV 출연을 통해 북한의 독재자를 인민에게 경제적 번영을 가져다주려는 정상적인 지도자로 묘사했다."


이 보도는 한국 정치권에도 소개되며 화제를 불렀습니다. 지난해 10월 김병준 당시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문 대통령을 '북한의 에이전트'라고 비판한 자신의 발언에 민주당이 반발하자 "외신에서 칭한 '수석대변인'보다 훨씬 부드럽고 주체성을 인정한 표현"이라고 맞받았습니다. 윤영석 당시 수석대변인과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도 해당 기사를 인용했습니다.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치고 본회의장을 나온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두 주먹을 불끈 쥐며 밝게 웃고 있습니다.[사진 출처 : 연합뉴스]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치고 본회의장을 나온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두 주먹을 불끈 쥐며 밝게 웃고 있습니다.[사진 출처 : 연합뉴스]

나 원내대표는 왜 다시 이 표현을 입에 올렸을까요?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여러 단계의 준비를 거쳐 나오는 결과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의도된 전략'이라는 게 한국당 안팎의 평가입니다. 연설을 마치고 나온 나 원내대표의 표정에도 이런 모습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한 한국당 의원은 "제1야당 원내대표로서 당찬 모습을 보여야겠다고 판단한 것 같다. 새로 선출된 황교안 대표를 의식한 측면도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한국당 사정에 밝은 다른 야당 의원도 "여당의 반발을 당연히 예상했겠지만, 태극기 부대 등 보수 우파를 결집시켜 '보수의 아이콘'으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 담겨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선거제 개편 패스트트랙을 합작하며 한국당을 '왕따'시키려는 모습에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는 분석도 있었습니다.

두 달 만에 다시 열린 국회는, 휴일을 제외하면 겨우 나흘 만에 다시 파열음에 휩싸였습니다. 민주당이 내일 나 원내대표를 윤리위에 제소하면 다시 경색 국면에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내일 본회의에선 '미세먼지' 대응 법안을 통과시키기로 했는데 여야의 '초당적 협력'이 유지될지도 관건입니다. 오늘 국회의사당은 때마침 다시 밀려온 미세먼지로 뿌옇게 뒤덮였습니다.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