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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의 눈] “예산 한 푼도 안 썼는데 또 증액”…‘도돌이표’ 추경
입력 2019.07.12 (21:36) 수정 2019.07.12 (21:58) 뉴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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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의 눈] “예산 한 푼도 안 썼는데 또 증액”…‘도돌이표’ 추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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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12일) 열린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 모습입니다.

추경안이 국회에 제출된 지 78일 만입니다.

추경안은 전쟁이나 재해가 일어나거나, 경기침체 등 대내외 여건이 변해서 기존 예산에 변경이 필요할 때 편성합니다.

이렇게 편성된 올 추경안, 미세먼지 등 재해 대응과 경기 대응 등 6조 7천억 원 규모인데요,

제대로 짜여진 걸까요?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을 꼼꼼히 뜯어봤더니, 추경 목적에 맞는 것인지 의문이 드는 사업들이 꽤 많았습니다.

본예산이 그대로 남아있는데도 예산을 늘리고, 체육관, 도로 건설 등 관행적으로 증액한 사업도 눈에 띕니다.

여기엔 의원들의 '생색내기'도 일조하고 있는데, 추경안을 비판하는 야당 의원들도 예외는 아닙니다.

해마다 반복되는 이런 논란, 개선책은 없는 걸까요?

최창봉, 박혜진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리포트]

충북 단양에서 경북 예천으로 이어지는 산간 도로, 차량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 곳입니다.

도로 옆에 산을 깎아 만든 공터가 있는데, 쉼터가 들어설 예정입니다.

[주변 캠핑장 관리인/음성변조 : "(쉼터 조성한다는 말) 듣는 건 처음이에요. 저희들한테 공문 내려온 게 없어 가지고."]

제 뒤로 보이는 캠핑장 바로 앞 공터에 경관 쉼터를 만드는 사업인데 여기에도 추경 예산이 투입됩니다.

당초 예산은 3억 원, 아직 설계가 끝나지 않았는데도 국토부가 추경에 1억 원 증액 의견을 냈습니다.

[충청북도 관계자/음성변조 : "(예산이) 5월에 내려와서 이제 지금 설계 중에 있는 거죠."]

정부는 올해 이런 경관 쉼터 같은 도로안전, 환경개선 사업에 2,338억 원의 예산을 책정했는데, 예산 집행률은 겨우 3.6%에 불과합니다.

그런데도 추경에 69억 원 증액을 요청했습니다.

[충청북도 관계자/음성변조 : "올해 안에는 준공을 좀 하려고 생각 중인데 저희가 또 협의를 좀 해야 되고..."]

공공기관의 드론 조종사 교육예산 38억 원은 아직 한 푼도 쓰지 않았는데 추경 리스트에 20억 원이 올랐습니다.

추경 편성 사업 중 집행률이 10%도 안 되는 사업은 22개.

드론 조종사처럼 집행률 0% 사업은 6개로 867억 원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예산을 쓰지도 않고서 왜 자꾸 추경을 편성하는 걸까?

[채이배/바른미래당 의원 : "본예산 심사에서 삭감된 내용을 추경에서 다시 넣음으로써 사업을 키우려는 정부 부처들의 욕심인 것 같습니다."]

추경 때마다 총액 규모를 미리 정해 놓고 진행 중인 사업에 쪼개 나누는 게 관행이란 겁니다.

이번 추경에서 신규사업은 16개에 4천억 원 규모.

나머지 6조 3천억 원은 모두 본예산을 늘렸습니다.

KBS 뉴스 최창봉입니다.

도돌이표 추경…국회의원 실적경쟁도 한 몫

문화체육센터가 들어설 뚝섬 유수지.

문체부 예산 30억 원이 배정됐습니다.

지난해 초부터 이곳에 체육센터 건립을 준비해 올해 사업이 선정됐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진행된 건 이곳 부지 선정 정돕니다.

올해 전국 국민체육센터 건립 예산은 2,074억 원.

추경에서 163억 원 증액 요청됐습니다.

[문체부 관계자/음성변조 : "문체부가 지원해주면 30억, 50억 원까지 지원해 주고... 지역구 의원들 입장에서는 관심이 굉장히 높죠."]

지역구 의원에게 이런 예산 확보는 일종의 훈장입니다.

[정창수/나라살림연구소 소장 : "본예산도 다 못 쓴 사업들은 어떻게 보면 시급하지 않다는 얘기거든요. 하지만 일단 예산을 따 놓게 되면 정치인들은 이걸 홍보하기 좀 좋은 소재가 되고요."]

추경안 심사장 곳곳에서 민원성 요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상헌/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예산결산특별위 위원 : "지역 균형발전과 광역전철의 송정역 운행이 꼭 실현될 수 있도록..."]

졸속 추경이라고 비판한 야당도 마찬가집니다.

[함진규/자유한국당 의원/국회 국토교통위 위원 : "저희 지역이 700억 원 가량을 부담하는데 역을 안 만들어주고..."]

국도 건설이나 하수관로 정비 사업 등이 단골 요구 사업.

이번 추경에도 두 항목만 1,429억 원이 올라왔습니다.

관행처럼 반복됩니다.

[하승수/세금도둑잡아라 대표 : "이 사업들이 어떻게 추진돼 왔고 앞으로 어떻게 추진될 것인지에 대한 설명 자료 같은 것들이 제대로 공개되지 않는, 그래서 매년 관례적으로 그냥 예산이 편성되고..."]

추경을 심사하는 국회의 자정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

최소한 세부 자료 공개로 사업의 투명성을 높여야 합니다.

KBS 뉴스 박혜진입니다.
  • [앵커의 눈] “예산 한 푼도 안 썼는데 또 증액”…‘도돌이표’ 추경
    • 입력 2019.07.12 (21:36)
    • 수정 2019.07.12 (21:58)
    뉴스 9
[앵커의 눈] “예산 한 푼도 안 썼는데 또 증액”…‘도돌이표’ 추경
[앵커]

오늘(12일) 열린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 모습입니다.

추경안이 국회에 제출된 지 78일 만입니다.

추경안은 전쟁이나 재해가 일어나거나, 경기침체 등 대내외 여건이 변해서 기존 예산에 변경이 필요할 때 편성합니다.

이렇게 편성된 올 추경안, 미세먼지 등 재해 대응과 경기 대응 등 6조 7천억 원 규모인데요,

제대로 짜여진 걸까요?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을 꼼꼼히 뜯어봤더니, 추경 목적에 맞는 것인지 의문이 드는 사업들이 꽤 많았습니다.

본예산이 그대로 남아있는데도 예산을 늘리고, 체육관, 도로 건설 등 관행적으로 증액한 사업도 눈에 띕니다.

여기엔 의원들의 '생색내기'도 일조하고 있는데, 추경안을 비판하는 야당 의원들도 예외는 아닙니다.

해마다 반복되는 이런 논란, 개선책은 없는 걸까요?

최창봉, 박혜진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리포트]

충북 단양에서 경북 예천으로 이어지는 산간 도로, 차량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 곳입니다.

도로 옆에 산을 깎아 만든 공터가 있는데, 쉼터가 들어설 예정입니다.

[주변 캠핑장 관리인/음성변조 : "(쉼터 조성한다는 말) 듣는 건 처음이에요. 저희들한테 공문 내려온 게 없어 가지고."]

제 뒤로 보이는 캠핑장 바로 앞 공터에 경관 쉼터를 만드는 사업인데 여기에도 추경 예산이 투입됩니다.

당초 예산은 3억 원, 아직 설계가 끝나지 않았는데도 국토부가 추경에 1억 원 증액 의견을 냈습니다.

[충청북도 관계자/음성변조 : "(예산이) 5월에 내려와서 이제 지금 설계 중에 있는 거죠."]

정부는 올해 이런 경관 쉼터 같은 도로안전, 환경개선 사업에 2,338억 원의 예산을 책정했는데, 예산 집행률은 겨우 3.6%에 불과합니다.

그런데도 추경에 69억 원 증액을 요청했습니다.

[충청북도 관계자/음성변조 : "올해 안에는 준공을 좀 하려고 생각 중인데 저희가 또 협의를 좀 해야 되고..."]

공공기관의 드론 조종사 교육예산 38억 원은 아직 한 푼도 쓰지 않았는데 추경 리스트에 20억 원이 올랐습니다.

추경 편성 사업 중 집행률이 10%도 안 되는 사업은 22개.

드론 조종사처럼 집행률 0% 사업은 6개로 867억 원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예산을 쓰지도 않고서 왜 자꾸 추경을 편성하는 걸까?

[채이배/바른미래당 의원 : "본예산 심사에서 삭감된 내용을 추경에서 다시 넣음으로써 사업을 키우려는 정부 부처들의 욕심인 것 같습니다."]

추경 때마다 총액 규모를 미리 정해 놓고 진행 중인 사업에 쪼개 나누는 게 관행이란 겁니다.

이번 추경에서 신규사업은 16개에 4천억 원 규모.

나머지 6조 3천억 원은 모두 본예산을 늘렸습니다.

KBS 뉴스 최창봉입니다.

도돌이표 추경…국회의원 실적경쟁도 한 몫

문화체육센터가 들어설 뚝섬 유수지.

문체부 예산 30억 원이 배정됐습니다.

지난해 초부터 이곳에 체육센터 건립을 준비해 올해 사업이 선정됐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진행된 건 이곳 부지 선정 정돕니다.

올해 전국 국민체육센터 건립 예산은 2,074억 원.

추경에서 163억 원 증액 요청됐습니다.

[문체부 관계자/음성변조 : "문체부가 지원해주면 30억, 50억 원까지 지원해 주고... 지역구 의원들 입장에서는 관심이 굉장히 높죠."]

지역구 의원에게 이런 예산 확보는 일종의 훈장입니다.

[정창수/나라살림연구소 소장 : "본예산도 다 못 쓴 사업들은 어떻게 보면 시급하지 않다는 얘기거든요. 하지만 일단 예산을 따 놓게 되면 정치인들은 이걸 홍보하기 좀 좋은 소재가 되고요."]

추경안 심사장 곳곳에서 민원성 요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상헌/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예산결산특별위 위원 : "지역 균형발전과 광역전철의 송정역 운행이 꼭 실현될 수 있도록..."]

졸속 추경이라고 비판한 야당도 마찬가집니다.

[함진규/자유한국당 의원/국회 국토교통위 위원 : "저희 지역이 700억 원 가량을 부담하는데 역을 안 만들어주고..."]

국도 건설이나 하수관로 정비 사업 등이 단골 요구 사업.

이번 추경에도 두 항목만 1,429억 원이 올라왔습니다.

관행처럼 반복됩니다.

[하승수/세금도둑잡아라 대표 : "이 사업들이 어떻게 추진돼 왔고 앞으로 어떻게 추진될 것인지에 대한 설명 자료 같은 것들이 제대로 공개되지 않는, 그래서 매년 관례적으로 그냥 예산이 편성되고..."]

추경을 심사하는 국회의 자정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

최소한 세부 자료 공개로 사업의 투명성을 높여야 합니다.

KBS 뉴스 박혜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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