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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주인이 조선총독부?”…아직도 남은 ‘적산’
입력 2019.08.14 (21:34) 수정 2019.08.14 (22:11) 뉴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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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주인이 조선총독부?”…아직도 남은 ‘적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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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위안부 기림비가 세워진 이곳 남산은 과거 일제가 세운 조선신궁이 있던 곳입니다.

일본 국가종교시설인 신사, 그 중에서도 가장 높은 등급의 신사인 신궁을 남산에 세운 겁니다.

남산은 또다른 일제 침탈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데요, 바로 조선 총독부 건물이 있었습니다.

흔히 우리가 아는 경복궁의 신청사는 1926년에 지어졌는데요.

그 전까지 남산 총독부를 사용했던 겁니다.

그래서 남산 근처에는 일본인들이 많이 살았고, 일본인 소유의 집이나 땅이 많았습니다.

이른바 '적산'입니다. 그런데 2019년, 바로 지금까지도 이 적산이 말끔히 정리가 되지 않아 여러가지 문제를 낳고 있습니다.

황당하고 부끄러운 이야기입니다.

김준범 기자의 현장 취재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서울 남산 밑자락의 조선총독부 구청사 근처 단독주택.

["총독부 건물이 이 하얀 건물…"]

평범해 보이지만 황당한 일제 잔재가 숨어 있습니다.

바로, 집 주인 때문입니다.

[김영균/서울 중구청 팀장 : "건축물대장 상에 현재 소유자가 '조선총독부 체신국'으로 남아 있습니다. (지금도요?) 저희도 좀 황당했습니다."]

일제 때 서류는 물론이고, 현재 정부 문서에도 소유자가 총독부로 돼 있습니다.

옛 기록을 추적해봤습니다.

해당 주소에 주택이 지어진 건 1935년,

이를 1944년 조선총독부가 사들였는데, '요리점'으로 신고했습니다.

광복 이후 주인이 한국인으로 바뀌었지만, 건물대장엔 지금도 총독부가 소유자입니다.

[현재 거주자 : "어떻게 이렇게 돼 있는 거죠? 어머나! 서류가 있다는 것도 놀라운 데 조선총독부라고 되어 있다는 것 자체가…"]

이곳 만일까.

그렇지 않았습니다.

명동 번화가의 이 식당도, 서류상 일본군 장성이 주인입니다.

[김영균/서울 중구청 팀장 : "(소유자가 어떻게 돼 있습니까?) 공부상 임전금성(林田金城)이라고…"]

'하야시다 카네키' 소장, 일본군 79연대장이었던 인물입니다.

일제 당시 경기도 일대 대지주 '해원이구낭', 카이바라 이구로의 흔적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가 소유했던 경기도 양평의 한 농가, 80대 부부가 50년 넘게 살고 있었는데, 등기조차 낼 수 없었다고 합니다.

[현재 거주자 : "해원이구낭 이라는 사람이 등록이 돼 있으니까 할 수가 없다는 거야."]

카이바라 이구로는 아직도 경기도 지주로 남아있는 셈입니다.

인천의 한 택시회사, 서울의 한 초등학교, 서울의 한 단독주택 단지 등에서도 같은 문제가 확인됐습니다.

광복절을 74번째나 맞으면서도 적산 정리를 미뤄온 탓입니다.

[기자]

어떻게 보셨습니까. 황당하신 분들, 많을 겁니다.

동시에 이런 의문이 드실 겁니다.

일본인이나 일본 정부가 지금도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을까?

결론은 '불가능' 입니다.

취재 사례로 설명 드리겠습니다.

총독부 명의로 돼 있던 건물.

명의가 이렇게 살아 있습니다만, 일제가 남긴 적산은 국고 환수가 확고한 원칙입니다.

일본 측이 소유권을 주장해도 우리 정부가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우리 공문서에 일제 소유권을 그대로 남겨둔 점,

부끄럽습니다. 74년 동안이나 그랬습니다.

서울 중구에서만 이런 사례가 천 백여 건 나왔습니다.

개인이 일제 소유권 기록을 없애려면 말소 비용이 드는 데, 대략 수십만 원이라고 합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
  • “우리 집 주인이 조선총독부?”…아직도 남은 ‘적산’
    • 입력 2019.08.14 (21:34)
    • 수정 2019.08.14 (22:11)
    뉴스 9
“우리 집 주인이 조선총독부?”…아직도 남은 ‘적산’
[앵커]

위안부 기림비가 세워진 이곳 남산은 과거 일제가 세운 조선신궁이 있던 곳입니다.

일본 국가종교시설인 신사, 그 중에서도 가장 높은 등급의 신사인 신궁을 남산에 세운 겁니다.

남산은 또다른 일제 침탈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데요, 바로 조선 총독부 건물이 있었습니다.

흔히 우리가 아는 경복궁의 신청사는 1926년에 지어졌는데요.

그 전까지 남산 총독부를 사용했던 겁니다.

그래서 남산 근처에는 일본인들이 많이 살았고, 일본인 소유의 집이나 땅이 많았습니다.

이른바 '적산'입니다. 그런데 2019년, 바로 지금까지도 이 적산이 말끔히 정리가 되지 않아 여러가지 문제를 낳고 있습니다.

황당하고 부끄러운 이야기입니다.

김준범 기자의 현장 취재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서울 남산 밑자락의 조선총독부 구청사 근처 단독주택.

["총독부 건물이 이 하얀 건물…"]

평범해 보이지만 황당한 일제 잔재가 숨어 있습니다.

바로, 집 주인 때문입니다.

[김영균/서울 중구청 팀장 : "건축물대장 상에 현재 소유자가 '조선총독부 체신국'으로 남아 있습니다. (지금도요?) 저희도 좀 황당했습니다."]

일제 때 서류는 물론이고, 현재 정부 문서에도 소유자가 총독부로 돼 있습니다.

옛 기록을 추적해봤습니다.

해당 주소에 주택이 지어진 건 1935년,

이를 1944년 조선총독부가 사들였는데, '요리점'으로 신고했습니다.

광복 이후 주인이 한국인으로 바뀌었지만, 건물대장엔 지금도 총독부가 소유자입니다.

[현재 거주자 : "어떻게 이렇게 돼 있는 거죠? 어머나! 서류가 있다는 것도 놀라운 데 조선총독부라고 되어 있다는 것 자체가…"]

이곳 만일까.

그렇지 않았습니다.

명동 번화가의 이 식당도, 서류상 일본군 장성이 주인입니다.

[김영균/서울 중구청 팀장 : "(소유자가 어떻게 돼 있습니까?) 공부상 임전금성(林田金城)이라고…"]

'하야시다 카네키' 소장, 일본군 79연대장이었던 인물입니다.

일제 당시 경기도 일대 대지주 '해원이구낭', 카이바라 이구로의 흔적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가 소유했던 경기도 양평의 한 농가, 80대 부부가 50년 넘게 살고 있었는데, 등기조차 낼 수 없었다고 합니다.

[현재 거주자 : "해원이구낭 이라는 사람이 등록이 돼 있으니까 할 수가 없다는 거야."]

카이바라 이구로는 아직도 경기도 지주로 남아있는 셈입니다.

인천의 한 택시회사, 서울의 한 초등학교, 서울의 한 단독주택 단지 등에서도 같은 문제가 확인됐습니다.

광복절을 74번째나 맞으면서도 적산 정리를 미뤄온 탓입니다.

[기자]

어떻게 보셨습니까. 황당하신 분들, 많을 겁니다.

동시에 이런 의문이 드실 겁니다.

일본인이나 일본 정부가 지금도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을까?

결론은 '불가능' 입니다.

취재 사례로 설명 드리겠습니다.

총독부 명의로 돼 있던 건물.

명의가 이렇게 살아 있습니다만, 일제가 남긴 적산은 국고 환수가 확고한 원칙입니다.

일본 측이 소유권을 주장해도 우리 정부가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우리 공문서에 일제 소유권을 그대로 남겨둔 점,

부끄럽습니다. 74년 동안이나 그랬습니다.

서울 중구에서만 이런 사례가 천 백여 건 나왔습니다.

개인이 일제 소유권 기록을 없애려면 말소 비용이 드는 데, 대략 수십만 원이라고 합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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