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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과수 조작 의혹에 ‘윤 씨 왜 범인 됐나’ 의혹 증폭
입력 2019.12.13 (15:23) 취재K
검찰, '윤 씨 범인 지목 전 과정' 조사
'경찰 가혹행위 인정' 보도엔 "확인 불가"
경찰, 다음 주 수사 내용 브리핑
국과수 조작 의혹에 ‘윤 씨 왜 범인 됐나’ 의혹 증폭
'진범 논란' 끝에 재심이 청구된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을 조사 중인 검찰이 8차 사건 관련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이 조작됐다고 발표하면서 각종 의혹이 커지고 있다.

검찰은 국과수가 윤 모 씨를 범인으로 몰기 위해 범행 현장에서 나온 체모를 윤 씨의 체모와 성분이 비슷하게 조작한 걸로 보고 있는데, 이게 사실이라면 왜 하필 윤 씨를 범인으로 몰았는지 등에 의문이 남기 때문이다.

국과수, 용의자 좁힌 끝에 윤 씨 지목

그동안 경찰이 내놨던 설명 등을 종합하면 1988년 9월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이 일어난 직후 경찰은 범행 현장에서 체모를 확보했다.

이 체모를 본격적으로 분석하기 시작한 건 이듬해인 1989년이었다. 국과수는 이 현장에서 나온 체모의 원소 함량을 분석했고, 일반 사람의 체모보다 티타늄이 많이 포함된 B형의 체모라는 결과를 내놨다.

당시 경찰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범인이 금속 물질을 만드는 곳에서 일하는 사람일 거라고 추정하고, 이 업종에 종사하는 B형 남성을 추렸다. 농기계 수리점에서 일하고 혈액형이 B형이었던 윤 씨도 용의 선상에 올랐다.

경찰은 용의 선상에 오른 사람들의 체모를 확보해 국과수로 보냈고, 국과수는 체모의 형태를 분석해서 용의자 숫자를 줄인 이후 성분을 분석해 현장에서 나온 체모의 성분과 비교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최종 용의자에 윤 씨만 남았고, 마지막 체모 감정에서 현장 체모와 윤 씨 체모가 동일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검찰, 용의자 좁힌 과정 조사

검찰은 이 결론이 조작됐다고 발표했는데, 조작이 있었다면 어느 단계부터 있었는지 확인하고 있다. 현장 체모와 윤 씨 체모를 비교한 마지막 단계에서만 조작이 있었는지, 용의자 숫자를 좁히는 과정에서 처음부터 윤 씨를 범인으로 하는 걸 염두에 두고 또 다른 조작이 있었는지 살펴보고 있다.

과거 감정 결과가 조작됐다는 검찰 발표에 대해 국과수는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국과수 관계자는 "화성 사건에 쓰인 감정기법은 지금은 쓰이지 않고, 감정을 담당했던 직원도 퇴직을 했다"며 해당 부서에서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과수는 자신들이 이춘재의 DNA를 발견해 화성 사건 재수사 착수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는 언론 인터뷰에 적극적으로 응했지만, 8차 사건 관련 국과수 감정에 대한 의혹이 제기된 이후에는 "확인 중이다" 혹은 "수사 중인 내용이라 답할 수 없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8차 사건' 수사관, 검찰서 가혹 행위 인정했나

검찰이 국과수가 감정 결과를 조작했다고 발표한 이후 일부 언론에서는 윤 씨 수사에 참여했던 경찰 수사관들이 최근 검찰 조사에서 윤 씨에 대한 가혹 행위를 일부 인정하는 취지로 진술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윤 씨를 조사하면서 잠을 재우지 않은 걸 인정했다는 내용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 보도의 진위를 묻는 질문에 "확인 불가"라며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당시 수사의 가혹 행위는 윤 씨 측에서 계속 주장하고 있는 내용이다. 실제 윤 씨 측이 확보한 당시 수사기록에는 경찰은 윤 씨를 1989년 7월 25일 밤 연행했는데 연행된 윤 씨는 범행을 계속 부인하다가 이튿날인 7월 26일 오전 5시 40분쯤부터 약 1시간 동안 자백한 걸로 돼 있다.

윤 씨 측은 밤에 붙잡아서 다음 날 새벽에 자백을 받았다는 건 잠을 재우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이때 쪼그려 뛰기 등 가혹 행위도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 '단칼 발표'에 경찰은 불쾌한 기색

이렇게 검찰이 직접 조사 착수를 발표한 지난 11일 이후 8차 사건과 관련해 새로운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난 9월 중순부터 3개월 가까이 먼저 수사를 한 경찰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마치 경찰이 장기간 수사하면서 성과를 내지 못했던 사안을 검찰이 나서자마자 단칼에 결과물을 내놓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대해 경찰은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국과수 조작을 확인했다는 검찰 발표에는 "검찰이 뭘 믿고 단정적으로 얘기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경찰은 국과수 조작 의혹에 조작이라고 단정 짓지 않는 신중한 입장이다.

경찰 수사관들이 가혹 행위 일부를 인정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반응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우리는 수사 내용을 중계방송하듯이 얘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사건을 먼저 수사해온 경찰은 당시 경찰 수사관들이 가혹 행위 일체를 부인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조사에 응하지 않고 연락도 되지 않아서 난감하다고도 했었다.

경찰은 다음 주 중에 8차 사건과 관련해 수사한 내용을 설명하는 자리를 가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최근 경찰이 보인 태도로 봤을 때 검찰이 발표한 내용과 다른 결론을 경찰이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
  • 국과수 조작 의혹에 ‘윤 씨 왜 범인 됐나’ 의혹 증폭
    • 입력 2019.12.13 (15:23)
    취재K
검찰, '윤 씨 범인 지목 전 과정' 조사
'경찰 가혹행위 인정' 보도엔 "확인 불가"
경찰, 다음 주 수사 내용 브리핑
국과수 조작 의혹에 ‘윤 씨 왜 범인 됐나’ 의혹 증폭
'진범 논란' 끝에 재심이 청구된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을 조사 중인 검찰이 8차 사건 관련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이 조작됐다고 발표하면서 각종 의혹이 커지고 있다.

검찰은 국과수가 윤 모 씨를 범인으로 몰기 위해 범행 현장에서 나온 체모를 윤 씨의 체모와 성분이 비슷하게 조작한 걸로 보고 있는데, 이게 사실이라면 왜 하필 윤 씨를 범인으로 몰았는지 등에 의문이 남기 때문이다.

국과수, 용의자 좁힌 끝에 윤 씨 지목

그동안 경찰이 내놨던 설명 등을 종합하면 1988년 9월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이 일어난 직후 경찰은 범행 현장에서 체모를 확보했다.

이 체모를 본격적으로 분석하기 시작한 건 이듬해인 1989년이었다. 국과수는 이 현장에서 나온 체모의 원소 함량을 분석했고, 일반 사람의 체모보다 티타늄이 많이 포함된 B형의 체모라는 결과를 내놨다.

당시 경찰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범인이 금속 물질을 만드는 곳에서 일하는 사람일 거라고 추정하고, 이 업종에 종사하는 B형 남성을 추렸다. 농기계 수리점에서 일하고 혈액형이 B형이었던 윤 씨도 용의 선상에 올랐다.

경찰은 용의 선상에 오른 사람들의 체모를 확보해 국과수로 보냈고, 국과수는 체모의 형태를 분석해서 용의자 숫자를 줄인 이후 성분을 분석해 현장에서 나온 체모의 성분과 비교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최종 용의자에 윤 씨만 남았고, 마지막 체모 감정에서 현장 체모와 윤 씨 체모가 동일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검찰, 용의자 좁힌 과정 조사

검찰은 이 결론이 조작됐다고 발표했는데, 조작이 있었다면 어느 단계부터 있었는지 확인하고 있다. 현장 체모와 윤 씨 체모를 비교한 마지막 단계에서만 조작이 있었는지, 용의자 숫자를 좁히는 과정에서 처음부터 윤 씨를 범인으로 하는 걸 염두에 두고 또 다른 조작이 있었는지 살펴보고 있다.

과거 감정 결과가 조작됐다는 검찰 발표에 대해 국과수는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국과수 관계자는 "화성 사건에 쓰인 감정기법은 지금은 쓰이지 않고, 감정을 담당했던 직원도 퇴직을 했다"며 해당 부서에서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과수는 자신들이 이춘재의 DNA를 발견해 화성 사건 재수사 착수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는 언론 인터뷰에 적극적으로 응했지만, 8차 사건 관련 국과수 감정에 대한 의혹이 제기된 이후에는 "확인 중이다" 혹은 "수사 중인 내용이라 답할 수 없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8차 사건' 수사관, 검찰서 가혹 행위 인정했나

검찰이 국과수가 감정 결과를 조작했다고 발표한 이후 일부 언론에서는 윤 씨 수사에 참여했던 경찰 수사관들이 최근 검찰 조사에서 윤 씨에 대한 가혹 행위를 일부 인정하는 취지로 진술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윤 씨를 조사하면서 잠을 재우지 않은 걸 인정했다는 내용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 보도의 진위를 묻는 질문에 "확인 불가"라며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당시 수사의 가혹 행위는 윤 씨 측에서 계속 주장하고 있는 내용이다. 실제 윤 씨 측이 확보한 당시 수사기록에는 경찰은 윤 씨를 1989년 7월 25일 밤 연행했는데 연행된 윤 씨는 범행을 계속 부인하다가 이튿날인 7월 26일 오전 5시 40분쯤부터 약 1시간 동안 자백한 걸로 돼 있다.

윤 씨 측은 밤에 붙잡아서 다음 날 새벽에 자백을 받았다는 건 잠을 재우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이때 쪼그려 뛰기 등 가혹 행위도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 '단칼 발표'에 경찰은 불쾌한 기색

이렇게 검찰이 직접 조사 착수를 발표한 지난 11일 이후 8차 사건과 관련해 새로운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난 9월 중순부터 3개월 가까이 먼저 수사를 한 경찰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마치 경찰이 장기간 수사하면서 성과를 내지 못했던 사안을 검찰이 나서자마자 단칼에 결과물을 내놓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대해 경찰은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국과수 조작을 확인했다는 검찰 발표에는 "검찰이 뭘 믿고 단정적으로 얘기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경찰은 국과수 조작 의혹에 조작이라고 단정 짓지 않는 신중한 입장이다.

경찰 수사관들이 가혹 행위 일부를 인정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반응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우리는 수사 내용을 중계방송하듯이 얘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사건을 먼저 수사해온 경찰은 당시 경찰 수사관들이 가혹 행위 일체를 부인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조사에 응하지 않고 연락도 되지 않아서 난감하다고도 했었다.

경찰은 다음 주 중에 8차 사건과 관련해 수사한 내용을 설명하는 자리를 가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최근 경찰이 보인 태도로 봤을 때 검찰이 발표한 내용과 다른 결론을 경찰이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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