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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론스타 외환은행 ‘매각 승인’ 시도…누가 했나?
입력 2020.01.17 (21:01) 수정 2020.01.17 (22:09) 뉴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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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론스타 외환은행 ‘매각 승인’ 시도…누가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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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론스타의 5조 4천억 원대 분쟁 신청, 사흘 째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분쟁 신청의 핵심은 두 건의 매각 지연입니다.

론스타는 2008년 홍콩상하이은행 HSBC와의 협상 결렬, 그리고 2012년 하나은행과의 계약 지연 등으로 1조 8천억 원대의 손해를 입었고, 이게 모두 한국 정부의 책임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우선 2008년 상황부터 짚어보겠습니다.

당시 정부는 매각 승인을 안했는데, 론스타가 관련된 주가조작 소송 등이 마무리되지 않아서 승인하지 않았다는 게 그동안 금융 당국의 공식 입장이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금융 당국의 누군가가 론스타에 외환은행 매각을 승인하려 했고, 이걸 론스타에 통보까지 한 정황이 한국 정부와 론스타 측 서면에 등장합니다.

KBS가 당시 금융위원장이던 전광우 씨를 만나 사실관계를 확인했습니다.

송명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외환은행을 인수한 론스타는 3년이 채 되기도 전에 매각을 추진합니다.

국민은행, 싱가포르 DBS은행과 매각 협상이 잇따라 결렬되자 2007년 접촉한 곳이 홍콩상하이은행, HSBC였습니다.

하지만 주가조작 등 금융범죄 사건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

[김광수/2008년 7월 25일 금융위원회 브리핑/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 국장 : "심사 절차는 개시하되 최종 승인 여부는 법적 불확실성 해소 여부를 보아 가면서 판단할 것입니다."]

재판 결과에 따라 매각이 승인될 수도, 론스타가 대주주 자격을 잃을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전성인/홍익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 "유죄가 돼서 대주주 적격성이 박탈됐을 때 너에게 내려질 행정적 제재가 달라지기 때문이야. 그래서 우린 기다려야 해. 이거였거든요."]

다음 해까지 최종 재판 결과가 나오지 않았고 협상은 결렬됩니다.

그런데 중재재판부에 제출된 한국 측 문서에는 당시 금융 당국이 국민에게 밝힌 상황과 정반대의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이 불발된 것은 2008년 9월 론스타와 HSBC와의 협상이 결렬됐기 때문이라고 나옵니다.

그러지 않았다면 그달 말, 매각을 승인했을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협상이 결렬된 후 HSBC는 금융 당국에 낸 주식취득 신청을 철회하는데 철회 전날, 금융위원회가 론스타와 HSBC에게 매각을 승인할 것이라는 시그널, 즉 암시까지 줬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김득의/금융정의연대 대표 : "국민한테는 우리 승인 안 해 줄 거예요. 법과 원칙에 따라서 할 거예요. 그런데 론스타한테 가서는 우리 승인해 줄게, 암시까지 다 했다는 거잖아요. 진짜 분노스럽죠. 배신감 느끼죠."]

당시 금융위는 론스타로부터 스스로 산업자본이라고 자백하는 자료까지 제출받은 상태였습니다.

[전성인 : "저는 이번에 이거를 정독하면서 그 사실을 처음 알게 됐거든요. 2008년에 여름에 항복을 하고 일본의 골프장 관리 회사, 예식장 관리 회사, 호텔 관리 회사 등 가지고 있고 이거 다 더하면 2조 원 넘어, 이런 자료를 내거든요. 그런데 그 자료를 보고 9월에 우리 승인해줄게, 이게 되느냐 이거예요."]

론스타 역시 서면에서 이런 비공식적인 소통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취재팀은 2008년 금융위원장이던 전광우 씨를 만났습니다.

전광우 전 위원장은 국제금융 분야 전문가입니다.

IMF 직후 부총리 특보, 참여정부 시절 대한민국 국제금융 대사 등을 거쳤지만 오랜 해외 생활로 국내 금융 관료 내 주류와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전 씨는 자신이 금융위원장으로 있던 시기에 론스타에 매각 승인을 암시했다는 것은 처음 듣는 내용이라고 말합니다.

[전광우/2008년 당시 금융위원장 : "우리가 그때 승인을 했었다면 역설적으로 그렇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굉장히 큰 국내적인 문제가 되지 않았겠어요? 왜냐하면 두 가지 소송 중의 하나는 유죄판결이 났는데 나중에?"]

2015년 5월 워싱턴에서 열린 심리에도 증인으로 출석해 같은 얘기를 했다는 겁니다.

[전광우/2008년 당시 금융위원장 : "사법 당국의 판단에 따라서는 당국이 취할 수 있는 조처가 달라지기 때문에 우리 사법 절차를 존중해야 되는 그런 상황이었다는 그 얘기죠."]

전 씨는 금융위가 론스타로부터 산업자본이라는 자료를 제출받은 사실도 전혀 보고받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전광우/2008년 당시 금융위원장 : "똑부러진 그런 판단을 우리 위원회 차원에서 보고되고 판단된 기억은 없어요."]

정부 대응 논리에서 산업자본이었다는 쟁점이 빠진 것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가 잘못한 것을 시인해야 하는데 그렇게 얘기하기가 어렵지 않겠냐"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당시 금융위 담당 과장은 사실 확인을 거부했습니다.

[이해선/당시 금융위 은행과장 : "('HSBC 승인해줄 거다' 라는 게 론스타나 아니면은 그쪽에 연락이 간 게 있습니까?) 대답드릴게 없습니다. 미안합니다."]

금융 당국의 공식적인 입장과 정반대인 이런 승인 암시를 누가 주었는지, 론스타가 산업자본이라는 중요한 사실이 왜 제대로 처리되지 않았는지 대한 규명이 필요한 대목입니다.

KBS 뉴스 송명희입니다.
  • 2008년 론스타 외환은행 ‘매각 승인’ 시도…누가 했나?
    • 입력 2020.01.17 (21:01)
    • 수정 2020.01.17 (22:09)
    뉴스 9
2008년 론스타 외환은행 ‘매각 승인’ 시도…누가 했나?
[앵커]

론스타의 5조 4천억 원대 분쟁 신청, 사흘 째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분쟁 신청의 핵심은 두 건의 매각 지연입니다.

론스타는 2008년 홍콩상하이은행 HSBC와의 협상 결렬, 그리고 2012년 하나은행과의 계약 지연 등으로 1조 8천억 원대의 손해를 입었고, 이게 모두 한국 정부의 책임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우선 2008년 상황부터 짚어보겠습니다.

당시 정부는 매각 승인을 안했는데, 론스타가 관련된 주가조작 소송 등이 마무리되지 않아서 승인하지 않았다는 게 그동안 금융 당국의 공식 입장이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금융 당국의 누군가가 론스타에 외환은행 매각을 승인하려 했고, 이걸 론스타에 통보까지 한 정황이 한국 정부와 론스타 측 서면에 등장합니다.

KBS가 당시 금융위원장이던 전광우 씨를 만나 사실관계를 확인했습니다.

송명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외환은행을 인수한 론스타는 3년이 채 되기도 전에 매각을 추진합니다.

국민은행, 싱가포르 DBS은행과 매각 협상이 잇따라 결렬되자 2007년 접촉한 곳이 홍콩상하이은행, HSBC였습니다.

하지만 주가조작 등 금융범죄 사건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

[김광수/2008년 7월 25일 금융위원회 브리핑/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 국장 : "심사 절차는 개시하되 최종 승인 여부는 법적 불확실성 해소 여부를 보아 가면서 판단할 것입니다."]

재판 결과에 따라 매각이 승인될 수도, 론스타가 대주주 자격을 잃을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전성인/홍익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 "유죄가 돼서 대주주 적격성이 박탈됐을 때 너에게 내려질 행정적 제재가 달라지기 때문이야. 그래서 우린 기다려야 해. 이거였거든요."]

다음 해까지 최종 재판 결과가 나오지 않았고 협상은 결렬됩니다.

그런데 중재재판부에 제출된 한국 측 문서에는 당시 금융 당국이 국민에게 밝힌 상황과 정반대의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이 불발된 것은 2008년 9월 론스타와 HSBC와의 협상이 결렬됐기 때문이라고 나옵니다.

그러지 않았다면 그달 말, 매각을 승인했을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협상이 결렬된 후 HSBC는 금융 당국에 낸 주식취득 신청을 철회하는데 철회 전날, 금융위원회가 론스타와 HSBC에게 매각을 승인할 것이라는 시그널, 즉 암시까지 줬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김득의/금융정의연대 대표 : "국민한테는 우리 승인 안 해 줄 거예요. 법과 원칙에 따라서 할 거예요. 그런데 론스타한테 가서는 우리 승인해 줄게, 암시까지 다 했다는 거잖아요. 진짜 분노스럽죠. 배신감 느끼죠."]

당시 금융위는 론스타로부터 스스로 산업자본이라고 자백하는 자료까지 제출받은 상태였습니다.

[전성인 : "저는 이번에 이거를 정독하면서 그 사실을 처음 알게 됐거든요. 2008년에 여름에 항복을 하고 일본의 골프장 관리 회사, 예식장 관리 회사, 호텔 관리 회사 등 가지고 있고 이거 다 더하면 2조 원 넘어, 이런 자료를 내거든요. 그런데 그 자료를 보고 9월에 우리 승인해줄게, 이게 되느냐 이거예요."]

론스타 역시 서면에서 이런 비공식적인 소통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취재팀은 2008년 금융위원장이던 전광우 씨를 만났습니다.

전광우 전 위원장은 국제금융 분야 전문가입니다.

IMF 직후 부총리 특보, 참여정부 시절 대한민국 국제금융 대사 등을 거쳤지만 오랜 해외 생활로 국내 금융 관료 내 주류와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전 씨는 자신이 금융위원장으로 있던 시기에 론스타에 매각 승인을 암시했다는 것은 처음 듣는 내용이라고 말합니다.

[전광우/2008년 당시 금융위원장 : "우리가 그때 승인을 했었다면 역설적으로 그렇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굉장히 큰 국내적인 문제가 되지 않았겠어요? 왜냐하면 두 가지 소송 중의 하나는 유죄판결이 났는데 나중에?"]

2015년 5월 워싱턴에서 열린 심리에도 증인으로 출석해 같은 얘기를 했다는 겁니다.

[전광우/2008년 당시 금융위원장 : "사법 당국의 판단에 따라서는 당국이 취할 수 있는 조처가 달라지기 때문에 우리 사법 절차를 존중해야 되는 그런 상황이었다는 그 얘기죠."]

전 씨는 금융위가 론스타로부터 산업자본이라는 자료를 제출받은 사실도 전혀 보고받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전광우/2008년 당시 금융위원장 : "똑부러진 그런 판단을 우리 위원회 차원에서 보고되고 판단된 기억은 없어요."]

정부 대응 논리에서 산업자본이었다는 쟁점이 빠진 것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가 잘못한 것을 시인해야 하는데 그렇게 얘기하기가 어렵지 않겠냐"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당시 금융위 담당 과장은 사실 확인을 거부했습니다.

[이해선/당시 금융위 은행과장 : "('HSBC 승인해줄 거다' 라는 게 론스타나 아니면은 그쪽에 연락이 간 게 있습니까?) 대답드릴게 없습니다. 미안합니다."]

금융 당국의 공식적인 입장과 정반대인 이런 승인 암시를 누가 주었는지, 론스타가 산업자본이라는 중요한 사실이 왜 제대로 처리되지 않았는지 대한 규명이 필요한 대목입니다.

KBS 뉴스 송명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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