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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의 창] “수입병 막아라”…북한의 자체상표 띄우기
입력 2020.02.15 (09:01) 취재K
[남북의 창] “수입병 막아라”…북한의 자체상표 띄우기
2011년 북한 TV에서는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가 방송됐습니다. 구체적인 내용보다 우리의 눈길을 끈 것은 드라마에 나오는 선수, 감독, 코치들이 입고 있는 옷이었습니다. 해외 스포츠 상표가 눈에 띄게 쓰여 있었고 어렵지 않게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2015년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에 방송된 평양골프장 홍보 영상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골프장 필드를 거닐고 스윙을 하는 리포터와 선수들이 모두 해외 상표 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북한 여자축구대표팀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배우들이 입은 옷에 해외 스포츠 상표가 그대로 적혀 있다.북한 여자축구대표팀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배우들이 입은 옷에 해외 스포츠 상표가 그대로 적혀 있다.

하지만 북한은 최근 수입 제품을 사용을 막고 자체 상표를 사용하자며 적극 선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조선중앙TV에서 방송된 '생활필수품의 가짓수를 늘이고 그 질을 결정적으로 높이자'는 프로그램에서는 해외 제품을 소비하려고 하는 풍토를 '수입병'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프로그램 출연한 조선중앙방송위원회 기자는 다른 나라 상품들에 눈길을 먼저 돌리는 현상이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고 대놓고 비판했습니다. 그러자 아나운서는 "사람들 속에서 수입병을 없애기 위해 생활필수품의 가짓수를 높이고 그 질을 높여야 한다"고 호응하며 "이것은 사회주의 수호전과 같다"고 강조했습니다.

■ 보통강, 진달래, 아리랑... TV·휴대전화 '상표' 띄우기

보통강 전자제품 공장에서 종업원들이 생산 중인 곡면 TV를 앞에 두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보통강 전자제품 공장에서 종업원들이 생산 중인 곡면 TV를 앞에 두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2018년 TV에 방송된 한 프로그램에서는 한 전자제품 공장을 소개했습니다. 이 공장에서 나오는 제품의 상표는 '보통강'. 출연자들 앞에는 최신 디스플레이 형태인 곡면 TV가 놓여 있었습니다. 출연자들은 디자인뿐 아니라 기술적인 부분도 뒤처지지 않는다면서 직접 강도 테스트에 나섰습니다. TV를 바닥에 눕힌 채 그 위에 무거운 물체를 떨어뜨렸지만, TV는 손상을 입지 않았습니다.

TV 상표 가운데에는 '아리랑'도 꽤 유명합니다. 김정은 위원장 집권 초인 2012년, 일종의 '뉴타운'인 창전거리 입주자들을 김 위원장이 직접 찾았습니다. 아리랑은 당시 김 위원장이 입주자들에게 선물한 TV의 상표였습니다. 아리랑이라는 상표를 단 휴대 전화도 있습니다. 역시 김 위원장은 2013년 이 아리랑 '손전화' 공장을 직접 찾아 자체 상표를 단 제품 생산을 늘리라고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국제상품전람회에 출품된 ‘푸른하늘’ 스마트폰국제상품전람회에 출품된 ‘푸른하늘’ 스마트폰

최신 스마트폰에서는 '푸른 하늘'이 눈에 띕니다. 스마트폰 제작 회사인 푸른하늘연합회사는 신제품 '푸른하늘 S1'을 새롭게 내놨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습니다. CPU, RAM, ROM, 해상도 등 모든 측면에서 성능이 높다고 전문 용어도 사용했습니다. 최근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은 만경대정보기술사라는 회사에서 '진달래 7'을 개발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진달래라는 스마트폰은 지난 2017년 3월 ‘진달래 3’이란 이름으로 처음 공개될 당시 아이폰과 비슷한 모습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진달래 7에는 인공지능과 증강현실 기술이 도입됐으며, 음성에 의한 문자 입력도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은하수부터 금강산까지...대표적 수출상품은 화장품

현재 북한이 가장 대표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수출 상품은 화장품입니다. 가장 이름을 알리고 있는 상표는 '은하수' 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2015년 평양에 있는 이 화장품 공장을 방문해 화장품을 들여다보면서 상표의 세계화를 직접 언급했습니다.

당시 관영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우리 인민들이 다른 나라의 것이 아니라 은하수 상표를 단 우리의 화장품을 먼저 찾게 하고, 나아가서는 은하수 화장품이 세계 시장에서도 소문이 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공장에서 생산 중인 북한 화장품 ‘봄향기’공장에서 생산 중인 북한 화장품 ‘봄향기’

이 때문인지 화장품들은 북한에서 열리는 국제 상품 전람회에도 빠짐없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화학 재료가 아닌 천연 재료를 사용했다며 홍보하기도 한다는데, 그 가운데 개성 고려인삼 추출물 등 수십 가지 한방 약재를 함유하고 있다는 '봄향기'가 고급 제품으로 인기를 끄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탈북자는 "은하수가 일반적인 수준의 제품이라면 봄향기는 유기농으로 만들어 부작용이 없는 화장품이라고 해서 급수가 높고 비싸게 팔렸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북한이 상표의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 품질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등 자세한 내용은 15일 방송된 〈남북의창〉다시보기 (http://news.kbs.co.kr/vod/program.do?bcd=0031#2020.02)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남북의 창] “수입병 막아라”…북한의 자체상표 띄우기
    • 입력 2020.02.15 (09:01)
    취재K
[남북의 창] “수입병 막아라”…북한의 자체상표 띄우기
2011년 북한 TV에서는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가 방송됐습니다. 구체적인 내용보다 우리의 눈길을 끈 것은 드라마에 나오는 선수, 감독, 코치들이 입고 있는 옷이었습니다. 해외 스포츠 상표가 눈에 띄게 쓰여 있었고 어렵지 않게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2015년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에 방송된 평양골프장 홍보 영상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골프장 필드를 거닐고 스윙을 하는 리포터와 선수들이 모두 해외 상표 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북한 여자축구대표팀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배우들이 입은 옷에 해외 스포츠 상표가 그대로 적혀 있다.북한 여자축구대표팀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배우들이 입은 옷에 해외 스포츠 상표가 그대로 적혀 있다.

하지만 북한은 최근 수입 제품을 사용을 막고 자체 상표를 사용하자며 적극 선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조선중앙TV에서 방송된 '생활필수품의 가짓수를 늘이고 그 질을 결정적으로 높이자'는 프로그램에서는 해외 제품을 소비하려고 하는 풍토를 '수입병'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프로그램 출연한 조선중앙방송위원회 기자는 다른 나라 상품들에 눈길을 먼저 돌리는 현상이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고 대놓고 비판했습니다. 그러자 아나운서는 "사람들 속에서 수입병을 없애기 위해 생활필수품의 가짓수를 높이고 그 질을 높여야 한다"고 호응하며 "이것은 사회주의 수호전과 같다"고 강조했습니다.

■ 보통강, 진달래, 아리랑... TV·휴대전화 '상표' 띄우기

보통강 전자제품 공장에서 종업원들이 생산 중인 곡면 TV를 앞에 두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보통강 전자제품 공장에서 종업원들이 생산 중인 곡면 TV를 앞에 두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2018년 TV에 방송된 한 프로그램에서는 한 전자제품 공장을 소개했습니다. 이 공장에서 나오는 제품의 상표는 '보통강'. 출연자들 앞에는 최신 디스플레이 형태인 곡면 TV가 놓여 있었습니다. 출연자들은 디자인뿐 아니라 기술적인 부분도 뒤처지지 않는다면서 직접 강도 테스트에 나섰습니다. TV를 바닥에 눕힌 채 그 위에 무거운 물체를 떨어뜨렸지만, TV는 손상을 입지 않았습니다.

TV 상표 가운데에는 '아리랑'도 꽤 유명합니다. 김정은 위원장 집권 초인 2012년, 일종의 '뉴타운'인 창전거리 입주자들을 김 위원장이 직접 찾았습니다. 아리랑은 당시 김 위원장이 입주자들에게 선물한 TV의 상표였습니다. 아리랑이라는 상표를 단 휴대 전화도 있습니다. 역시 김 위원장은 2013년 이 아리랑 '손전화' 공장을 직접 찾아 자체 상표를 단 제품 생산을 늘리라고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국제상품전람회에 출품된 ‘푸른하늘’ 스마트폰국제상품전람회에 출품된 ‘푸른하늘’ 스마트폰

최신 스마트폰에서는 '푸른 하늘'이 눈에 띕니다. 스마트폰 제작 회사인 푸른하늘연합회사는 신제품 '푸른하늘 S1'을 새롭게 내놨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습니다. CPU, RAM, ROM, 해상도 등 모든 측면에서 성능이 높다고 전문 용어도 사용했습니다. 최근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은 만경대정보기술사라는 회사에서 '진달래 7'을 개발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진달래라는 스마트폰은 지난 2017년 3월 ‘진달래 3’이란 이름으로 처음 공개될 당시 아이폰과 비슷한 모습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진달래 7에는 인공지능과 증강현실 기술이 도입됐으며, 음성에 의한 문자 입력도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은하수부터 금강산까지...대표적 수출상품은 화장품

현재 북한이 가장 대표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수출 상품은 화장품입니다. 가장 이름을 알리고 있는 상표는 '은하수' 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2015년 평양에 있는 이 화장품 공장을 방문해 화장품을 들여다보면서 상표의 세계화를 직접 언급했습니다.

당시 관영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우리 인민들이 다른 나라의 것이 아니라 은하수 상표를 단 우리의 화장품을 먼저 찾게 하고, 나아가서는 은하수 화장품이 세계 시장에서도 소문이 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공장에서 생산 중인 북한 화장품 ‘봄향기’공장에서 생산 중인 북한 화장품 ‘봄향기’

이 때문인지 화장품들은 북한에서 열리는 국제 상품 전람회에도 빠짐없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화학 재료가 아닌 천연 재료를 사용했다며 홍보하기도 한다는데, 그 가운데 개성 고려인삼 추출물 등 수십 가지 한방 약재를 함유하고 있다는 '봄향기'가 고급 제품으로 인기를 끄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탈북자는 "은하수가 일반적인 수준의 제품이라면 봄향기는 유기농으로 만들어 부작용이 없는 화장품이라고 해서 급수가 높고 비싸게 팔렸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북한이 상표의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 품질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등 자세한 내용은 15일 방송된 〈남북의창〉다시보기 (http://news.kbs.co.kr/vod/program.do?bcd=0031#2020.02)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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