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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만 있는 집에 CCTV 켜놓고 출근해요”…‘특고’ 덮친 생계·보육불안
입력 2020.04.06 (11:36) 취재K
“아이들만 있는 집에 CCTV 켜놓고 출근해요”…‘특고’ 덮친 생계·보육불안
저희는 수업을 하지 않으면 수입이 전혀 없습니다

경상도 사투리 사이사이로 눈물이 흥건했습니다. 마이크를 잡은 방과후강사노동조합의 김경희 위원장은 시종일관 울음을 눌러 삼켰습니다. 정규 수업 이후의 시간을 담당하는 전국 13만 방과후 강사들. 방과후 수업은 2월 들어 전국에서 중단됐습니다. 수입도 함께 끊겼습니다.

“누가 저희 생계를 책임져줍니까?” 기자회견 중인 방과후강사노조 김경희 위원장(지난달 31일)“누가 저희 생계를 책임져줍니까?” 기자회견 중인 방과후강사노조 김경희 위원장(지난달 31일)

여러 차례 연기 끝에 '온라인 개학'이라는 유례 없는 사태가 닥쳐왔습니다. 방과후수업도 온라인으로 할 수 있을까요? 어찌어찌 방과후 수업을 재개해도 예전만큼 참가할까요? 게다가 급여는 수업 한 달을 하고 난 뒤에야 지급됩니다. 너무나 긴 보릿고개입니다.

저희는 대한민국의 그 어떤 대출도 받을 수 없습니다

"제발 한 달 생활비라도 해결할 수 있도록 소액대출이라도 좀 하게 해달라는 그런 (노조원들의) 전화를 가장 많이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는 소상공인 대출도 할 수 없고요. 대한민국의 그 어떤 대출도 받을 수 없습니다. 개인 사업자임에도 불구하고 사업자 등록증이 없습니다."

교육 서비스직이지만 교육청, 교육감, 교육부 모두 한마디 말도 없습니다. 유은혜 교육부장관의 아파트 앞에서 피켓팅을 하기도 했습니다.

나라 전체가 어려운 상황에서 무조건 100% 생계 대책을 보장하라는 건 아니라고 김 위원장은 밝혔습니다. 다만 더는 외면하지는 말아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사람들, 내일은?

기자회견에는 택배노조, 마트노조 온라인배송지회, 전국대리운전노조 등이 함께했습니다. 방과후 강사와 마찬가지로 이들도 모두 특수고용노동자입니다. 골프장 캐디, 학습지 강사, 보험설계사 등 우리사회에는 이미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직군에 특수고용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일반 근로자처럼 일해도 법적으로는 자영업자, 즉 '1인 사장님'입니다. 당연히 고용보험의 적용대상이 아닙니다. 노동기본권 보장도 받지 못합니다.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들입니다.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사태는 법의 사각지대에 있던 이들에게 더 큰 희생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생계난뿐만 아니라 자녀 돌봄 영역에서도 그렇습니다.

빈집에 아이들만..."CCTV 켜놓고 출근해요"

골프장 캐디 A 씨에겐 7살 자녀가 있습니다. 유치원 보내기가 여의치 않아지면서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그동안 할머니 도움을 받았지만 이제는 그것도 한계입니다.

특수고용노동자, 보육은 사치?특수고용노동자, 보육은 사치?

노동자가 휴가를 내고 아이를 돌볼 수 있는 '가족돌봄 휴가제도'는 어떨까요. 원래 무급이지만 정부는 코로나19라는 특수성을 고려해 1인당 5일 이내로 하루 5만 원씩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신청자가 3만 7천 명을 넘었습니다.

그런데 특수고용노동자는 이 제도의 지원대상이 아닙니다. 법적으로는 노동자가 아니니까요. 결국 A 씨는 병가를 써서 아이를 돌보기로 했습니다. A 씨의 동료는 집에 CCTV를 설치하고 아이들만 남겨둔 채 출근하는 형편이라고 합니다. 생계불안에 보육불안이 겹쳤습니다.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사람들, 내일은?

정부는 4월부터 특수고용노동자, 프리랜서, 무급휴직자 등에게 월 50만 원의 지원금을 최대 2개월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특수고용노동자나 프리랜서임을 입증할 수 있는 용역계약서, 소득금액증명원 등의 자료와 소득 감소 사실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자치단체에 제출해야 합니다. 자세한 지원방법과 시기는 각 지자체에서 공지할 예정입니다.


예산 1073억 원이 투입되는 데 지원 규모는 전국 14만여 명입니다. 다만 대구와 경북에 가장 많은 예산이 배정됐고, 나머지 지자체에는 각각 다른 금액이 돌아갔습니다. 지자체별로 사업규모가 다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전국서비스산업노조는 정부 대책을 우선 환영한다면서도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지역별, 업종별로 대책에 포함되는 노동자도 있고 그렇지 않은 노동자도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전체 특수고용노동자에 대한 통일적인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220만 특수고용노동자의 봄은 언제나 찾아올까요.
  • “아이들만 있는 집에 CCTV 켜놓고 출근해요”…‘특고’ 덮친 생계·보육불안
    • 입력 2020.04.06 (11:36)
    취재K
“아이들만 있는 집에 CCTV 켜놓고 출근해요”…‘특고’ 덮친 생계·보육불안
저희는 수업을 하지 않으면 수입이 전혀 없습니다

경상도 사투리 사이사이로 눈물이 흥건했습니다. 마이크를 잡은 방과후강사노동조합의 김경희 위원장은 시종일관 울음을 눌러 삼켰습니다. 정규 수업 이후의 시간을 담당하는 전국 13만 방과후 강사들. 방과후 수업은 2월 들어 전국에서 중단됐습니다. 수입도 함께 끊겼습니다.

“누가 저희 생계를 책임져줍니까?” 기자회견 중인 방과후강사노조 김경희 위원장(지난달 31일)“누가 저희 생계를 책임져줍니까?” 기자회견 중인 방과후강사노조 김경희 위원장(지난달 31일)

여러 차례 연기 끝에 '온라인 개학'이라는 유례 없는 사태가 닥쳐왔습니다. 방과후수업도 온라인으로 할 수 있을까요? 어찌어찌 방과후 수업을 재개해도 예전만큼 참가할까요? 게다가 급여는 수업 한 달을 하고 난 뒤에야 지급됩니다. 너무나 긴 보릿고개입니다.

저희는 대한민국의 그 어떤 대출도 받을 수 없습니다

"제발 한 달 생활비라도 해결할 수 있도록 소액대출이라도 좀 하게 해달라는 그런 (노조원들의) 전화를 가장 많이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는 소상공인 대출도 할 수 없고요. 대한민국의 그 어떤 대출도 받을 수 없습니다. 개인 사업자임에도 불구하고 사업자 등록증이 없습니다."

교육 서비스직이지만 교육청, 교육감, 교육부 모두 한마디 말도 없습니다. 유은혜 교육부장관의 아파트 앞에서 피켓팅을 하기도 했습니다.

나라 전체가 어려운 상황에서 무조건 100% 생계 대책을 보장하라는 건 아니라고 김 위원장은 밝혔습니다. 다만 더는 외면하지는 말아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사람들, 내일은?

기자회견에는 택배노조, 마트노조 온라인배송지회, 전국대리운전노조 등이 함께했습니다. 방과후 강사와 마찬가지로 이들도 모두 특수고용노동자입니다. 골프장 캐디, 학습지 강사, 보험설계사 등 우리사회에는 이미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직군에 특수고용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일반 근로자처럼 일해도 법적으로는 자영업자, 즉 '1인 사장님'입니다. 당연히 고용보험의 적용대상이 아닙니다. 노동기본권 보장도 받지 못합니다.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들입니다.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사태는 법의 사각지대에 있던 이들에게 더 큰 희생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생계난뿐만 아니라 자녀 돌봄 영역에서도 그렇습니다.

빈집에 아이들만..."CCTV 켜놓고 출근해요"

골프장 캐디 A 씨에겐 7살 자녀가 있습니다. 유치원 보내기가 여의치 않아지면서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그동안 할머니 도움을 받았지만 이제는 그것도 한계입니다.

특수고용노동자, 보육은 사치?특수고용노동자, 보육은 사치?

노동자가 휴가를 내고 아이를 돌볼 수 있는 '가족돌봄 휴가제도'는 어떨까요. 원래 무급이지만 정부는 코로나19라는 특수성을 고려해 1인당 5일 이내로 하루 5만 원씩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신청자가 3만 7천 명을 넘었습니다.

그런데 특수고용노동자는 이 제도의 지원대상이 아닙니다. 법적으로는 노동자가 아니니까요. 결국 A 씨는 병가를 써서 아이를 돌보기로 했습니다. A 씨의 동료는 집에 CCTV를 설치하고 아이들만 남겨둔 채 출근하는 형편이라고 합니다. 생계불안에 보육불안이 겹쳤습니다.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사람들, 내일은?

정부는 4월부터 특수고용노동자, 프리랜서, 무급휴직자 등에게 월 50만 원의 지원금을 최대 2개월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특수고용노동자나 프리랜서임을 입증할 수 있는 용역계약서, 소득금액증명원 등의 자료와 소득 감소 사실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자치단체에 제출해야 합니다. 자세한 지원방법과 시기는 각 지자체에서 공지할 예정입니다.


예산 1073억 원이 투입되는 데 지원 규모는 전국 14만여 명입니다. 다만 대구와 경북에 가장 많은 예산이 배정됐고, 나머지 지자체에는 각각 다른 금액이 돌아갔습니다. 지자체별로 사업규모가 다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전국서비스산업노조는 정부 대책을 우선 환영한다면서도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지역별, 업종별로 대책에 포함되는 노동자도 있고 그렇지 않은 노동자도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전체 특수고용노동자에 대한 통일적인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220만 특수고용노동자의 봄은 언제나 찾아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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