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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K] 2016년 기점으로 집배원 ‘돌연사 2배·자살 8배 증가’
입력 2020.04.30 (21:33) 수정 2020.04.30 (22:24) 뉴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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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K] 2016년 기점으로 집배원 ‘돌연사 2배·자살 8배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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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에서 우편 업무가 시작된 지 130년이 됐습니다.

지난해 7월 130년 우정 역사 처음으로 만 8천명 집배원들이 총파업을 선언했습니다.

살인적인 노동으로 동료들이 연이어 죽어 나가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고, 우정본부가 인력충원을 약속하면서 사태는 석달 만에 일단락됐습니다.

KBS 탐사보도부는 지난 2010년 이후 발생한 집배원 사망 사례를 전수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특정 시점을 기점으로 집배원 돌연사가 급증하고, 사망 원인도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우정본부 측이 사망의 원인을 은폐하려 한다는 의혹입니다.

약속된 인력충원도 제대로 이뤄질지 의심스러운 상황인데요.

9시 뉴스는 오늘(30일)과 내일(1일) 이틀 동안 집배원 과로사 문제를 심층 보도합니다.

오늘(30일)은 먼저 계속되는 집배원 과로사의 실태를 강병수, 임재성 기자가 차례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제 뒤로 보이는 화려한 건물, 우정본부 130년 역사의 상징, 서울 중앙우체국입니다.

지난 2010년 이후 사망한 집배원은 모두 185명으로 조사됐습니다.

우정본부는 이들 사망 대부분은 근로 조건 등과 관련이 없는 개별적 사망이라는 입장입니다.

[이기선/우정본부 홍보협력담당관 : "전체적인 우리 관리라든지 프로세스에서 안정성을 가지고 있고, 다만 이제 하나하나 개별 사례는 특이한 사례가 있을 수 있죠. 그런 부분들이 언론에 많이 부각된 것 아닌가…."]

KBS 탐사보도부는 지난 8개월 동안 185명의 사망 원인을 조사해 업무 연관성 여부를 분석했습니다.

먼저, 유족과 동료 등을 상대로 사망 원인과 사망 직전 특이 사항에 대한 심층면접을 진행했습니다.

여기에 사망 전 노동 시간과 노동 강도 등 공식, 비공식 근무 기록도 일일이 추가 확인했습니다.

이 과정을 거쳐 업무 관련 사망으로 추정된 집배원은 모두 79명.

먼저 사망 원인부터 분석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사고사가 37명, 심혈관계 돌연사가 33명,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우가 9명이었습니다.

사망 시점을 보겠습니다.

매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던 업무 관련 사망 집배원의 수는 2016년을 기점으로 갑자기 증가했습니다.

증가폭이 뚜렷합니다.

사망 원인과 사망 시점을 동시에 놓고 보면, 2016년을 기점으로 사고사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반면에, 돌연사는 2배, 자살은 8배나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망자의 연령대도 주목해봐야합니다.

79명 중 54명이 20대에서 40대 사이의 젊은 집배원이었습니다.

이 중 28명이 돌연사나 과로자살로 숨졌습니다.

사망 후 공상이나 산재 인정여부도 확인했습니다.

사고사의 경우 공상이나 산재 인정을 받지 못한 경우가 37건 중 3건에 불과했지만, 돌연사는 33명 중 17명이, 자살은 9명 중 7명이 업무 관련성을 인정받지 못하거나, 공상 신청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KBS 뉴스 강병수입니다.

[리포트]

아들이 떠난 지 꼭 일 년이 됐습니다.

어머니는 아직 아들의 방을 정리하지 못했습니다.

["뭐 그대로 있어. 컴퓨터 다 있고 그냥…."]

지난해 5월, 비정규직 집배원 이은장 씨가 잠을 자다 숨졌습니다.

서른네 살, 정규직 신청 바로 전날이었습니다.

[이재홍/故이은장 씨 형 : "이번에 정식 직원 무조건 되니까 꼭 돼야 한다고, 됐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얘기를 많이 했었거든요."]

부검 결과 사망원인은 청장년 급사증후군, 하루 배달 물량은 천2백여 건, 이동 거리도 하루 평균 100km에 달했습니다.

[동료 집배원/음성변조 : "하루 이동 거리는 90km 나오고요. 오토바이를 많이 타가지고 요즘 허리가…."]

다음날 배달 물량을 집으로 가져와 분류하는 일이 다반사였습니다.

[구향모/故 이은장 씨 어머니 : "저녁에 못다 한 거 시간을 맞춰 퇴근해야 하니까 집에 가져와서 하더라고…."]

상사의 이삿짐을 나르고, 반려견 뒤처리까지 했습니다.

[이재홍/故 이은장 씨 형 : "직원들한테 방송국에 인터뷰는 하지 마라, 입단속 시키고. 이상해서 가봤더니 저희가 자료 요청했던 CCTV 자료는 백업은 하나도 안 돼 있고…."]

하지만 초과 근무를 신청하는 것도 우체국은 막았습니다.

석 달 뒤인 8월에는 경기 가평우체국 계약직 집배원 44살 성 모 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실제 119신고 전화 : "(119입니다) 피가 보여요…. (어디에서 피가 보여요?) 입에서 피를…."]

성씨의 사망원인 역시 급성 심장사였습니다.

[가평우체국장/음성변조 : "주 52시간만 딱 했어요. 아마 대한민국에서 집배원 중에서 그렇게 일한 사람 아마 성○○ 밖에 없을 거예요."]

하지만 성씨의 배달 거리는 월평균 1,500km가 넘었습니다.

신용카드 이용 내역을 확인했더니, 10일 중 6일은 점심을 거른 것으로 추정됩니다.

[동료 집배원/음성변조 : "(아침에 엄청 빨리 나갔어요) 새벽 배달이라고 미리 2시간, 1시간 먼저 치는(배달) 거예요."]

비정규직의 경우 법상 주말 근무를 할 수 없었지만, KBS가 확보한 CCTV에는 거의 매주 나와 일을 했습니다.

올해 1월과 2월에도 심장마비 등 과로사로 추정되는 사망은 2명, 이 중 한 명이 35살 젊은 집배원이었습니다.

[김형렬/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 "평소의 노동보다 과중이 된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이제 평소의 그 상황에 더해져서 촉발하는 요인으로서 그런 이제 심장질환이 발생할 수 있는 높아질 수 있는 그런 가능성이 있고요."]

이들 사망과 과로는 관련이 없다는 우정본부의 해명은 설득력이 없었습니다.

KBS 뉴스 임재성입니다.
  • [탐사K] 2016년 기점으로 집배원 ‘돌연사 2배·자살 8배 증가’
    • 입력 2020.04.30 (21:33)
    • 수정 2020.04.30 (22:24)
    뉴스 9
[탐사K] 2016년 기점으로 집배원 ‘돌연사 2배·자살 8배 증가’
[앵커]

우리나라에서 우편 업무가 시작된 지 130년이 됐습니다.

지난해 7월 130년 우정 역사 처음으로 만 8천명 집배원들이 총파업을 선언했습니다.

살인적인 노동으로 동료들이 연이어 죽어 나가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고, 우정본부가 인력충원을 약속하면서 사태는 석달 만에 일단락됐습니다.

KBS 탐사보도부는 지난 2010년 이후 발생한 집배원 사망 사례를 전수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특정 시점을 기점으로 집배원 돌연사가 급증하고, 사망 원인도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우정본부 측이 사망의 원인을 은폐하려 한다는 의혹입니다.

약속된 인력충원도 제대로 이뤄질지 의심스러운 상황인데요.

9시 뉴스는 오늘(30일)과 내일(1일) 이틀 동안 집배원 과로사 문제를 심층 보도합니다.

오늘(30일)은 먼저 계속되는 집배원 과로사의 실태를 강병수, 임재성 기자가 차례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제 뒤로 보이는 화려한 건물, 우정본부 130년 역사의 상징, 서울 중앙우체국입니다.

지난 2010년 이후 사망한 집배원은 모두 185명으로 조사됐습니다.

우정본부는 이들 사망 대부분은 근로 조건 등과 관련이 없는 개별적 사망이라는 입장입니다.

[이기선/우정본부 홍보협력담당관 : "전체적인 우리 관리라든지 프로세스에서 안정성을 가지고 있고, 다만 이제 하나하나 개별 사례는 특이한 사례가 있을 수 있죠. 그런 부분들이 언론에 많이 부각된 것 아닌가…."]

KBS 탐사보도부는 지난 8개월 동안 185명의 사망 원인을 조사해 업무 연관성 여부를 분석했습니다.

먼저, 유족과 동료 등을 상대로 사망 원인과 사망 직전 특이 사항에 대한 심층면접을 진행했습니다.

여기에 사망 전 노동 시간과 노동 강도 등 공식, 비공식 근무 기록도 일일이 추가 확인했습니다.

이 과정을 거쳐 업무 관련 사망으로 추정된 집배원은 모두 79명.

먼저 사망 원인부터 분석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사고사가 37명, 심혈관계 돌연사가 33명,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우가 9명이었습니다.

사망 시점을 보겠습니다.

매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던 업무 관련 사망 집배원의 수는 2016년을 기점으로 갑자기 증가했습니다.

증가폭이 뚜렷합니다.

사망 원인과 사망 시점을 동시에 놓고 보면, 2016년을 기점으로 사고사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반면에, 돌연사는 2배, 자살은 8배나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망자의 연령대도 주목해봐야합니다.

79명 중 54명이 20대에서 40대 사이의 젊은 집배원이었습니다.

이 중 28명이 돌연사나 과로자살로 숨졌습니다.

사망 후 공상이나 산재 인정여부도 확인했습니다.

사고사의 경우 공상이나 산재 인정을 받지 못한 경우가 37건 중 3건에 불과했지만, 돌연사는 33명 중 17명이, 자살은 9명 중 7명이 업무 관련성을 인정받지 못하거나, 공상 신청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KBS 뉴스 강병수입니다.

[리포트]

아들이 떠난 지 꼭 일 년이 됐습니다.

어머니는 아직 아들의 방을 정리하지 못했습니다.

["뭐 그대로 있어. 컴퓨터 다 있고 그냥…."]

지난해 5월, 비정규직 집배원 이은장 씨가 잠을 자다 숨졌습니다.

서른네 살, 정규직 신청 바로 전날이었습니다.

[이재홍/故이은장 씨 형 : "이번에 정식 직원 무조건 되니까 꼭 돼야 한다고, 됐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얘기를 많이 했었거든요."]

부검 결과 사망원인은 청장년 급사증후군, 하루 배달 물량은 천2백여 건, 이동 거리도 하루 평균 100km에 달했습니다.

[동료 집배원/음성변조 : "하루 이동 거리는 90km 나오고요. 오토바이를 많이 타가지고 요즘 허리가…."]

다음날 배달 물량을 집으로 가져와 분류하는 일이 다반사였습니다.

[구향모/故 이은장 씨 어머니 : "저녁에 못다 한 거 시간을 맞춰 퇴근해야 하니까 집에 가져와서 하더라고…."]

상사의 이삿짐을 나르고, 반려견 뒤처리까지 했습니다.

[이재홍/故 이은장 씨 형 : "직원들한테 방송국에 인터뷰는 하지 마라, 입단속 시키고. 이상해서 가봤더니 저희가 자료 요청했던 CCTV 자료는 백업은 하나도 안 돼 있고…."]

하지만 초과 근무를 신청하는 것도 우체국은 막았습니다.

석 달 뒤인 8월에는 경기 가평우체국 계약직 집배원 44살 성 모 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실제 119신고 전화 : "(119입니다) 피가 보여요…. (어디에서 피가 보여요?) 입에서 피를…."]

성씨의 사망원인 역시 급성 심장사였습니다.

[가평우체국장/음성변조 : "주 52시간만 딱 했어요. 아마 대한민국에서 집배원 중에서 그렇게 일한 사람 아마 성○○ 밖에 없을 거예요."]

하지만 성씨의 배달 거리는 월평균 1,500km가 넘었습니다.

신용카드 이용 내역을 확인했더니, 10일 중 6일은 점심을 거른 것으로 추정됩니다.

[동료 집배원/음성변조 : "(아침에 엄청 빨리 나갔어요) 새벽 배달이라고 미리 2시간, 1시간 먼저 치는(배달) 거예요."]

비정규직의 경우 법상 주말 근무를 할 수 없었지만, KBS가 확보한 CCTV에는 거의 매주 나와 일을 했습니다.

올해 1월과 2월에도 심장마비 등 과로사로 추정되는 사망은 2명, 이 중 한 명이 35살 젊은 집배원이었습니다.

[김형렬/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 "평소의 노동보다 과중이 된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이제 평소의 그 상황에 더해져서 촉발하는 요인으로서 그런 이제 심장질환이 발생할 수 있는 높아질 수 있는 그런 가능성이 있고요."]

이들 사망과 과로는 관련이 없다는 우정본부의 해명은 설득력이 없었습니다.

KBS 뉴스 임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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