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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거래’ 두 ‘분쟁’…론스타의 노림수에 당했다
입력 2020.06.25 (10:17) 수정 2020.06.25 (14:33) 탐사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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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거래’ 두 ‘분쟁’…론스타의 노림수에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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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가 제기한 ISD 투자 중재의 핵심 사안은 론스타가 외환은행 지분을 팔면서 제 값을 못 받았다는 것입니다.

거칠게 이야기하면, 금융당국이 론스타와 하나금융의 사적인 거래에 끼어들어 거래 승인을 무기로 가격 인하를 압박했고, 그래서 손해본 금액 만큼 한국 정부가 물어내라는 겁니다.

그런데, 론스타는 한국 정부와 분쟁이 진행되는 와중에 갑자기 하나금융을 상대로 ICC(국제상공회의소)에 분쟁을 제기합니다.

한 사안을 놓고 손해를 끼친 당사자를 달리 지목해 두 개의 분쟁을 건 론스타의 노림수.

좀 복잡해 보이지만, 쉽게 정리해보겠습니다.


궁지 몰린 론스타 … 예고된 ISD

론스타의 ISD 제기는 외환은행 주식 매각 추진 과정에서 여러 차례 예고됐습니다.

론스타는 금융위에 3차례(2008.7.9, 2009.2.11, 2012.1.17) 서한을 보내 승인 지연이 부당하다며 ISD 제기를 암시했습니다. ISD 제기를 최종 결심한 건 매매 가격이 깎인 하나금융과의 최종 계약 직전으로 보입니다.

시간순으로 한 번 보겠습니다.

2003년 10월 31일, 외환은행 지분 51.02%를 사들인 론스타는 3년이 채 지나지 않은 2006년부터 매각을 추진합니다.

국민은행, 싱가포르 DBS, 홍콩상하이은행(HSBC) 등과 협상을 하고, 계약이 이뤄지기도 했지만, 실제 거래까지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론스타가 외환은행 지분을 넘긴 건 2012년 하나금융이었는데, 이 매매 계약이 두 차례 수정됩니다.

2010년 11월 25일, 론스타는 하나금융지주와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합니다. 외환은행 전체 주식의 51.02%인 3억 2천9백만 주를 주당 14,250원, 미화 43억 4천만 달러에 팔기로 했습니다.

이 계약에 따라 하나금융은 같은 해 12월 13일 금융위에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 승인을 신청했지만, 최종적으로 승인이 난 건 14개월이 지난 2012년 1월 27일입니다.

금융위의 승인이 늦어진 데는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 재판이 관련돼 있습니다.

2011년 3월 10일, 대법원은 2심 무죄 판결을 깨고 이 사건을 유죄 취지로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냅니다.

금융위는 이날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자격을 검토해야 한다”며 “그동안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 검토는 보류하겠다”고 밝힙니다. 거래를 빨리 성사시켜 투자 이익을 회수해 한국을 떠나려 했던 론스타 입장에선 악재가 터진 겁니다.

금융위의 승인이 늦어지는 사이 론스타와 하나금융은 매매 계약을 수정(2011년 7월 8일)합니다.

론스타가 받은 배당금 4억 달러를 빼고, 거래가 늦어지면서 발생한 비용을 더해 매매 계약은 주당 13,390원, 당초 계약에서 2억 5천만 달러가 줄어든 41억 달러가 됐습니다.

서울고법은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된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 론스타에 벌금 250억 원, 당시 유회원 론스타 코리아 대표에게 징역 3년을 선고(2011.10.6)합니다. 론스타가 재상고를 포기하면서 유죄가 확정(2011.10.12)됩니다.

금융당국은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의 유죄가 확정되자, 론스타에 주식매각 명령(2011.11.18)을 내립니다.

이후 계약 금액은 주당 11,900원, 35억 천만 달러로 한 차례 더 수정(2011.12.3)됩니다.

금융당국은 이 거래를 승인(2012.1.27)하고, 론스타의 외환은행 주식은 하나금융으로 넘어갑니다(2012.2.9). 43억 4천만 달러였던 당초 매매 계약은 두 차례 수정을 거치면서 실제 거래는 35억 천만 달러에 이루어졌습니다.

배당금 4억 달러를 고려하면 론스타가 한국 정부에 협상 마지노선으로 제시하고 있는 4억 3천만 달러가 바로 여기에서 나온 겁니다.

톰슨은 KBS와 인터뷰에서 “하나금융과 거래를 마무리 지으면서 변호사들과 법적 청구가 가능하다고 결론 내렸다”고 말했습니다.

론스타는 하나금융과 거래를 마무리한 그해 12월 10일 ICSID(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에 ISD를 제기했습니다.

한 건의 ‘거래’ 두 건의 ‘분쟁’... 예상 밖 ICC 상사 중재

론스타의 분쟁 신청을 받은 ICISD는 중재판정부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중재 절차를 시작합니다. 청구인인 론스타가 세 차례, 피청구인인 한국 정부가 두 차례 각각 서면을 주고받습니다.

이어 2015년 워싱턴에서 두 차례, 2016년 헤이그에서 두 차례 심리가 열립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집니다.

2016년 8월 21일, 론스타가 갑자기 국제상공회의소, ICC에 상사 중재를 신청한 겁니다. 피청구인은 하나금융그룹. 하나금융에 외환은행 주식을 매각했는데, 거래 과정에서 5억 8천만 달러의 손해를 봤고, 이 손해가 하나금융때문이라는 주장입니다.

하나의 사안을 놓고 론스타가 피청구인이 다른 두 건의 국제 중재를 신청한 겁니다.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은 KBS와 인터뷰에서 “전혀 몰랐어요. 그건 예상을 못 했어요. ‘이 친구들 뭘 그걸 또 하지?’ 그렇게 생각했어요.”라며 론스타의 ICC 분쟁 신청에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이 분쟁 제기로 ICSID에의 한국 정부와 분쟁은 사실상 중단됩니다.

하나금융의 워싱턴 증언 “‘금융당국 압박’은 협상 전략 ”

론스타는 왜 이런 일을 벌인 걸까?

미국 LA에서 만난 톰슨은 ICISD에 출석한 하나금융 관계자들의 증언을 문제 삼았습니다.

톰슨은 “하나금융 임원들을 증인으로 불렀는데, 그들은 ‘정부는 우리에게 가격을 인하하라고 하지 않았다. 론스타가 약해져 있을 때 가격 인하를 요구했다’고 증언했다”고 말했습니다.

다시 말해, 하나금융 임원들이 증인으로 나와서 가격을 깎은 것이 금융당국이 아니라, 하나금융이 론스타가 궁지에 몰린 상황을 이용해 깎았다고 증언했다는 겁니다.

취재진이 확인한 당시 상황을 설명해 보겠습니다.

2015년 5월 15일부터 22일까지 워싱턴 ICSID에서 외환은행 매각 지연과 관련한 심리가 이뤄집니다.

8일간 진행된 1차 심리에 출석한 한국 측 증인은 10명. 전·현직 금융당국 관계자 7명, 그리고 하나금융 전·현직 임원들 3명입니다.

ISD 한국 측 증인(ICSID 1차 심리, 2015.5.15~22, 미국 워싱턴)


이들을 접촉했습니다. 증인들은 론스타와 하나금융의 협상에 한국 정부가 개입하지 않았다며 론스타의 주장을 반박하는 증언을 했다고 기억했습니다.

전광우 전 위원장은 취재팀과 만나 “우리 쪽에서는 우리가 고의적으로 승인 절차를 미루고 그렇게 할 이유도 없고 그렇지도 않았다. 우리나라 사법부의 절차가 진행 중인데 결과가 어떻게 나올 거라고 예단을 하고 우리가 미리 액션을 취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게 우리의 방어 논리였다”고 말했습니다.

ISD 한국 측 증인(ICSID 1차 심리, 2015.5.15~22, 미국 워싱턴)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은 2011년 론스타와의 협상 당시 상황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론스타쪽에서) 확인을 해요. 정부에서 그럼 받았다는 얘기지? 아.. 노!! 그건 아니야. 분명히 얘기해요. 그건 아니다. 우리 심증이 그렇다. 이렇게 얘기를 해요”

정부는 가격 협상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점을 일관되게 증언했다는 겁니다.

중요한 증언 하나가 더 있었습니다. 협상 과정에서 하나금융은 론스타에게 금융위의 승인을 받으려면 매각 가격을 더 낮춰야 한다고 했는데, 그게 ‘협상전술’이라고 말한 김승유 전 회장의 증언입니다.

김 전 회장은 취재진에게 이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금융위원장이 그냥 본래의 값으로 (승인) 해주기는 쉽지 않을 거다, 하는 이야기를 제가 한 거에요. 근데 그거는 할 수 있는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2015년(ISD)에 제가 블러핑(Bluffing)이라는 말을 썼기 때문에 …”

쉽게 말해 협상을 하면서 가격을 깎기 위해 금융위의 승인 권한을 들먹이며 핑계를 댔는데, 그게 ‘거짓말이었다’고 ISD 심리에서 증언한 겁니다.

‘피날레’ 노린 론스타의 패소

론스타는 하나금융을 비난하면서 하나금융을 대상으로 ICC에 분쟁을 제기합니다.

톰슨은 "(김승유) 말을 믿지는 않지만, 사실이라면 론스타와의 계약을 위반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론스타와 맺은 매매계약과 한국의 민법 등을 위반했다는 주장입니다.

이 ICC 분쟁 제기에는 론스타의 ‘노림수’ 즉, 치밀한 전략이 깔려 있습니다.


하나금융과 한국 정부 모두를 국제 분쟁에 가둬 놓고, 자신의 승률을 높이는 포석을 깐 것입니다.

론스타는 2019년 5월 이 분쟁에서 패소합니다. 결과는 하나은행 전부승소였습니다.

결과가 알려진 날 한국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결정문을 보지 못했지만, 현실적으로 돌아가는 모양새가 ISD에 영향을 미칠 사안으로 보인다”며 “론스타의 의도는 ICC가 ISD에 영향을 미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론스타의 ICC 분쟁 제기가 의도적인 것임을 알고 있고, 그래서 론스타의 ‘패소’를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는 우려였습니다.

론스타는 앞서 KBS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ISD 전망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불법적이고 정치적인 이유로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주식 인수 승인을 미뤘고, 론스타는 금전적인 손해를 봤다”며 승소를 자신했습니다.

이 자신감의 근거, 직접 인터뷰에서 톰슨은 ‘ICC 분쟁 패소’를 제시했습니다.


의도적인 노림수라는 것을 부인하지 않았습니다.


ICC 분쟁은 론스타가 쥔 꽃놀이패였습니다

론스타의 ICC 분쟁 패소가 ISD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하나금융은 어떻게 승소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답은 ICC 결정문에 담겨 있습니다.

KBS는 론스타와 하나금융의 ICC 분쟁 결정문 전문을 단독 입수했습니다.

다음 보도에서 상세히 짚어드리겠습니다.
  • 한 ‘거래’ 두 ‘분쟁’…론스타의 노림수에 당했다
    • 입력 2020.06.25 (10:17)
    • 수정 2020.06.25 (14:33)
    탐사K
한 ‘거래’ 두 ‘분쟁’…론스타의 노림수에 당했다
론스타가 제기한 ISD 투자 중재의 핵심 사안은 론스타가 외환은행 지분을 팔면서 제 값을 못 받았다는 것입니다.

거칠게 이야기하면, 금융당국이 론스타와 하나금융의 사적인 거래에 끼어들어 거래 승인을 무기로 가격 인하를 압박했고, 그래서 손해본 금액 만큼 한국 정부가 물어내라는 겁니다.

그런데, 론스타는 한국 정부와 분쟁이 진행되는 와중에 갑자기 하나금융을 상대로 ICC(국제상공회의소)에 분쟁을 제기합니다.

한 사안을 놓고 손해를 끼친 당사자를 달리 지목해 두 개의 분쟁을 건 론스타의 노림수.

좀 복잡해 보이지만, 쉽게 정리해보겠습니다.


궁지 몰린 론스타 … 예고된 ISD

론스타의 ISD 제기는 외환은행 주식 매각 추진 과정에서 여러 차례 예고됐습니다.

론스타는 금융위에 3차례(2008.7.9, 2009.2.11, 2012.1.17) 서한을 보내 승인 지연이 부당하다며 ISD 제기를 암시했습니다. ISD 제기를 최종 결심한 건 매매 가격이 깎인 하나금융과의 최종 계약 직전으로 보입니다.

시간순으로 한 번 보겠습니다.

2003년 10월 31일, 외환은행 지분 51.02%를 사들인 론스타는 3년이 채 지나지 않은 2006년부터 매각을 추진합니다.

국민은행, 싱가포르 DBS, 홍콩상하이은행(HSBC) 등과 협상을 하고, 계약이 이뤄지기도 했지만, 실제 거래까지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론스타가 외환은행 지분을 넘긴 건 2012년 하나금융이었는데, 이 매매 계약이 두 차례 수정됩니다.

2010년 11월 25일, 론스타는 하나금융지주와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합니다. 외환은행 전체 주식의 51.02%인 3억 2천9백만 주를 주당 14,250원, 미화 43억 4천만 달러에 팔기로 했습니다.

이 계약에 따라 하나금융은 같은 해 12월 13일 금융위에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 승인을 신청했지만, 최종적으로 승인이 난 건 14개월이 지난 2012년 1월 27일입니다.

금융위의 승인이 늦어진 데는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 재판이 관련돼 있습니다.

2011년 3월 10일, 대법원은 2심 무죄 판결을 깨고 이 사건을 유죄 취지로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냅니다.

금융위는 이날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자격을 검토해야 한다”며 “그동안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 검토는 보류하겠다”고 밝힙니다. 거래를 빨리 성사시켜 투자 이익을 회수해 한국을 떠나려 했던 론스타 입장에선 악재가 터진 겁니다.

금융위의 승인이 늦어지는 사이 론스타와 하나금융은 매매 계약을 수정(2011년 7월 8일)합니다.

론스타가 받은 배당금 4억 달러를 빼고, 거래가 늦어지면서 발생한 비용을 더해 매매 계약은 주당 13,390원, 당초 계약에서 2억 5천만 달러가 줄어든 41억 달러가 됐습니다.

서울고법은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된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 론스타에 벌금 250억 원, 당시 유회원 론스타 코리아 대표에게 징역 3년을 선고(2011.10.6)합니다. 론스타가 재상고를 포기하면서 유죄가 확정(2011.10.12)됩니다.

금융당국은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의 유죄가 확정되자, 론스타에 주식매각 명령(2011.11.18)을 내립니다.

이후 계약 금액은 주당 11,900원, 35억 천만 달러로 한 차례 더 수정(2011.12.3)됩니다.

금융당국은 이 거래를 승인(2012.1.27)하고, 론스타의 외환은행 주식은 하나금융으로 넘어갑니다(2012.2.9). 43억 4천만 달러였던 당초 매매 계약은 두 차례 수정을 거치면서 실제 거래는 35억 천만 달러에 이루어졌습니다.

배당금 4억 달러를 고려하면 론스타가 한국 정부에 협상 마지노선으로 제시하고 있는 4억 3천만 달러가 바로 여기에서 나온 겁니다.

톰슨은 KBS와 인터뷰에서 “하나금융과 거래를 마무리 지으면서 변호사들과 법적 청구가 가능하다고 결론 내렸다”고 말했습니다.

론스타는 하나금융과 거래를 마무리한 그해 12월 10일 ICSID(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에 ISD를 제기했습니다.

한 건의 ‘거래’ 두 건의 ‘분쟁’... 예상 밖 ICC 상사 중재

론스타의 분쟁 신청을 받은 ICISD는 중재판정부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중재 절차를 시작합니다. 청구인인 론스타가 세 차례, 피청구인인 한국 정부가 두 차례 각각 서면을 주고받습니다.

이어 2015년 워싱턴에서 두 차례, 2016년 헤이그에서 두 차례 심리가 열립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집니다.

2016년 8월 21일, 론스타가 갑자기 국제상공회의소, ICC에 상사 중재를 신청한 겁니다. 피청구인은 하나금융그룹. 하나금융에 외환은행 주식을 매각했는데, 거래 과정에서 5억 8천만 달러의 손해를 봤고, 이 손해가 하나금융때문이라는 주장입니다.

하나의 사안을 놓고 론스타가 피청구인이 다른 두 건의 국제 중재를 신청한 겁니다.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은 KBS와 인터뷰에서 “전혀 몰랐어요. 그건 예상을 못 했어요. ‘이 친구들 뭘 그걸 또 하지?’ 그렇게 생각했어요.”라며 론스타의 ICC 분쟁 신청에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이 분쟁 제기로 ICSID에의 한국 정부와 분쟁은 사실상 중단됩니다.

하나금융의 워싱턴 증언 “‘금융당국 압박’은 협상 전략 ”

론스타는 왜 이런 일을 벌인 걸까?

미국 LA에서 만난 톰슨은 ICISD에 출석한 하나금융 관계자들의 증언을 문제 삼았습니다.

톰슨은 “하나금융 임원들을 증인으로 불렀는데, 그들은 ‘정부는 우리에게 가격을 인하하라고 하지 않았다. 론스타가 약해져 있을 때 가격 인하를 요구했다’고 증언했다”고 말했습니다.

다시 말해, 하나금융 임원들이 증인으로 나와서 가격을 깎은 것이 금융당국이 아니라, 하나금융이 론스타가 궁지에 몰린 상황을 이용해 깎았다고 증언했다는 겁니다.

취재진이 확인한 당시 상황을 설명해 보겠습니다.

2015년 5월 15일부터 22일까지 워싱턴 ICSID에서 외환은행 매각 지연과 관련한 심리가 이뤄집니다.

8일간 진행된 1차 심리에 출석한 한국 측 증인은 10명. 전·현직 금융당국 관계자 7명, 그리고 하나금융 전·현직 임원들 3명입니다.

ISD 한국 측 증인(ICSID 1차 심리, 2015.5.15~22, 미국 워싱턴)


이들을 접촉했습니다. 증인들은 론스타와 하나금융의 협상에 한국 정부가 개입하지 않았다며 론스타의 주장을 반박하는 증언을 했다고 기억했습니다.

전광우 전 위원장은 취재팀과 만나 “우리 쪽에서는 우리가 고의적으로 승인 절차를 미루고 그렇게 할 이유도 없고 그렇지도 않았다. 우리나라 사법부의 절차가 진행 중인데 결과가 어떻게 나올 거라고 예단을 하고 우리가 미리 액션을 취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게 우리의 방어 논리였다”고 말했습니다.

ISD 한국 측 증인(ICSID 1차 심리, 2015.5.15~22, 미국 워싱턴)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은 2011년 론스타와의 협상 당시 상황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론스타쪽에서) 확인을 해요. 정부에서 그럼 받았다는 얘기지? 아.. 노!! 그건 아니야. 분명히 얘기해요. 그건 아니다. 우리 심증이 그렇다. 이렇게 얘기를 해요”

정부는 가격 협상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점을 일관되게 증언했다는 겁니다.

중요한 증언 하나가 더 있었습니다. 협상 과정에서 하나금융은 론스타에게 금융위의 승인을 받으려면 매각 가격을 더 낮춰야 한다고 했는데, 그게 ‘협상전술’이라고 말한 김승유 전 회장의 증언입니다.

김 전 회장은 취재진에게 이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금융위원장이 그냥 본래의 값으로 (승인) 해주기는 쉽지 않을 거다, 하는 이야기를 제가 한 거에요. 근데 그거는 할 수 있는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2015년(ISD)에 제가 블러핑(Bluffing)이라는 말을 썼기 때문에 …”

쉽게 말해 협상을 하면서 가격을 깎기 위해 금융위의 승인 권한을 들먹이며 핑계를 댔는데, 그게 ‘거짓말이었다’고 ISD 심리에서 증언한 겁니다.

‘피날레’ 노린 론스타의 패소

론스타는 하나금융을 비난하면서 하나금융을 대상으로 ICC에 분쟁을 제기합니다.

톰슨은 "(김승유) 말을 믿지는 않지만, 사실이라면 론스타와의 계약을 위반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론스타와 맺은 매매계약과 한국의 민법 등을 위반했다는 주장입니다.

이 ICC 분쟁 제기에는 론스타의 ‘노림수’ 즉, 치밀한 전략이 깔려 있습니다.


하나금융과 한국 정부 모두를 국제 분쟁에 가둬 놓고, 자신의 승률을 높이는 포석을 깐 것입니다.

론스타는 2019년 5월 이 분쟁에서 패소합니다. 결과는 하나은행 전부승소였습니다.

결과가 알려진 날 한국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결정문을 보지 못했지만, 현실적으로 돌아가는 모양새가 ISD에 영향을 미칠 사안으로 보인다”며 “론스타의 의도는 ICC가 ISD에 영향을 미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론스타의 ICC 분쟁 제기가 의도적인 것임을 알고 있고, 그래서 론스타의 ‘패소’를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는 우려였습니다.

론스타는 앞서 KBS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ISD 전망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불법적이고 정치적인 이유로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주식 인수 승인을 미뤘고, 론스타는 금전적인 손해를 봤다”며 승소를 자신했습니다.

이 자신감의 근거, 직접 인터뷰에서 톰슨은 ‘ICC 분쟁 패소’를 제시했습니다.


의도적인 노림수라는 것을 부인하지 않았습니다.


ICC 분쟁은 론스타가 쥔 꽃놀이패였습니다

론스타의 ICC 분쟁 패소가 ISD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하나금융은 어떻게 승소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답은 ICC 결정문에 담겨 있습니다.

KBS는 론스타와 하나금융의 ICC 분쟁 결정문 전문을 단독 입수했습니다.

다음 보도에서 상세히 짚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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