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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K] 보잉 737 MAX의 이유 있는 추락
입력 2019.04.10 (09:02) 수정 2019.04.10 (10:16) 지식K
[지식K] 보잉 737 MAX의 이유 있는 추락
인도네시아와 에티오피아에서 발생한 보잉 737 MAX 추락사고에 대해 데니스 뮬렌버그 보잉 최고경영자는 현지시각 4일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두 사고 여객기에 달린 '기동 특성 증대 시스템'(MCAS : Maneuvering Characteristics Augmentation System)에 이상이 있었음을 인정한 것입니다.

'받음각' 센서에 잘못된 정보가 들어와서, MCAS가 갑자기 작동했다는 것입니다.



MCAS는 항공기의 기울기가 적당하지 않으면, '양력'을 잃고 추락하는 '실속' 상태에 빠지기 때문에 이를 감지하고 자동으로 맞추는 기능을 합니다.

그런데 실속 상태도 아닌데, 실속으로 센서가 잘못 감지했고, 이것은 MCAS의 작동으로 이어져 추락 사고를 유발했다는 것입니다.

여기까지가 일반적인 설명인데요, 거칠게나마 비행기 역학의 기초 지식을 바탕으로 보다 자세하게 이해해 보겠습니다.

비행기가 날 때 작용하는 4가지 힘


기본적으로 무게 있는 사물에는 지구가 중심으로 끄는 힘, 중력이 작용합니다.

그 물체가 앞으로 날아갈 때 공기의 저항을 받습니다. 그 힘이 항력입니다.

또 날려면,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필요합니다. 수영할 때 발차기와 같은 것입니다. 제트엔진이 그 역할을 합니다. 추진력을 줄여서 추력이라고 합니다.

이제 가장 중요한 양력입니다. 항공기를 공중으로 띄우는 힘입니다. 항공기를 공중에서 떠받치는 힘으로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이 양력은 주날개에서 발생합니다.

이 4가지 힘이 조화를 이뤄야 비행기는 하늘을 날 수가 있습니다. 중력을 딛고, 항력을 이겨내는 추력을 갖춰야 양력을 통해 뜰 수가 있는 것입니다. 이 네 힘의 조화가 무너지면 비행기는 추락합니다.

베르누이 법칙, 비행기를 뜨게 하다.

종이의 얇은 면을 선풍기와 수평이 되게 한 상태에서 조금 각도를 세워보면, 종이가 붕 뜨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연을 날릴 때 연을 약간 기울인 뒤 얼레를 잡고 뛰는 모습을 상상해도 좋습니다.

앞에서 바람이 불어왔을 때 바람과 종이(날개)와의 각도를 '받음각'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바람 받음각'으로 이해하면 쉽습니다. 공기가 비행기를 '공격하는 각도'라고도 해서 영어로는 AOA(angle of attack)이라고 표현합니다.

이렇게 적정한 받음각을 유지하면, 비행기의 주날개 '아랫부분'보다 '윗부분'의 공기 속도가 더 '빨라'집니다.

공기의 속도가 '빨라'지면 압력은 '감소'합니다. 압력이 '높은 쪽(날개 아래)'은 압력이 '낮은 쪽(날개 위)'을 밀어 올립니다. 이 압력 차에서 생긴, 즉 아래에서 위로 올리는 힘이 양력(lift)입니다. 이 힘으로 비행기는 뜰 수 있습니다.

이 사실을 발견한 사람은 18세기 물리학자 다니엘 베르누이(Daniel Bernoulli)입니다. 그의 이름을 따 베르누이 법칙(정리)이라고 합니다.


실속이 생기는 이유, 정도를 넘은 받음각 때문

문제는 받음각이 정도를 넘어섰을 때입니다. 비행기 코가 과도하게 들려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선풍기 앞의 종이를 일정 각도 이상 세우면, 종이는 그대로 땅에 떨어집니다.

받음각이 어느 정도를 넘어서면 자연스럽게 흘러야 할 공기의 흐름이 날개 끝에서 요동을 치며 떨어져 나갑니다.

이렇게 공기의 흐름이 떨어져 나가면서 양력을 잃어버리는 것을 속도를 잃어버렸다는 뜻에서 실속(失速, STALL)이라고 부릅니다. 실속 상태가 되면 항공기는 기수가 갑자기 내려가거나 좌우로 급회전하게 됩니다.

이 실속을 막아보려고 했던 장치가 MCAS입니다.


참사를 부른 MCAS의 오작동

보잉 737 MAX는 다른 기종에는 달지 않았던 전에 없던 MCAS라는 장치를 달았습니다.

MCAS는 비행기 머리에 있는 센서가 받음각이 커졌다고 판단하면, 자동으로(강제로) 수평 꼬리 날개를 아래로 내려, 받음각을 낮추고 가속함으로써, 실속 상태에 빠지는 것을 막도록 합니다.

그런데 실속 위험도 없는데, 강제로 기수를 낮춰 결국 추락하게 된 것입니다. 인도네시아 교통안전위원회의 사고보고서를 당시 사고기의 센서는 실제보다 기수가 20도 높이 들린 것으로 측정했고, MCAS는 추락 전 10여 분 동안 30차례나 자동으로 기수를 낮추고 속도마저 올린 것으로 돼 있습니다.

보잉 737 MAX는 왜 MCAS를 달았나?

그림을 보면 보잉 737 MAX는 연비를 높이기 위해 기존 버전인 B 737 NG보다 큰 엔진을 달았습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설계를 다시 한 게 아닙니다. 돈과 시간이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뉴욕타임스(NYT)도 "보잉이 2011년 에어버스와의 경쟁에서 이기 위해 보잉 737 MAX 개발을 지나치게 서울렀다"고 보도했습니다. 보잉은 이 엔진을 기존 비행기 주날개에 약간 앞으로 달아서 해결했습니다.


같은 날개, 같은 동체에 엔진만 커진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항공기의 무게 중심이 바뀝니다. 무게 중심과 양력 중심이 일치해야 비행기는 균형을 유지합니다. 무게 중심이 양력 중심보다 앞에 있거나 뒤에 있으면 기수가 내려가거나 올라가게 됩니다. B 737 MAX의 경우는 이륙 후 기수가 들리는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보잉 737 MAX의 디자이너들은 이를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하드웨어적인 문제를 소프트웨어적으로 풀어보기 위해 MCAS를 단 것입니다.


"MCAS의 설계와 운용도 문제였다."

MCAS가 단 하나의 받음각 센서에 의존하게 했다는 것도 문제였다고 USA TODAY는 6일 지적했습니다. 백업 시스템도 없었다는 얘기입니다. 보잉은 하나의 센서가 고장이 났을 때, 오류를 일으켰을 때의 대안도 없이, 그 데이터만으로 MCAS가 작동하도록 설계했습니다.

MCAS가 문제를 일으켰을 때 조종사들이 끄는 방법도 제대로 배우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보잉 대책, 근본적인 해결 될까?

보잉은 대책으로 우선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제서야 두 개의 받음각 센서의 데이터를 비교하겠다는 것입니다. 또 조종사의 작동이 MCAS의 작동보다 우선하도록 했습니다. 문제를 일으켰을 때 수동으로 전환해도 제대로 작동하게끔 하겠다는 것입니다.

보잉사측은 보잉 737 MAX 기종이 6년간 체계적인 개발 과정과 검증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설계에 문제가 전혀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현지시간 5일부터 월간 생산량을 기존 52대에서 42대로 20% 정도 줄이겠다고 결정했습니다.

보잉은 수정된 시스템에 대한 조종사 훈련 비용도 부담하기로 했습니다.

이 소프트웨어 수정만으로, 추락사고의 우려가 완전히 해소될까요? 앞으로 비행 테스트 결과를 지켜봐야겠습니다. 현재 300대 이상의 보잉 737 MAX 운항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참고자료]
1. https://www.boeing.com/commercial/737max/737-max-update.page
2. https://leehamnews.com/2018/11/14/boeings-automatic-trim-for-the-737-max-was-not-disclosed-to-the-pilots/
3. '잇따른 추락' 보잉 737맥스 설계결함 가능성 제기돼, 강왕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http://www.newstof.com/news/articleView.html?idxno=1386
4. 비행기 역학 교과서, 고바야시 아키오, 보누스 2019
5. 알기 쉬운 항공 역학, 나카무라 간지, 북스힐, 2018
6. Boeing's 'single point failure': Why was there no backup system on 737 Max jet? https://www.usatoday.com/story/news/nation/2019/04/06/boeings-737-max-8-jet-mystery-why-there-no-backup-system/3378703002/
  • [지식K] 보잉 737 MAX의 이유 있는 추락
    • 입력 2019.04.10 (09:02)
    • 수정 2019.04.10 (10:16)
    지식K
[지식K] 보잉 737 MAX의 이유 있는 추락
인도네시아와 에티오피아에서 발생한 보잉 737 MAX 추락사고에 대해 데니스 뮬렌버그 보잉 최고경영자는 현지시각 4일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두 사고 여객기에 달린 '기동 특성 증대 시스템'(MCAS : Maneuvering Characteristics Augmentation System)에 이상이 있었음을 인정한 것입니다.

'받음각' 센서에 잘못된 정보가 들어와서, MCAS가 갑자기 작동했다는 것입니다.



MCAS는 항공기의 기울기가 적당하지 않으면, '양력'을 잃고 추락하는 '실속' 상태에 빠지기 때문에 이를 감지하고 자동으로 맞추는 기능을 합니다.

그런데 실속 상태도 아닌데, 실속으로 센서가 잘못 감지했고, 이것은 MCAS의 작동으로 이어져 추락 사고를 유발했다는 것입니다.

여기까지가 일반적인 설명인데요, 거칠게나마 비행기 역학의 기초 지식을 바탕으로 보다 자세하게 이해해 보겠습니다.

비행기가 날 때 작용하는 4가지 힘


기본적으로 무게 있는 사물에는 지구가 중심으로 끄는 힘, 중력이 작용합니다.

그 물체가 앞으로 날아갈 때 공기의 저항을 받습니다. 그 힘이 항력입니다.

또 날려면,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필요합니다. 수영할 때 발차기와 같은 것입니다. 제트엔진이 그 역할을 합니다. 추진력을 줄여서 추력이라고 합니다.

이제 가장 중요한 양력입니다. 항공기를 공중으로 띄우는 힘입니다. 항공기를 공중에서 떠받치는 힘으로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이 양력은 주날개에서 발생합니다.

이 4가지 힘이 조화를 이뤄야 비행기는 하늘을 날 수가 있습니다. 중력을 딛고, 항력을 이겨내는 추력을 갖춰야 양력을 통해 뜰 수가 있는 것입니다. 이 네 힘의 조화가 무너지면 비행기는 추락합니다.

베르누이 법칙, 비행기를 뜨게 하다.

종이의 얇은 면을 선풍기와 수평이 되게 한 상태에서 조금 각도를 세워보면, 종이가 붕 뜨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연을 날릴 때 연을 약간 기울인 뒤 얼레를 잡고 뛰는 모습을 상상해도 좋습니다.

앞에서 바람이 불어왔을 때 바람과 종이(날개)와의 각도를 '받음각'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바람 받음각'으로 이해하면 쉽습니다. 공기가 비행기를 '공격하는 각도'라고도 해서 영어로는 AOA(angle of attack)이라고 표현합니다.

이렇게 적정한 받음각을 유지하면, 비행기의 주날개 '아랫부분'보다 '윗부분'의 공기 속도가 더 '빨라'집니다.

공기의 속도가 '빨라'지면 압력은 '감소'합니다. 압력이 '높은 쪽(날개 아래)'은 압력이 '낮은 쪽(날개 위)'을 밀어 올립니다. 이 압력 차에서 생긴, 즉 아래에서 위로 올리는 힘이 양력(lift)입니다. 이 힘으로 비행기는 뜰 수 있습니다.

이 사실을 발견한 사람은 18세기 물리학자 다니엘 베르누이(Daniel Bernoulli)입니다. 그의 이름을 따 베르누이 법칙(정리)이라고 합니다.


실속이 생기는 이유, 정도를 넘은 받음각 때문

문제는 받음각이 정도를 넘어섰을 때입니다. 비행기 코가 과도하게 들려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선풍기 앞의 종이를 일정 각도 이상 세우면, 종이는 그대로 땅에 떨어집니다.

받음각이 어느 정도를 넘어서면 자연스럽게 흘러야 할 공기의 흐름이 날개 끝에서 요동을 치며 떨어져 나갑니다.

이렇게 공기의 흐름이 떨어져 나가면서 양력을 잃어버리는 것을 속도를 잃어버렸다는 뜻에서 실속(失速, STALL)이라고 부릅니다. 실속 상태가 되면 항공기는 기수가 갑자기 내려가거나 좌우로 급회전하게 됩니다.

이 실속을 막아보려고 했던 장치가 MCAS입니다.


참사를 부른 MCAS의 오작동

보잉 737 MAX는 다른 기종에는 달지 않았던 전에 없던 MCAS라는 장치를 달았습니다.

MCAS는 비행기 머리에 있는 센서가 받음각이 커졌다고 판단하면, 자동으로(강제로) 수평 꼬리 날개를 아래로 내려, 받음각을 낮추고 가속함으로써, 실속 상태에 빠지는 것을 막도록 합니다.

그런데 실속 위험도 없는데, 강제로 기수를 낮춰 결국 추락하게 된 것입니다. 인도네시아 교통안전위원회의 사고보고서를 당시 사고기의 센서는 실제보다 기수가 20도 높이 들린 것으로 측정했고, MCAS는 추락 전 10여 분 동안 30차례나 자동으로 기수를 낮추고 속도마저 올린 것으로 돼 있습니다.

보잉 737 MAX는 왜 MCAS를 달았나?

그림을 보면 보잉 737 MAX는 연비를 높이기 위해 기존 버전인 B 737 NG보다 큰 엔진을 달았습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설계를 다시 한 게 아닙니다. 돈과 시간이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뉴욕타임스(NYT)도 "보잉이 2011년 에어버스와의 경쟁에서 이기 위해 보잉 737 MAX 개발을 지나치게 서울렀다"고 보도했습니다. 보잉은 이 엔진을 기존 비행기 주날개에 약간 앞으로 달아서 해결했습니다.


같은 날개, 같은 동체에 엔진만 커진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항공기의 무게 중심이 바뀝니다. 무게 중심과 양력 중심이 일치해야 비행기는 균형을 유지합니다. 무게 중심이 양력 중심보다 앞에 있거나 뒤에 있으면 기수가 내려가거나 올라가게 됩니다. B 737 MAX의 경우는 이륙 후 기수가 들리는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보잉 737 MAX의 디자이너들은 이를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하드웨어적인 문제를 소프트웨어적으로 풀어보기 위해 MCAS를 단 것입니다.


"MCAS의 설계와 운용도 문제였다."

MCAS가 단 하나의 받음각 센서에 의존하게 했다는 것도 문제였다고 USA TODAY는 6일 지적했습니다. 백업 시스템도 없었다는 얘기입니다. 보잉은 하나의 센서가 고장이 났을 때, 오류를 일으켰을 때의 대안도 없이, 그 데이터만으로 MCAS가 작동하도록 설계했습니다.

MCAS가 문제를 일으켰을 때 조종사들이 끄는 방법도 제대로 배우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보잉 대책, 근본적인 해결 될까?

보잉은 대책으로 우선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제서야 두 개의 받음각 센서의 데이터를 비교하겠다는 것입니다. 또 조종사의 작동이 MCAS의 작동보다 우선하도록 했습니다. 문제를 일으켰을 때 수동으로 전환해도 제대로 작동하게끔 하겠다는 것입니다.

보잉사측은 보잉 737 MAX 기종이 6년간 체계적인 개발 과정과 검증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설계에 문제가 전혀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현지시간 5일부터 월간 생산량을 기존 52대에서 42대로 20% 정도 줄이겠다고 결정했습니다.

보잉은 수정된 시스템에 대한 조종사 훈련 비용도 부담하기로 했습니다.

이 소프트웨어 수정만으로, 추락사고의 우려가 완전히 해소될까요? 앞으로 비행 테스트 결과를 지켜봐야겠습니다. 현재 300대 이상의 보잉 737 MAX 운항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참고자료]
1. https://www.boeing.com/commercial/737max/737-max-update.page
2. https://leehamnews.com/2018/11/14/boeings-automatic-trim-for-the-737-max-was-not-disclosed-to-the-pilots/
3. '잇따른 추락' 보잉 737맥스 설계결함 가능성 제기돼, 강왕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http://www.newstof.com/news/articleView.html?idxno=1386
4. 비행기 역학 교과서, 고바야시 아키오, 보누스 2019
5. 알기 쉬운 항공 역학, 나카무라 간지, 북스힐, 2018
6. Boeing's 'single point failure': Why was there no backup system on 737 Max jet? https://www.usatoday.com/story/news/nation/2019/04/06/boeings-737-max-8-jet-mystery-why-there-no-backup-system/3378703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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