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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집 이사 “할머니에게 드리려던 돈, 안 쓴 건 잘 한 일”
입력 2020.06.04 (09:00) 수정 2020.06.04 (10:07) 취재K
나눔의집 이사 “할머니에게 드리려던 돈, 안 쓴 건 잘 한 일”
후원금 운용 문제로 논란을 빚은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집' 이사진은 2일 이사회를 열고 안신권 소장을 사직 처리했습니다. 수십억 원의 후원금을 쌓아두고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제대로 사용하지 않았다는 논란의 책임을 물은 겁니다.

그런데 이 사태의 책임이 오롯이 안 소장에게만 있을까요.

나눔의집 이사 "할머니한테 드리려고 한 돈, 안 쓴 건 잘한 일" 칭찬

KBS는 2017년 2월 23일 서울 모처에서 열린 '나눔의집' 이사회 회의 영상을 확보했습니다. 이날 이사회에서 안 소장은 이사진들에게 2017년 예산 등을 보고하며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전출금은 법인 후원금 중에서 저희가 시설에 할머니들 생계비 조로 보조를 해줍니다. 그래서 월 5~600만 원 해서 일 년에 6천만 원 잡는데 실질적으로 작년 한 2천5백(만원) 정도만 지원해줬습니다. 실질적으로 쓰는 건 많지 않다. 시설에 많은 노력을 하기 때문에…."

그러자 법인 이사 A 스님은 이렇게 평가합니다.


"할머니한테 드리기로 한 돈을 노력해서 안 썼다고 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절감해서 잘하신 것 같다"

사람들이 할머니들께 써달라며 낸 후원금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은 일을 칭찬한 겁니다. 그러면서 외부 시선을 걱정합니다.

"이게 대외적으로 봤을 때 지원하기로 한 돈을 안 주는 것에 대한 문제점은 혹시 생각해봤냐."

후원금을 원래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있는 나눔의집의 문제점을 이사회가 인식하고 있었다고 해석되는 대목입니다.

내부고발 직원들 "이사진들도 책임 있어...안 소장만 사직 처리하는 건 꼬리 자르기"

그럼에도 나눔의집은 안신권 소장을 사직 처리하고 정관과 운영 규정을 바꾼다고 했을 뿐, 이사회가 어떤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을 밝히진 않고 있습니다. 내부 고발한 직원들은 이 같은 이사회의 태도를 꼬리 자르기라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의 책임을 몇몇 운영진에 국한하는 건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실제로 내부고발 이후에도 후원금은 할머니들이 아닌 법인을 위해 사용됐는데, 이 과정에서 법인이 끼어든 정황이 있다는 겁니다. 후원금 운용 등 문제에 대한 내부고발이 터진 후 경기도의 특별감사가 시작된 다음 날이었던 지난달 14일, 나눔의집 계좌에서 법무사 계좌로 80여만 원이 송금됐습니다.


5년 전 안신권 소장 명의로 산 '경기 광주시 퇴촌면 원당리 68번지' 땅 소유권을 법인으로 넘기는 가등기 신청을 하면서 소유권 이전 수수료를 후원금으로 지출한 겁니다.

김대월 실장은 "안 소장의 납부 종용에도 회계를 담당하는 직원은 후원금으로 개인 토지 등기 변경 수수료를 낼 수 없다고 설명했다"라며 "그랬더니 법인에서 채용한 사람이 후원금으로 법무사 비용을 납부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후원금을 원래 목적이 아닌 곳에 사용하는 행위가 법인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그러면서 김대월 나눔의집 학예실장은 "이사회라는 공식 석상에서 후원금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 행위를 칭찬하고 지시한 사람들이 그 지시를 받고 수행한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라며 "수행한 사람도 문제지만 지시한 사람도 책임을 져야 하지 않냐"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A 스님은 "당시 어떤 맥락에서 나온 말인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난다"라면서도 "원론적으로 예산을 절감했다는 부분을 칭찬한 것이지 할머니들에게 써야 할 돈을 아껴 쓴 것을 좋게 평가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행정적으로 책정된 예산을 다 쓰지 않았을 때 문제가 없겠느냐고 물어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나눔의집 이사 “할머니에게 드리려던 돈, 안 쓴 건 잘 한 일”
    • 입력 2020.06.04 (09:00)
    • 수정 2020.06.04 (10:07)
    취재K
나눔의집 이사 “할머니에게 드리려던 돈, 안 쓴 건 잘 한 일”
후원금 운용 문제로 논란을 빚은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집' 이사진은 2일 이사회를 열고 안신권 소장을 사직 처리했습니다. 수십억 원의 후원금을 쌓아두고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제대로 사용하지 않았다는 논란의 책임을 물은 겁니다.

그런데 이 사태의 책임이 오롯이 안 소장에게만 있을까요.

나눔의집 이사 "할머니한테 드리려고 한 돈, 안 쓴 건 잘한 일" 칭찬

KBS는 2017년 2월 23일 서울 모처에서 열린 '나눔의집' 이사회 회의 영상을 확보했습니다. 이날 이사회에서 안 소장은 이사진들에게 2017년 예산 등을 보고하며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전출금은 법인 후원금 중에서 저희가 시설에 할머니들 생계비 조로 보조를 해줍니다. 그래서 월 5~600만 원 해서 일 년에 6천만 원 잡는데 실질적으로 작년 한 2천5백(만원) 정도만 지원해줬습니다. 실질적으로 쓰는 건 많지 않다. 시설에 많은 노력을 하기 때문에…."

그러자 법인 이사 A 스님은 이렇게 평가합니다.


"할머니한테 드리기로 한 돈을 노력해서 안 썼다고 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절감해서 잘하신 것 같다"

사람들이 할머니들께 써달라며 낸 후원금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은 일을 칭찬한 겁니다. 그러면서 외부 시선을 걱정합니다.

"이게 대외적으로 봤을 때 지원하기로 한 돈을 안 주는 것에 대한 문제점은 혹시 생각해봤냐."

후원금을 원래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있는 나눔의집의 문제점을 이사회가 인식하고 있었다고 해석되는 대목입니다.

내부고발 직원들 "이사진들도 책임 있어...안 소장만 사직 처리하는 건 꼬리 자르기"

그럼에도 나눔의집은 안신권 소장을 사직 처리하고 정관과 운영 규정을 바꾼다고 했을 뿐, 이사회가 어떤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을 밝히진 않고 있습니다. 내부 고발한 직원들은 이 같은 이사회의 태도를 꼬리 자르기라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의 책임을 몇몇 운영진에 국한하는 건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실제로 내부고발 이후에도 후원금은 할머니들이 아닌 법인을 위해 사용됐는데, 이 과정에서 법인이 끼어든 정황이 있다는 겁니다. 후원금 운용 등 문제에 대한 내부고발이 터진 후 경기도의 특별감사가 시작된 다음 날이었던 지난달 14일, 나눔의집 계좌에서 법무사 계좌로 80여만 원이 송금됐습니다.


5년 전 안신권 소장 명의로 산 '경기 광주시 퇴촌면 원당리 68번지' 땅 소유권을 법인으로 넘기는 가등기 신청을 하면서 소유권 이전 수수료를 후원금으로 지출한 겁니다.

김대월 실장은 "안 소장의 납부 종용에도 회계를 담당하는 직원은 후원금으로 개인 토지 등기 변경 수수료를 낼 수 없다고 설명했다"라며 "그랬더니 법인에서 채용한 사람이 후원금으로 법무사 비용을 납부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후원금을 원래 목적이 아닌 곳에 사용하는 행위가 법인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그러면서 김대월 나눔의집 학예실장은 "이사회라는 공식 석상에서 후원금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 행위를 칭찬하고 지시한 사람들이 그 지시를 받고 수행한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라며 "수행한 사람도 문제지만 지시한 사람도 책임을 져야 하지 않냐"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A 스님은 "당시 어떤 맥락에서 나온 말인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난다"라면서도 "원론적으로 예산을 절감했다는 부분을 칭찬한 것이지 할머니들에게 써야 할 돈을 아껴 쓴 것을 좋게 평가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행정적으로 책정된 예산을 다 쓰지 않았을 때 문제가 없겠느냐고 물어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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