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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명숙 재판’ 또 다른 증인 인터뷰…“위증교사 없었다”
입력 2020.06.04 (15:58) 수정 2020.06.04 (20:27) 취재K
[단독] ‘한명숙 재판’ 또 다른 증인 인터뷰…“위증교사 없었다”
KBS는 한명숙 전 총리에게 돈을 줬다고 지목된 고(故) 한만호 씨의 생전 인터뷰 등 다각도의 취재를 통해서 한명숙 정치자금 수수 사건(이하 '한명숙 사건')과 당시 검찰 수사에 대해 제기된 의혹들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한 씨와 동료 수감자들의 주장에 대해서도 일방적으로 전하는 게 아니라 사실일 가능성과 사실이 아닐 가능성도 함께 짚어보고 있습니다.

KBS는 '한명숙 사건' 1심 재판에서 한 씨가 '한 전 총리에게 돈을 줬다'는 검찰 진술을 뒤집은 뒤, 이를 반박하기 위해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했던 한 씨의 동료 수감자 최 모 씨의 주장을 지난주 <뉴스9>에서 단독으로 전한 바 있습니다.

현재 다른 사건으로 수감 중인 최 씨는 이번 의혹이 언론에 처음 보도되기 한 달쯤 전인 지난 4월 초 법무부에 이미 진정서를 낸 사실이 KBS 취재 결과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진정서에는 자신을 '한만호 사건 검찰 측 증인'으로 소개하면서 '증거조작 등 수사·공판 과정에서 검찰의 부조리를 알고 있으니 조사해달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KBS 보도 이후 논란은 더 확산됐습니다.

■ 또 다른 증인 김 모 씨…KBS와 두 차례 인터뷰

그런데 당시 재판에는 최 씨 말고 또 다른 '검찰 측 증인'이 있었습니다. 김 모 씨입니다. 김 씨 역시 한만호가 수감됐을 당시 동료 수감자였습니다.

KBS 취재진은 최근 김 씨를 두 차례 인터뷰했습니다. 김 씨는 2010년 9월 출소 이후 경기도에서 사업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KBS는 사건의 실체를 종합적으로 들여다보기 위해 김 씨 주장을 일단 전하고, 오늘(4일) 밤 <뉴스9>에서 관련 소식을 자세히 전해드릴 예정입니다.

김 씨 "위증교사는 없었고, 문답을 맞춰 보긴 했다"

김 씨는 2011년 2월 한명숙 사건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했을 당시 '한만호가 한명숙에게 돈을 줬다는 얘기를 한만호로부터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검찰 측에 유리한 진술이었습니다.

앞서 검찰의 '위증교사'가 있다는 취지로 말한 한만호 씨와 다른 수감 동료 2명과 달리, 김 씨는 KBS 취재진에게 당시 검찰 조사 과정에서 위증교사는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법정 출석을 앞두고 질문과 답변을 명확하게 다듬는 작업은 검사와 함께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다시 말해, 없는 얘기를 지어낸 것은 아니었다는 얘기입니다.

김 씨 "출소 뒤 일주일에 3번꼴로 검찰 드나들어"

위증교사가 없었다는 이 같은 김 씨의 주장은 현재 검찰의 입장과 일치합니다. 김 씨는 검찰을 옹호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걸까요. 그러나 김 씨는 검찰이 불편해할 만한 이야기도 적잖이 털어놓았습니다.

먼저 자신이 2010년 9월 출소 뒤에도 '일주일에 3번꼴'로 검찰에 자주 들락거렸다고 했습니다. 출입기록을 남기지 않기 위해 검찰 직원이 마중을 나와 뒷문으로 출입하게 해줬다고 합니다. 불안정한 심리를 보이는 한만호를 달래고 위로하는 데 자신이 검찰에 활용됐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이렇게 검찰에 불려 나가면서 과거 자신이 수감 당시 알고 지냈던 재소자들을 마음껏 불러 검사실에서 만날 수 있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김 씨 "한명숙 직접 수수는 들은 적 없어"

김 씨가 털어놓은 말 가운데엔 눈에 띄는 또 다른 대목이 있습니다. 김 씨는 구치소 등에서 한만호 씨로부터 한명숙 전 총리 측에 돈을 줬다는 이야기는 듣긴 했지만, 한 씨가 한 전 총리를 직접 '면 대 면'으로 만나 줬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은 한 번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씨는 취재진에게 이 대목을 여러 차례 강조했습니다.

이는 검찰의 공소사실과 배치됩니다. 검찰은 당시 한 씨가 한 전 총리를 '직접 만나서' 총 3차례에 걸쳐(차량-자택-자택), 각각 3억 원씩 모두 9억 원을 전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1심에서는 무죄가 선고됐지만 2심은 이를 받아들여 유죄를 선고했고, 그대로 대법원에서까지 받아들여졌습니다.

물론 당시 재판에서 수감자들의 증언 말고도 다른 증거와 증언들이 판단 기준이 됐던 것은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한 전 총리의 동생이 쓴 전세자금 중 일부(수표 1억 원)가 한 씨로부터 나온 돈이라든가 하는 부분이 그렇습니다. 9억 원 가운데 6억 원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던 대법원 전원합의체 대법관들도 이 부분 만큼은 유죄를 입증하는 증거라며 일치된 판단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정치자금법상 유죄가 되려면 본인이 직접 돈을 받거나 지시를 하거나, 측근이 받는 것을 인지하는 등 개입 유무가 입증돼야 합니다.

김 씨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자신도 법무부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본인의 음성을 뉴스에 직접 활용해도 좋다고도 했습니다. '검찰의 위증 교사 의혹'을 둘러싸고 과거 증인들의 말이 엇갈리고 상황에서, 관련자들이 모두 조사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밝힌 만큼,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을 통해 엇갈린 주장들의 사실 여부를 검증하는 절차는 이제는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수순으로 보입니다.
  • [단독] ‘한명숙 재판’ 또 다른 증인 인터뷰…“위증교사 없었다”
    • 입력 2020.06.04 (15:58)
    • 수정 2020.06.04 (20:27)
    취재K
[단독] ‘한명숙 재판’ 또 다른 증인 인터뷰…“위증교사 없었다”
KBS는 한명숙 전 총리에게 돈을 줬다고 지목된 고(故) 한만호 씨의 생전 인터뷰 등 다각도의 취재를 통해서 한명숙 정치자금 수수 사건(이하 '한명숙 사건')과 당시 검찰 수사에 대해 제기된 의혹들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한 씨와 동료 수감자들의 주장에 대해서도 일방적으로 전하는 게 아니라 사실일 가능성과 사실이 아닐 가능성도 함께 짚어보고 있습니다.

KBS는 '한명숙 사건' 1심 재판에서 한 씨가 '한 전 총리에게 돈을 줬다'는 검찰 진술을 뒤집은 뒤, 이를 반박하기 위해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했던 한 씨의 동료 수감자 최 모 씨의 주장을 지난주 <뉴스9>에서 단독으로 전한 바 있습니다.

현재 다른 사건으로 수감 중인 최 씨는 이번 의혹이 언론에 처음 보도되기 한 달쯤 전인 지난 4월 초 법무부에 이미 진정서를 낸 사실이 KBS 취재 결과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진정서에는 자신을 '한만호 사건 검찰 측 증인'으로 소개하면서 '증거조작 등 수사·공판 과정에서 검찰의 부조리를 알고 있으니 조사해달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KBS 보도 이후 논란은 더 확산됐습니다.

■ 또 다른 증인 김 모 씨…KBS와 두 차례 인터뷰

그런데 당시 재판에는 최 씨 말고 또 다른 '검찰 측 증인'이 있었습니다. 김 모 씨입니다. 김 씨 역시 한만호가 수감됐을 당시 동료 수감자였습니다.

KBS 취재진은 최근 김 씨를 두 차례 인터뷰했습니다. 김 씨는 2010년 9월 출소 이후 경기도에서 사업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KBS는 사건의 실체를 종합적으로 들여다보기 위해 김 씨 주장을 일단 전하고, 오늘(4일) 밤 <뉴스9>에서 관련 소식을 자세히 전해드릴 예정입니다.

김 씨 "위증교사는 없었고, 문답을 맞춰 보긴 했다"

김 씨는 2011년 2월 한명숙 사건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했을 당시 '한만호가 한명숙에게 돈을 줬다는 얘기를 한만호로부터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검찰 측에 유리한 진술이었습니다.

앞서 검찰의 '위증교사'가 있다는 취지로 말한 한만호 씨와 다른 수감 동료 2명과 달리, 김 씨는 KBS 취재진에게 당시 검찰 조사 과정에서 위증교사는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법정 출석을 앞두고 질문과 답변을 명확하게 다듬는 작업은 검사와 함께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다시 말해, 없는 얘기를 지어낸 것은 아니었다는 얘기입니다.

김 씨 "출소 뒤 일주일에 3번꼴로 검찰 드나들어"

위증교사가 없었다는 이 같은 김 씨의 주장은 현재 검찰의 입장과 일치합니다. 김 씨는 검찰을 옹호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걸까요. 그러나 김 씨는 검찰이 불편해할 만한 이야기도 적잖이 털어놓았습니다.

먼저 자신이 2010년 9월 출소 뒤에도 '일주일에 3번꼴'로 검찰에 자주 들락거렸다고 했습니다. 출입기록을 남기지 않기 위해 검찰 직원이 마중을 나와 뒷문으로 출입하게 해줬다고 합니다. 불안정한 심리를 보이는 한만호를 달래고 위로하는 데 자신이 검찰에 활용됐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이렇게 검찰에 불려 나가면서 과거 자신이 수감 당시 알고 지냈던 재소자들을 마음껏 불러 검사실에서 만날 수 있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김 씨 "한명숙 직접 수수는 들은 적 없어"

김 씨가 털어놓은 말 가운데엔 눈에 띄는 또 다른 대목이 있습니다. 김 씨는 구치소 등에서 한만호 씨로부터 한명숙 전 총리 측에 돈을 줬다는 이야기는 듣긴 했지만, 한 씨가 한 전 총리를 직접 '면 대 면'으로 만나 줬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은 한 번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씨는 취재진에게 이 대목을 여러 차례 강조했습니다.

이는 검찰의 공소사실과 배치됩니다. 검찰은 당시 한 씨가 한 전 총리를 '직접 만나서' 총 3차례에 걸쳐(차량-자택-자택), 각각 3억 원씩 모두 9억 원을 전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1심에서는 무죄가 선고됐지만 2심은 이를 받아들여 유죄를 선고했고, 그대로 대법원에서까지 받아들여졌습니다.

물론 당시 재판에서 수감자들의 증언 말고도 다른 증거와 증언들이 판단 기준이 됐던 것은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한 전 총리의 동생이 쓴 전세자금 중 일부(수표 1억 원)가 한 씨로부터 나온 돈이라든가 하는 부분이 그렇습니다. 9억 원 가운데 6억 원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던 대법원 전원합의체 대법관들도 이 부분 만큼은 유죄를 입증하는 증거라며 일치된 판단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정치자금법상 유죄가 되려면 본인이 직접 돈을 받거나 지시를 하거나, 측근이 받는 것을 인지하는 등 개입 유무가 입증돼야 합니다.

김 씨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자신도 법무부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본인의 음성을 뉴스에 직접 활용해도 좋다고도 했습니다. '검찰의 위증 교사 의혹'을 둘러싸고 과거 증인들의 말이 엇갈리고 상황에서, 관련자들이 모두 조사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밝힌 만큼,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을 통해 엇갈린 주장들의 사실 여부를 검증하는 절차는 이제는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수순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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