얕아보여도 깊다…“보호자와 가까이 중요”

2022.08.17 (10:01)

지난달 25일, 강원도 양양의 한 계곡에선 가족과 물놀이를 하던 세 살 어린이가 튜브를 타고 놀다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사흘 만에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또 경기도 가평과 전남 구례 등에서도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다 목숨을 잃는 사고가 잇따랐는데요.

 

최근 5년간 전국에서 물놀이를 하다 숨진 사람은 140여 명.

 

사고는 휴가철이 시작되는 한여름에 집중됐는데 절반 가까이가 8월에 발생했습니다.

 

계곡은 수심이 얕고 물이 맑아 어린이를 둔 가족 단위 피서객들에게 인기가 많은데요.

 

하지만 계곡은 지형의 특성상 사고 가능성이 커 조심해야 합니다.

 

[방효정/경기도 남양주시 :  "저희 막내가 한 번 물에 빠질 뻔했어요.구명조끼를 입어도 아기가 작으니까 물살에 휩쓸려서..."]

 

계곡은 생각보다 물살이 잔잔하고 얕아 보여도 위험할 수 있습니다.

 

먼저, 계곡물은 눈에 보이는 것과 실제 수위가 매우 다를 수 있어 주의해야 하는데요.

 

바위나 돌, 이끼 등으로 인한 착시 현상으로 그 깊이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물놀이가 한창인 계곡의 수심을 확인해 봤는데요.

 

170센티미터가 넘습니다.

 

키가 큰 성인도 조심하지 않으면 사고를 부를 수 있는 깊이인데요.

 

잘못 뛰어 들었다간 빠져나오기 힘들 수 있습니다.

 

[유훈지/경기 가평소방서 소방사 : "계곡은 수영장과 다르게 수심이 표시돼 있지 않습니다. 얕아 보여도 깊은 곳이 아주 많습니다. 일행과 떨어져서 혼자 놀게 되면 구조 요청을 아무리 해도 계곡의 물소리와 빗소리 때문에 들리지 않습니다. 구명조끼를 꼭 착용해서 사고를 미리 방지하기를 바랍니다."]

 

물속에서 잠수하기를 좋아하는 어린이나 청소년들의 경우 특히 조심해야 할 게 있습니다.

 

바로 ‘과호흡’인데요.

 

잠수하기 전 여러 번 숨을 크게 쉬다 보면 과호흡으로 의식을 잃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상수/순천향대 부천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과호흡을 하게 되면 혈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일시적으로 감소하게 되고, 숨을 쉬고 싶다는 욕구를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혈중 산소 농도가 점점 낮아지게 되고,의식을 잃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환자가 스스로 위험하다는 것을 인지할 수 없다는 게 오히려 더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아무리 얕은 물이라도 자녀들은 절대 혼자 두지 말아야 하는데요.

 

 언제든 손을 뻗어 즉시 구조할 수 있도록 보호자가 가까이 있는 게 중요합니다.

 

또 계곡에선 비가 많이 내린 뒤 물의 수위가 갑자기 높아지고, 유속이 빨라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하는데요.

 

만약 비 소식이 있다면 계곡에서의 물놀이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합니다.

 

혹시 물이 차 고립됐다 해도 혼자 무리하게 건너려 해선 절대 안 되는데요.

 

[유훈지/경기 가평소방서 소방사 :  "유속이 아주 세지기 때문에 자기 힘으로 혼자서 나올 수 없습니다. 돌이라든가 나뭇가지, 큰 나무들이 수면에는 보이지 않아도 (물속에서) 정강이를 치거나, 무릎을 치거나 해서 같이 휩쓸려 갈 수 있습니다. 만약 고립됐다면 일단 큰 소리로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안전한 큰 바위나 몸을 숨길 수 있는 바위 뒤로 가서 구조대원의 도움을 기다리는 게 현명한 판단이 되겠습니다."]

 

계곡에서 안전하게 물놀이를 하려면 일기예보를 미리 확인해 위험 상황에 대비해야 합니다.

 

또, 계곡에는 크고 작은 바위들이 많아 얕은 물이라도 발을 헛디디는 경우가 많은 만큼 미끄럼 방지 신발과 구명 조끼를 꼭 착용해야 합니다.

 

만약 물에 빠진 사람을 발견했다면 즉시 119에 신고한 뒤 주변에 있는 장대나 구명 장비 등을 이용해 구조에 나서는 것이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