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활동 왕성…급증하는 ‘벌 쏘임’

2023.08.28 (11:11)

불볕더위에 벌에 쏘이는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7월엔 강원도 횡성과 전남 고흥 등에서 벌에 쏘여 목숨을 잃는 사고가 잇따랐는데요.

 

이에 소방청은 지난 7월 31일, 벌 쏘임 사고 주의보를 발령했습니다.

 

[윤자운/서울 노원소방서 119구조대 소방사 : "최근 3년간 출동 데이터를 보면 벌 쏘임 사고는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도심지 같은 경우는 화단에 있는 나무 사이나 아파트 실외기 주변에 벌집 제거 출동을 많이 나가고 있기 때문에 조심하고, 벌초 작업 시 땅속에 있는 말벌들이 자극받을 수 있으므로 복장을 잘 갖춰서 작업하는 걸 추천해 드립니다."]

 

최근 3년간 벌 쏘임 사고는 만 육천여 건에 달하는데요.

 

사망자도 29명에 이르는 등 사상자가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더위가 시작되는 7월부터 9월 사이 특히 조심해야 하는데요.

 

전체 사고의 80% 가까이가 이 사이 집중됐기 때문입니다.

 

등산이나 벌초하다가 벌집을 건드려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은데요.

 

[최문보/경북대 식물의학연구소 초빙교수 : "보통 벌초할 때 (벌 쏘임) 피해를 제일 많이 당하는 것들이 장수말벌이나 땅벌 이런 종류들이거든요. 그 종류들은 대부분 땅속에 집을 짓기 때문에 아무래도 벌초하면서 풀을 베거나 할 때 (벌집에) 진동을 주다 보면 벌들이 침입받는다고 생각해 집단 공격을 해서 피해가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토종 말벌보다 공격성이 강한 외래종 ‘등검은말벌’의 경우 적응력이 뛰어나 서식 장소를 예측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어린이들이 뛰어노는 학교는 물론, 건물 난간에 집을 지어 시민들을 위협하기도 하는데요.

 

[최문보/경북대 식물의학연구소 초빙교수 : "(등검은말벌은) 벌집이 국내 토종 말벌보다 훨씬 큽니다. 벌집이 크다는 뜻은 안에 개체 수가 훨씬 많다는 뜻이거든요. 같은 충격을 줬을 때 공격하는 벌의 숫자가 훨씬 더 많기 때문에 그래서 위험하다고 보면 됩니다."]

 

말벌은 꿀벌과 달리 사람을 따라다니면서 수십 마리가 독침을 쏘기 때문에 발견하게 되면 절대 건드리지 말고 바로 119에 신고해야 합니다.

 

실수로 벌집을 건드려 벌들이 날아들면 손을 휘저어 자극하지 말고, 최대한 빨리 20 미터 이상 떨어진 곳으로 피해야 하는데요.

 

영역을 중시하는 벌의 특성상 일정 거리 이상 멀어지면 대부분 집으로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또, 벌은 어두운 계통의 옷이나 향이 진한 화장품에 공격성을 보이기 때문에 야외활동을 할 땐 밝은색 계열의 소매가 긴 옷을 입고, 향이 강한 화장품은 피하는 게 좋은데요.

 

실제로 벌들이 색깔에 따라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아본 실험 영상입니다.

 

밝은색 모자와 옷에는 거의 접근하지 않는데요.

 

반면 어두운색 모자에는 수십 마리가 모여듭니다.

 

검은 머리카락도 마찬가진데요.

 

[최문보/경북대 식물의학연구소 초빙교수 : "말벌은 곰이라든지 멧돼지라든지 담비 같은 짙은 색 털을 가진 포유동물들이 천적입니다. 그래서 숲속에 갈 때는 밝은색 옷을 입는 게 훨씬 더 유리하고요. 사람한테는 머리카락이 포유동물의 털과 유사하기 때문에 머리에 집중적으로 공격을 당할 수 있어 모자를 착용하는 게 훨씬 유리하다고 보면 됩니다."]

 

만약 벌에 쏘였다면 빨리 소독하거나, 깨끗한 물로 씻은 뒤 얼음찜질해야 통증을 그나마 줄일 수 있습니다.

 

특히 벌 독에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과민성 쇼크가 올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하는데요.

 

벌에 쏘인 뒤 속이 메스껍고 울렁거리거나 구토와 설사,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있다면 빨리 119에 신고한 뒤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