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 고립되면 “누군가 구해주겠죠”

2024.05.09 (15:53)

지난달 7일, 인천 무의도 앞바다.

 

갯벌에서 조개 등을 캐다 고립된 50대 관광객이 해경에 구조됩니다.

 

갯벌에 들어갔다가 물이 들어오는 때를 놓쳐 고립된 건데요.

 

구조 당시 바닷물은 여성의 목까지 차오른 상황이었습니다.

 

3일 뒤 충남 당진에서는, 늦은 밤 50대 남성이 갯벌에 허리까지 몸이 빠져 움직이지 못하다 해경의 도움으로 구조되기도 했는데요.

 

최근 날씨가 풀리면서 이처럼 갯벌 체험을 나섰다 사고를 당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특히, 서해안은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물이 차오르는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한순간의 방심이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하는데요.

 

실제로 지난해 갯벌 사고로 숨진 사람만 12명으로 해마다 10명 안팎의 사망자가 나오고 있습니다.

 

[육지혜/인천해경 하늘바다파출소 경사 : "아무래도 날씨가 4월부터 10월까지는 계속 따뜻해지고, 또 해도 길어지다 보니까 갯벌 활동객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익수 사고나 고립 사고가 자주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얼마 전 사고가 났던 갯벌을 해경과 함께 다시 찾아가 봤는데요.

 

늦은 밤이지만, 사람들이 비추는 플래시 불빛이 여기저기서 보입니다.

 

물이 차는 밀물 시간이 다 됐는데도 갯벌에 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얼마나 위험한 상황인지 모르는데요.

 

["(물때는 확인하고 왔어요?) 물때요? 잘 모르겠어요. (물에 빠져도) 누군가는 구해주겠죠."]

 

깜깜한 밤, 여기저기 흩어진 사람들을 찾기 위해 드론까지 순찰에 나섰습니다.

 

["오늘은 대조기로 물이 빠르게 차오르니 지금 즉시 안전 구역으로 신속하게 이동해주시길 바랍니다."]

 

경고 방송에도 불구하고 사고가 잦아 출입이 통제된 곳까지 들어간 사람들이 보이는데요.

 

[해경 : "여기 출입 통제구역인 거 아시죠?"]

 

[체험객 : "몰랐는데, 오다 보니까 (여기까지 왔네요.) 처음 와서 몰랐습니다."]

 

이처럼 넓은 갯벌에선 방향을 잃고 나도 모르게 먼 곳까지 나가 조개를 잡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개잡이에 몰두하다가, 밀물이 주변을 에워싼 뒤에야 알아차리기도 하는데요.

 

[이근/인천해경 하늘바다파출소 경사 : "밤에는 어둡고 잘 보이지 않아서 방향성과 거리감을 상실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기가 있는 위치를 잊을 수 있고요. 또 밀물과 썰물이라는 게 위치에 따라서 바뀝니다. 그래서 본인이 갯벌 체험 활동하는 장소에 맞게 밀물과 썰물을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밀물의 속도는 시속 7~15km에 달합니다. 

 

성인 걸음보다 2~3배나 빠른 건데요.

 

게다가 갯벌에선 평소처럼 걸을 수 없기 때문에 자신이 생각한 것보다 더 서둘러 나와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밀물 시간보다 1~2시간 전엔 육지로 이동해야 하는데요.

 

또, 아무리 수심이 얕은 갯벌이라도 구명조끼는 반드시 착용해야 합니다.

 

[육지혜/인천해경 하늘바다파출소 경사 : "야간에 갯벌 활동하면 헤드 랜턴도 필수이고, 그다음에 활동하는 중간에 조석표도 확인해야 하니까 방수팩과 핸드폰도 필요합니다. 또 긴급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혼자보다는 두 사람, 세 사람이 함께 갯벌 활동해서 또 긴급 상황에 대응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좋습니다."]

 

만약 갯벌에서 발이 빠졌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갯벌에 빠진 발은 앞뒤로 흔들어 공간을 만든 뒤 한 발씩 빼주면 되는데요.

 

발을 빼낸 곳은 갯벌이 약해져 있는 만큼 다시 딛지 말고, 뒤쪽으로 무릎을 세워 누운 뒤 팔로 몸을 천천히 끌어 빠져나오는 게 가장 효과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