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극하지 말고 시선 분산시켜라”

2021.06.15 (15:26)

홀로 산책을 나선 50대 여성, 야산 입구에 들어서자 주인 없이 떠돌아다니던 대형견이 순식간에 여성을 덮칩니다.

 

개에 물려 3분 넘게 사투를 벌인 이 여성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는데요.

 

지난 2월 경기도 안성의 한 애견카페에서도 아르바이트를 하던 여직원이 맹견에 물려 중상을 입었습니다.

 

이처럼 되풀이되고 있는 개 물림 사고에 시민들의 공포와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는데요.

 

[황미화/부산 해운대구 : "저는 개인적으로 개를 굉장히 무서워하거든요. 아주 작은 개라도 풀어놓고 다니는 사람들 봤는데 그 작은 개에서도 굉장히 공포감을 느껴가지고"]

 

[김정호/서울 용산구 : "저는 강아지들을 좋아하긴 하는데 아무래도 대형견들이 입마개가 없으면 조금 불안한 면이 있죠. 나를 혹시 물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실제로 개에 물려 병원으로 옮겨진 환자만 해마다 2천 명이 넘습니다.

 

하루 6명꼴로 개 물림 사고를 당하고 있는 건데요.

 

하지만 반려견 관리에 대한 견주들의 인식은 여전히 낮은 상황.

 

모든 반려견은 외출할 때 목줄을 해야 하고 반려견의 등록번호와 연락처가 적힌 인식표를 부착해야 하지만 기본적인 의무사항도 잘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만 해도 반려견 관련 위반 건수 중 62%가 목줄과 인식표 미착용으로 인한 경우였는데요.

 

[서국화/동물권 연구 변호사 단체 공동대표 : "반려견을 동반할 때 목줄에 안전장치를 하지 않는 경우에는 50만 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해지게 되고, 이 중에서도 특별히 사람을 물 가능성이 높다고 지금 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맹견 같은 경우에는 목줄이나 입마개 등 안전장치를 하지 않았을 때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해지게 됩니다."]

 

개들이 공격적인 모습을 보일 때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은지 동물 훈련사와 함께 알아봤습니다.

 

개가 나를 보고 계속 짖는 경우 스스로를 방어하고 경계하기 위한 행동일 수 있는데요.

 

이때 뛰거나 뒤돌아 도망가는 행동은 개의 공격 본능을 자극할 수 있으므로 절대 삼가야 합니다.

 

공격적으로 달려드는 개의 경우 대처하기가 쉽지 않은데요.

 

이럴 땐 가방이나 모자 등의 물건을 이용해 개의 시선을 분산시키는 게 중요합니다.

 

본능적으로 날아가는 물건을 따라가는 개의 습성을 이용하는 건데요.

 

이마저도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일단 자세를 낮추고 손으로 목이나 배를 감싸 치명상을 예방하는 것만이 최선입니다.

 

[이웅종/반려동물 행동 교정 전문가 : "주인 없이 돌아다니는 개들이 있을 때 절대적으로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이 ‘저리 가’ 하면서 무엇인가를 던지는 시늉을 한다든지 발로 차려고 한다든지 나를 방어하기 위해서 동작이 커지게 되면 오히려 사냥감으로 여기게 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거든요. 개의 시선을 회피하고 개 스스로가 다른 곳으로 갈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개 물림 사고를 막기 위해선 개를 키우는 견주들의 책임감과 일반 시민들의 배려심이 선행돼야 합니다.

 

개를 키우지 않는 사람의 경우 지나가는 개가 예쁘다고 무조건 다가가거나 만져선 안 됩니다.

 

견주들은 개를 동반하고 외출할 때 목줄 착용 등 반려자가 지켜야 할 준수 사항을 꼭 지키고 다른 사람들이 내 개를 무서워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이웅종/반려동물 행동 교정 전문가 : "요즘 산책을 하다 보면 아직도 목줄을 굉장히 길게 늘어뜨리고 다니는 분들이 많거든요. 만일에 사람들이 지나갈 때는 목줄을 짧게 잡아 준다든지, 개들이 막 짖거나 흥분하는 성향 같으면 교육을 시켜서 차분하게 있을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든지 이렇게 좋은 쪽으로 같이 공유할 수 있는 반려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려동물 천만 가구 시대, 사람과 동물 모두가 행복하게 공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