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위험 ‘여전’…3월에 가장 많다

2021.03.08 (16:42)

추위가 풀리고 바깥 활동이 늘면서 산불 발생의 위험도 커지고 있습니다.

 

올해는 유난히 2월부터 산불 피해가 컸는데요.

 

지난 달 21일 경북 안동에서 난 산불은 250ha, 축구장 350개가 넘는 산림을 태웠습니다.

 

경북 예천과 충북 영동 등 10ha 이상의 대규모 산불이 하루에 4건이나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것도 이례적입니다.

 

최근 10년간 발생한 산불을 보면 절반 이상이 고온 건조한 봄철에 집중됐습니다.

 

그 중에서도 3월은 1년 중 산불 발생이 가장 많은 시기인데요.

 

지난 1일, 전국적으로 많은 비와 폭설이 쏟아지면서 한 달 가까이 이어지던 건조특보가 모두 해제되긴 했지만 아직 안심하긴 이릅니다.

 

 [우진규 / 기상청 예보분석관 : 최근 우리나라 전국에 내린 많은 양의 비와 눈으로 인해서 다소 건조도는 해소된 상태지만 앞으로 봄철로 가는 길목에서 우리나라는 건조한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을 자주 받게 됩니다. 3월 중순부터는 건조한 공기로 인해 대형 산불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봄철 산불의 위력을 알아보기 위해‘국가산불실험센터’를 찾아가 실험해봤습니다.

 

바람도, 경사도 없을 때 2미터 길이로 펼쳐놓은 낙엽이 모두 타는 데 걸린 시간은 5분 38초.

 

초기 산불의 경우를 가정해 경사도를 10도 올렸더니 불은 2분 15초 만에 전소됐습니다.

 

2.5배나 더 빨리 옮겨 붙은 건데요.

 

거기다 초속 3미터의 바람을 더했더니 불과 57초 만에 모두 잿더미가 됐습니다.

 

강풍에 의해 빠르게 번지는 불이 대형 산불로 확산되는 과정도 살펴봤는데요.

 

한 번 붙은 불은 점점 커지면서 주변의 산소를 빨아들여 회오리바람을 만들고 이렇게 만들어진 열기둥이 강한 바람을 만나면 최대 2km 밖까지 날아가게 됩니다.

 

날아간 불똥들이 바짝 마른 산 곳곳으로 옮겨 붙어  큰 대형 산불로 이어지는 건데요.

 

 [권춘근 /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방제연구과 박사 : 무풍, 무경사일 때보다 경사가 주어졌을 경우에는 산불 확산 속도는 2.5배 빠른 것으로 나타났고, 이 때 (초속 6미터) 바람이 불 경우에는 산불 확산 속도는 78배 정도 빠른 것으로 분석이 되었습니다.]

 

산불이 크게 번지는 이유는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 탓이 크지만 그 불씨는 사소한 부주의에서 시작됩니다.

 

지난 10년간 산불이 왜 났는지 그 원인을 살펴보니 산에 간 사람들이 실수로 낸 불이 가장 많았는데요.

 

지난달 21일 경북 예천과 경남 하동에서 잇따라 발생한 산불도 쓰레기 소각이 원인이었습니다.

 

자연적 요인은 어쩔 수 없다지만 부주의로 인한 산불은 충분히 예방이 가능한데요.

 

산에서는 담배꽁초를 비롯한 어떠한 불씨도 쓰지 말아야 합니다. 

 

산불 위험이 높은 통제지역은 절대 들어가지 말고 취사와 야영은 허용된 구역에서만 해야 합니다.

 

산림과 가까운 곳에서는 허가 없이 논밭이나 각종 쓰레기를 태워서도 안 됩니다.

 

이렇게 조심했어도 산불이 났다면 가장 먼저 119에 신고를 한 후 나뭇가지 등으로 작은 불씨를 두드리거나 외투나 흙을 이용해 꺼야 합니다.

 

산불이 커졌다면 화재가 일어난 곳에서 멀리 떨어진 안전한 곳으로 빨리 대피해야 합니다. 

 

대피할 여유가 없을 땐 주변에 낙엽이나 나뭇가지가 없는 곳에서 얼굴을 가리고 불길이 지나갈 때까지 엎드려 있어야 합니다.

 

 [권춘근 /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방제연구과 박사 : 봄철에는 본격적인 영농준비에 들어가고 또한 건조한 기후, 강한 바람이 불기 때문에 작은 불씨가 쉽게 산으로 옮겨 붙고 대형 산불로 번질 수 있는 가능성이 높습니다. 작은 불씨라도 철저하게 관리하는 습관을 가져야겠습니다.]

 

우리의 소중한 산림을 산불로부터 지키기 위해선 자발적인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사람의 실수로 인한 인위적인 산불이 더는 발생하지 않도록 모두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