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기구 아냐”…안전수칙 무시

2021.04.05 (13:21)
코로나 시대 비대면 교통수단으로 자전거 이용자가 늘고 있습니다.

실내 체육시설 이용에 제한이 많아지고 출퇴근길 복잡한 대중교통 이용을 꺼리는 분위기가 생기면서 비대면 야외 운동이 가능한 자전거가 건강도 챙기고, 환경도 지키는 ‘착한 교통수단’으로 떠오른 건데요.

지난해 서울시에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줄고 그만큼 공유 자전거를 빌려 사용한 사람들이 늘었습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자전거 길’을 검색해 이용한 사람들도 1년 전에 비해 180% 넘게 증가했는데요.

문제는 자전거 인구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사고도 증가한 겁니다.

경찰청 통계를 보면 지난해 자전거를 타다 목숨을 잃은 사람은 198명으로 전년도에 비해 10.6%나 늘었습니다.

사고의 원인을 살펴보면 자전거 운전자가 안전운전 의무를 지키지 않아 생긴 경우가 가장 많았는데요.

‘도로 위의 무법자’가 되지 않으려면 자전거 이용자들도 교통 법규와 안전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합니다.

사용자들의 안전에 대한 인식도 문제지만 위험에 노출된 도로 자체도 문제입니다.

자전거 이용자는 늘고 있지만 안전하게 통행할 수 있는 환경은 아직 부족한 건데요.

[양승우 /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 "우리가 자전거도로를 만들 때 차로 옆에 만들게 되어 있고 그러면 결국은 차도에서 건물로 들어가려고 하는 우회전 차량과 충돌을 할 수밖에 없는 그런 기본적인, 구조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자신의 안전을 타인의 주의에 맡길 수는 없기 때문에 자신의 안전은 자신이 항상 예상하고 주의하면서 타야 된다는 것이고요."]

평일 오후, 자전거를 타고 서울 도심의 ‘자전거 전용 차로’를 직접 이용해봤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화물차가 앞을 가로막습니다.

오토바이도 빠르게 지나가는데요.

버스 정류장의 버스도 피해야 합니다.

불법 주정차 차량들에 막혀 자전거가 지나갈 공간조차 없는데요.

교차로에서는 우회전하는 차량과 부딪힐 뻔한 아찔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결국 자전거와 차량이 뒤섞인 채 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

[이용선 / 서울시 동작구 : "차가 갑자기 자전거도로를 침범을 하잖아요. 엄청 위험한 거예요. 그건"]

[이인준 / 경기도 광명시 : "불법 주정차 되어 있는 차들이나 우회전하는 차들도 자전거를 신경 안 쓰고 그냥 휙휙 지나다니니까 자전거가 미리 확인하고 멈춰 서야 하는 경우가 많죠."]

그렇다면 자전거를 안전하게 타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안전모와 안전조끼 같은 보호 장비를 착용하고 주행 전 체인과 브레이크, 타이어 등에 이상이 없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주행 중에는 최대한 자전거도로를 이용하고 자전거도로가 없는 곳에서는 도로의 우측 가장자리로 통행해야 합니다.

그리고 운행 중 휴대전화와 이어폰은 절대 사용하지 말아야 하는데요.

장거리 운행 시 스마트폰의 내비게이션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반드시 자전거를 멈춘 상태로 작동해야 합니다.

자전거는 도로교통법상 ‘차’로 정의하고 있어 음주운전을 해서도 안 됩니다.

자전거 음주운전 적발 시 혈중알코올농도가 0.03% 이상인 경우 범칙금 3만 원, 음주 측정 거부 시 범칙금 10만 원이 부과되므로 음주운전은 반드시 삼가야 합니다.

[정경옥 /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 : "자전거가 가해자에 해당하는 사고가 최근 통계로 보면 40%를 넘습니다. 자전거를 타는 게 놀이기구를 타는 게 아니라 자동차를 운전하는 거랑 똑같이 운전을 하는 거라는 점을 인식하는 게 중요하고요. 자전거도 차이기 때문에 도로교통법상으로도 차도를 같이 달릴 수 있는 차라는 점을 자동차 운전자들은 인식을 하고 받아들일 필요가 있는 부분이고요."]

야외활동하기 좋은 봄철, 자전거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해선 이용자들의 안전 의식 습관화와 법규 준수, 그리고 서로 간의 배려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