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나갈 때 가장 위험…진정시키고 이동”

2022.05.24 (10:03)
강원도 춘천의 한 주택가 골목, 산책을 나온 80대 할머니를 사냥개 3마리가 공격합니다.


공격은 2분 넘게 이어졌고, 할머니는 뼈가 드러날 정도로 크게 다쳤는데요.

경기도 남양주에서는 50대 여성이 갑자기 달려든 개에 물려 숨지는 사고도 있었습니다.

이처럼 되풀이되고 있는 개 물림 사고에 시민들의 공포와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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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애/서울시 구로구 : “아이들이 예쁘다고 쓰다듬어 줄 때 그 개들이 갑자기 돌변해 물 것 같아서 그게 좀 걱정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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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서울시 구로구 : “본인들은 자기 개가 제일 착하고, 사람도 안 물고 그런다는데 보는 입장에서는 좀 위협적인 면이 있어요.”]

소방청의 통계를 보면 지난 5년 동안 해마다 2천 건 이상의 개 물림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하루 평균 여섯 명꼴로 개에게 물려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건데요.

특히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5월에서 8월 사이, 사고가 집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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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홍준/수의사 : “일단 봄철에 접촉이 더 많기 때문이에요. 아무래도 산책을 많이 다니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사람들과 접촉이 더 많아지니까 (개 물림 사고가) 확률적으로 올라가는 거죠. 산책하러 다니면서 낯선 사람을 보면 무서워서 짖는 개들이 있는 반면에 공격하는 개들도 있는 거죠.”]

개 물림 사고의 상당수는 주인이 개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서 일어나는데요.

가장 먼저 신경 써야 할 것은 바로 개의목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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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종/동물 훈련사 : “반려견이 돌발적인 행동을 할 때 보호자가 제대로 통제가 안 되는 게 개 물림 사고로 이어지는데, 통제시키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도구가 목줄인 거죠. 목줄 길이가 너무 길면 순간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너무 떨어지니까 목줄을 2m 이내로 짧게 잡아서 통제해주면 개 물림 사고도 줄일 수 있는 거죠.”]

목줄은 주인이 개를 통제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입니다.

이 때문에 주인은 항상 짧은 목줄로 개를 언제든 제지할 수 있어야 하는데요.

특히 가장 흥분하거나 긴장하기 쉬운, 산책을 나서기 전엔 집 안에서부터 개의 흥분을 가라앉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문밖을 나설 때도 주인보다 앞서나가게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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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종/동물 훈련사 : “산책하러 나갈 때 개 물림 사고가 많이 나요. 산책하러 나가는 게 너무 좋아서 흥분한 거라면 사람들한테 공격적인 모습으로 나타나진 않아요. 흥분한 것과 예민한 것, 스트레스를 받거나 경계하는 건 (흥분한 것처럼 보이는) 한 가지 행동으로 나오지만 그 안의 감정 상태는 다 다르거든요. 안에서 밖으로 나가는 연습, 나갈 때 차분하게 나가는 연습을 꾸준히 하는 것이 (개 물림) 사고를 줄이는 거고...”]

만약 나에게 공격성을 보이거나 흥분한 개를 만났다면 최대한 개를 자극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뛰거나 소리를 지르면 개의 공격 본능을 자극하기 때문에 침착하게 천천히 걸어서 그 장소를 벗어나는 게 좋은데요.

겁이 난다고 뒤돌아 도망가거나 물건을 던지는 등의 행동 역시 피해야 합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개에 물렸다면 빠른 처치가 가장 중요한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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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배/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강아지 등 동물 이빨에 물린 경우 겉보기에는 상처가 작아도 안으로 깊이 균이 들어가 있을 수 있고요. 그다음에 피부 손상 외에도 근육이나 힘줄 또는 신경 등에 손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 균이 혈액을 통해서 몸에 염증을 일으키는 패혈증까지도 진행될 수 있고요.”]

만약 개에 물려 상처가 났다면 안전한 장소로 이동한 뒤 흐르는 물에 상처를 깨끗이 씻어야 합니다.

그리고 상처를 수건이나 거즈로 덮은 뒤 최대한 빨리 병원에 가서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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