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주차장을 빠져나가는 차량 앞으로 전동킥보드 한 대가 갑자기 튀어나옵니다.
무단횡단을 하거나, 신호를 어기고, 심지어 역주행을 하다 사고가 나기도 하는데요.
전동킥보드 사용자가 증가하면서 관련 사고 역시 크게 늘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5년간 전동킥보드를 포함한 개인형 이동장치로 인한 교통사고는 2017년 117건에서 지난해 1,735건으로 15배 가까이 급증했는데요.
[임경숙/행정안전부예방안전과장 : "전동킥보드는 (공유 서비스를 통해) 인터넷이나 모바일로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보니 사용자가 많아지고, 사고도 늘어나고 있는데요. 특히 전동킥보드 정도의 속도는 위험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지켜야 할 안전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안타까운 사고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동킥보드 사고의 절반 이상은 퇴근 시간인 오후 6시부터 밤 12시 사이 집중됩니다.
최근엔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로 모임이 늘면서 야간에 음주 상태로 전동킥보드를 타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요.
심야에 택시 잡기가 어렵다 보니 공유 서비스를 이용해 전동킥보드를 타고 귀가하는 일이 많아진 겁니다.
[임경숙/행정안전부예방안전과장 : "이륜차나 전동킥보드 같은 두 바퀴 차는 신체가 (외부에) 노출되어 있다 보니 차량에 부딪히거나 넘어졌을 때 큰 피해로 이어지기 쉽고요. 특히 전동킥보드는 좁은 발판에 두 발을 고정하고 있어 더욱 위험한 상황에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여기에 음주까지 더해지면 반사 신경이 둔해져서 굉장히 위험합니다."]
안전사고가 잇따르자 지난해 5월, 전동킥보드와 같은 개인형 이동장치에 대한 규제가 강화됐는데요.
전동킥보드를 타려면 만 16세부터 취득할 수 있는 원동기 면허 또는 그 이상의 운전면허를 소지해야 합니다.
이동할 땐 반드시 안전모를 써야 하고, 다른 사람과 전동킥보드 한 대에 같이 타서도 안 되는데요.
[전제호/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 : "전동킥보드의 경우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채 운행하다 경찰에 적발되면 범칙금 2만 원이 부과됩니다. 그리고 위법이 잦은 인도 주행의 경우에는 범칙금 3만 원, 그리고 절대 하면 안 되는 음주운전 같은 경우에는 적발 시 범칙금 10만 원이 부과됩니다."]
전동킥보드는 자전거나 보행자보다 빠르지만 야간엔 눈에 잘 띄지도 않다 보니 사고 위험에 노출되기 쉽습니다.
또 바퀴가 작고 무게중심이 높은 곳에 있어 앞바퀴가 도로 턱에 걸리기라도 하면 순식간에 앞으로 쏠리면서 넘어질 수 있는데요.
게다가 빠른 속도에 비해 제동력은 부족해 갑작스러운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것 역시 쉽지 않습니다.
실제 실험 결과를 보면 시속 20km로 주행한 전동킥보드의 정지거리는 5.2m.
반면 시속 25km 일 때는 정지거리가 20% 넘게 늘어났는데요.
그만큼 돌발 상황에 대응할 여유가 줄어든다는 뜻입니다.
[전제호/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 : "전동킥보드의 현행 최고 속도는 시속 25km입니다. 이는 보행자나 자전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속도가 빠르고, 전방에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완전히 멈추기까지 약 7m의 정지거리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안전거리를 유지하고 전방의 돌발 상황에 충분히 대처할 수 있기 위해서는 속도를 낮춰야 합니다."]
전동킥보드 교통사고를 줄이려면 이용자의 안전 운행 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도로에서 킥보드를 탈 땐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고 자전거 도로가 없으면 차도의 오른쪽 가장자리에서 타야 합니다.
또, 사람들이 다니는 인도에서는 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데요.
급가속, 급감속 등 갑작스러운 작동을 삼가고 내리막길에선 높아지는 속도로 제동이 어려울 수 있는 만큼 천천히 운행하는 게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