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했는데…맑은 날이 더 위험”

2022.06.21 (18:15)

해양경찰과 민간 어선이 구조를 하고 있습니다.

 

 일가족 3명이 파도에휩쓸렸다는 신고가 접수된 건데요.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과119가 30대 엄마와 6살 어린이 두 명을구조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세 명 모두 숨졌습니다.

 

 지난 2월 경북 영덕에서도해안가 갯바위에서 11살 어린이가 바다로 떨어져 목숨을 잃는 사고가 있었는데요.

 

 두 사고 모두 너울성 파도에 휩쓸린 걸로 추정됩니다.

 

[박종율/국립재난안전연구원 해안안전연구팀 연구사 :"너울성 파도는 잔잔한 바다에서 거대한 파도가 갑자기 밀려와 방파제, 갯바위 등을순식간에 쓸고 지나가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너울성 파도는 정확한 예측이어려울 뿐만 아니라 사전 예고 없이 내습하기 때문에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파도에 휩쓸려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파도’라고 부르는 것에는 ‘풍랑’과 ‘너울’이 있는데요.

 

 풍랑은 바람에 의해 만들어지는 일반적인 파도로 규칙적이고, 주기도 짧습니다.

 

 반면 너울은 먼 곳에서 만들어진 파도로 주기가 길고, 무엇보다 불규칙적으로 해안가를 덮치는데요.

 

 또한 이동 속도가 매우 빠르고,해안에 가까워질수록 작은 파도들을 흡수하면서 급격히 물결이 높아져 더 위력적입니다.

 

[김원보/강원지방기상청 주무관 : "너울성파도로 인한 사고는 맑은 날, 안전할 것 같은 날에 주로 발생을 합니다. 일반적인 파도와 달리 너울성 파도는 멀리 떨어진 바다에서 발생한 풍파가 전달되기 때문에 바람이 없고 맑은 날씨에도발생을 하며 특히 육안으로 보기에는 잔잔해 보이지만 파도의 주기가 8초 이상으로 길기 때문에 많은 양의에너지가 해안가로 밀려와 위험성이 매우 높습니다."]

 

 실제로 파도의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본 모의실험 영상입니다.

 

 150분의 1 크기로축소한 마을에 3미터 높이의 파도가 치는 상황을 가정해 봤는데요.

 

 방파제가 파도를 어느 정도 막아냅니다.

 

 하지만 먼바다에서 너울을 일으키니 해안가에 도달하자 약 9미터 높이의 파도로 변하는데요.

 

 순식간에 방파제를 넘어 마을을 물바다로 만듭니다.

 

[박종율/국립재난안전연구원 해안안전연구팀 연구사 :"너울성 파도는 일반적인 풍랑에 비해 파장이 길고, 한 번의 파도 주기에 바닷물양이 몇 배나 되기 때문에 해안 지역의 시설물 파손 또는 가옥 침수 등 피해를 유발하기도 합니다. 파고가 7미터 정도일 경우에는 방파제에 미치는 충격은 1평방미터당 30톤 정도이며, 이는 승용차가 시속 50킬로미터 속도로 달리다 콘크리트 벽에 충돌하는 것과 같은 위력입니다. 해안가를산책하는 관광객들이나 낚시하는 사람들, 연안 지역에서 생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경우 조금 위험할 수있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선 특히 ‘동해’를 가장 조심해야 하는데요.

 

 기상청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최근 10년간 연평균 너울 발생 일수는 동해가 86일, 남해 49일, 그리고서해 26일이었습니다.

 

 동해가 서해보다 3배이상 많은 건데요.

 

 동해는 수심이 깊고, 섬과같이 파도를 막아줄 장애물이 적어 파도의 힘이 약해지지 않고 해안까지 그대로 밀려들어오기 때문입니다.

 

[김원보/강원지방기상청 주무관 : "너울성파도는 바람과 관계가 깊습니다. 바람이 강한 겨울철뿐 아니라 저기압,태풍 등의 영향으로 동해상에 강한 바람이 불 경우 사계절 내내 너울의 위험성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궂은 날씨가 물러간 다음, 맑은 날씨에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해안가에서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해안가나 갯바위, 방파제등에 갈 땐 TV나 라디오, 인터넷 등을 보며 수시로 기상뉴스를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파도가 높거나, 사고가발생했던 해안가라면 아예 출입을 하지 않는 게 안전한데요.

 

 기상청이 발표하는 '너울위험지수'를 확인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양호, 관심, 주의, 경계, 위험 5단계로 구분해 예측정보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이 정보는 ‘해양기상정보포털’ 사이트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