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를 달리던 승용차 한 대가 불길에 휩싸였습니다.
소방대원이 소화액을 연신 뿌리는데도 폭발음과 함께 하얀 불꽃이 튀는데요.
불은 엔진룸 전체를 태우고 나서야 가까스로 진화됐습니다.
소방 당국은 엔진이 과열돼 불이 난 것으로 추정했는데요.
또, 충북 청주에선 주행 중 브레이크 과열로 대형 크레인 차량의 타이어에 불이 나기도 했습니다.
최근 5년간 통계를 보면 차량 화재는 연평균 3천 건 이상 발생하고 있는데,매일 8대 넘는 차량에 불이 나는 셈입니다.
오랜 시간 운전으로 엔진이 과열돼서, 혹은 차량 내부에 오일이나 연료가 새서,그리고 냉각수가 부족해도 불이 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추석 연휴, 장시간 운전을 계획하고 있다면 차량 화재에 더욱 대비 해야하는데요.
[김필수/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 : "주행하다 불이 나는 이유는 90퍼센트 이상이 엔진 쪽 문제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엔진오일이나냉각수 부족으로 엔진이 과열돼서 가연성 물질에 불이 옮겨붙는 경우도 있고, 또 전선이 열화돼 문제가 생기면서 불꽃이 튀어 가연성 물질에 옮겨 붙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냉각수가 부족할 때 장시간 주행할 경우를 실험한 영상입니다.
보닛을 열고 가속 페달을 밟았더니 5분도 안 돼 냉각수 보관 탱크 주위에서 흰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엔진을 식혀야 할 냉각수가 끓어올라 수증기로 변하면서 엔진 온도가 급격히 올라간 건데요.
이때 주변에 가연성 물질이라도 있으면 불이 옮겨 붙어 화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차량이 몰리는 정체 구간에서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것 역시 화재의 원인이 될 수 있는데요.
주행 중엔 엔진룸에 공기가 순환돼 열을 식혀주지만 정차한 상태에선 공기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엔진에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박병일/자동차 정비 명장 : "차량이 저속으로 가다 서기를 반복할 때 엔진 온도가 더 올라가요. 고속으로 달리면 자연스럽게 바람이 엔진룸으로들어오잖아요. 그걸로 냉각하기 때문에 엔진 온도가 많이 안 올라갑니다. 요즘 자동차는 전기 장치들이 워낙 많아 불이 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에 미리 점검하는 게 좋죠. 연료가 누유되는지, 오일이 누유되는지, 온도가 높은 장치 가까이에 가연성 물질이 있는 건 아닌지 이런 것들을 다 점검해보고요."]
엔진 과열을 예방하려면 냉각수의 양과 상태를 수시로 점검하고, 관련 부품도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오일은 각종 장치의 열을 낮추는 역할을 하는 만큼 항상 적정량을 유지하고,자주 점검해야 하는데요.
이렇게 충분히 예방하고 대비했어도 주행 중 차에 불이 났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화재를 인지했다면, 그 즉시 차량의 속도를 서서히 늦춰 차를 갓길에 세우고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야 합니다.
보닛을 손으로 만질 수 있을 정도의 초기 화재라면 직접 열어 소화기로 진화하고,보닛 밖으로 불길이 보인다면 절대 직접 열거나, 손대지 말고 차량에서 멀리 떨어져 119에 신고한 뒤 출동을 기다려야 하는데요.
화재에 대비해 차량용 소화기를 미리 준비하고, 작동법을 익혀두는 게 좋습니다.
이때 소화기는 운전석 문에 달린 수납 공간이나 조수석 앞 글러브 박스 등 운전자와 가까운 곳에 둬야 하는데요.
특히, 소화기를 트렁크에 넣어두는 경우가 있는데, 긴급 상황에 무용지물이 될 수 있습니다.
[김필수/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 : "국내에서는 7인승 이상 차량은 의무적으로 소화기가 내부에 설치돼 있어요. 그런데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매우 많죠. 내 차에 소화기가 어디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런데 일반 승용차는 소화기가 의무적으로 설치가 안돼 있어요. 그러다 보니 스스로 준비해야 하는데 혹시라도 불이 났을 때 소화기 하나가 내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하고요. 불을 못 끈다고 하더라도 지연시킬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대피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늘려준다는 거죠."]
언제 언제서든 발생할 수 있는 차량 화재.
화재가 일어나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주기적인 점검으로 얼마든지 막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