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5일, 제주에선 한 70대 남성이 발열 증상으로 응급실을 찾았습니다.
진단 결과 ‘중증 열성 혈소판 감소 증후군’, SFTS 양성 판정을 받았는데요.
이 남성은 치료를 받던 중 결국 숨졌습니다.
지난 7월엔 강원도 춘천에서 밭일을 하던 80대 노인이 목숨을 잃었고, 충북 청주와 경북 영덕 등에서도 SFTS에 걸려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SFTS는 바이러스를 보유한 작은소피참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는 질환입니다.
국내에 첫 환자가 발생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1,500여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사망자도 270여명에 이를 만큼 치명적인데요.
치료제도, 백신도 없어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조심하는 게 최선입니다.
환자 발생 시기를 보면 야외 활동이 활발한 5월에서 10월 사이 집중적으로발생하는데요.
다음 달까지는 계속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신나리/질병관리청 인수공통감염병관리과 보건연구관 : "올 추석은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된 뒤 맞는 첫 명절인 만큼 성묘 등 야외 활동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드기는 풀이 있는 곳이면 어디서든 서식할 수 있기 때문에 산속이나 논 밭 등 인적이 드문 곳 뿐만 아니라 산책, 등산, 캠핑, 낚시, 주말농장 등 일상생활이나 여가 생활을 하는 과정에서도 진드기에 물려 SFTS에 걸릴 수 있으므로 조심하기를 당부드립니다."]
야생 진드기에 물려 SFTS에 걸리면 고열과 설사,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치사율이 높은 만큼 빠른 치료가 중요한데 코로나19 초기 증상과 비슷하다보니 진단이 늦어져 치료 시기를 놓칠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이재갑/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 "초기 증상은 둘다 열이 나는 증상이고, 근육통이기 때문에 구분이 어려운데요. 코로나19 같은 경우 호흡기 감염병이기 때문에 기침이라든지 인후통, 콧물 이런 호흡기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SFTS 같은 경우는 몸 전체에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 증상들이 나타나기 때문에 호흡기 증상이 흔하게 나타나지는 않습니다."]
질병관리청의 역학조사 결과를 보면, SFTS는 농촌 지역에 거주하는 65세 이상의 노인에게 특히 취약합니다.
나이가 많아질수록 치사율도 높았는데요.
면역력이 약한 데다 농작업 등의 야외 활동이 잦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또, 지난해 환자들의 감염 경로를 보면 절반 가까이가 농사나 텃밭 작업과 같은 농작업을 하다 발생했는데요.
[신나리/질병관리청 인수공통감염병관리과 보건연구관 : "노인들의 경우 고혈압, 당뇨 등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고, 면역력도 약하기 때문에 젊은 연령층보다 바이러스에 더욱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지방에는 혼자 살거나, 부부만 함께 사는 노인 가구가 많은 만큼 자주 부모님이나 이웃 어르신들의 안부를 확인하고, 진드기에 물렸을 때 걸릴 수 있는 감염병과 증상은 어떤 게 있는지, 또 예방할 방법은 무엇이 있는지 미리미리 알려드리는 게 중요합니다."]
진드기에 물리지 않기 위해서는 야외 활동을 할 때 긴 소매와 긴 바지를 입고 장갑과 장화를 착용해 피부 노출을 최대한 줄여야 합니다.
옷소매는 단단히 여미고, 옷 위에는 진드기 기피제를 뿌리는 게 좋은데요.
또 풀밭에 눕거나, 옷을 벗어두거나, 그대로 앉지 말고 집에 와서는 진드기에 물리지 않았는지 꼼꼼히 확인한 뒤 깨끗이 씻고, 입은 옷은 충분히 털어 세탁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