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스몄다 얼어붙어…“출근시간 조심”

2022.12.23 (13:39)

고속도로 위에 차들이 뒤엉켜있습니다.

 

1톤 화물차가 앞서가던 5톤 화물차를 들이받고 멈춰 서자 뒤따르던 차들이잇따라 추돌한 건데요.

 

안개 낀 다리 위에 차들이 줄줄이 서 있습니다.

 

화물차 한 대가 미끄러지면서 차량 16대가 연이어 추돌해 도로가 아수라장이됐는데요.

 

모두 도로에 낀 살얼음, 즉 '블랙 아이스' 때문입니다.

 

블랙 아이스는 눈이 녹은 물이나 비가 도로에 스며들었다가 얇게 얼어붙는 도로결빙 현상인데요.

 

하지만 눈길이나 빙판길과 달리 운전자들에겐 단순히 도로가 젖어있는 것처럼보여 사전에 인지하고 대처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박완진/경기도 고양시 : "운전하다가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멀쩡한도로에서 쭉 미끄러지는 거예요. 차가 썰매 타듯이 미끄러지니까 깜짝 놀라게 되죠."]

 

[서운성/경기도 용인시 : "(블랙 아이스를 지나가면) 차가 미끄러져서제동이 안 되는 게 가장 겁이 많이 나고요. 그러다가 다른 차에 부딪힐까 봐..."]

 

최근 5년 동안 도로 결빙으로 발생한 교통사고는 4천 900여 건.

 

모두 122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눈 쌓인 도로보다도 3배 이상 많은 수치입니다.

 

예상치 못한 빙판에 빠른 속도로 달리던 차가 그대로 미끄러지다 보니 일반교통사고보다 치명적인데요.

 

특히 겨울철 아침, 출근 시간을 조심해야 합니다.

 

[권지원/한국교통안전공단 화성체험교육센터 교수: "낮에 내린 눈이나비가 노면에 스며들어 있어요. 그리고 밤이나 새벽에 얼어붙기 때문에 아침 출근 시간대에 (블랙 아이스를) 자주 볼 수 있고요. 그리고 출근 시간대엔교통량도 많기 때문에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결빙 도로가 얼마나 위험한지 알아본 실험 영상인데요.

 

살얼음이 낀 도로에서 시속 50km로 운전하다가 브레이크를 밟아 제동거리를측정해보니 마른 도로에선 10미터였던 제동거리가 5배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김용대/도로교통공단 안전교육부 교수 : "빙판길은 마찰력이 거의제로에 가깝기 때문에 시속 30km만 돼도 제동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운전자가 충분히 감속하고, 안전거리를 확보해야 하는데 도로교통법에도 눈이 20mm 이상 쌓이거나 노면이 얼어붙었을 때는 제한 속도의 절반 이상 감속해 운전해야 한다고 되어 있고요."]

 

이 때문에 블랙 아이스가 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구간이 나오면 무조건 속도를 줄여야 합니다.

 

그러려면 블랙 아이스가 자주 생기는 위험구역을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는데요.

 

도로가 그늘지고 온도가 낮아 얼어붙기 쉬운 곳, 다리 위나 터널 출입구,그늘진 곡선도로 등에서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만약 블랙 아이스에 차량이 미끄러졌다면 당황해서 핸들을 급하게 돌리거나 급제동을 해선 절대 안 되는데요.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거나 핸들을 꺾으면 차가 크게 돌거나 차선을 넘어 다른차량과 부딪힐 위험이 크기 때문입니다.

 

또, 겨울철 미끄럼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선 차량 관리도 중요한데요.

 

[권지원/한국교통안전공단 화성체험교육센터 교수 : "겨울엔 차량주요 부품 가운데 제동 장치 그리고 타이어 쪽을 집중해서 잘 관리해줘야 합니다. 제동 장치는 ABS(바퀴 잠금 방지 제동 장치) 등을 확인해 주는게 좋고요. 브레이크 패드, 브레이크액도 미리미리 점검해주는 게 좋고요."]

 

날이 추워지면 타이어의 공기압이 낮아지는데 이럴 때 제동 능력도 떨어집니다.

 

공기압이 낮아지면 접지면의 압력이 떨어져 타이어에 패인 홈이 제동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