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 방치하면 치매·심혈관질환까지

2023.03.02 (11:39)

40대 남성의 얼굴에 뇌파 측정기를 붙이고 있습니다.

 

불면증의 원인을 찾기 위해 수면 검사를 하는 건데요.

 

관찰 카메라로 남성의 잠자리를 지켜보니 계속 뒤척이고, 깊이 잠들지 못합니다.

 

무호흡 상태가 이어지면서 숨을 쉬기 위해 잠에서 자꾸 깨는 현상이 반복됐는데요.

 

이처럼 깊이 잠들지 못하고 불면증을 앓는 환자는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2017년 56만여 명이던 환자 수가 2021년엔 68만여 명으로 4년 사이 20% 넘게 증가한 건데요.

 

병원을 찾진 않지만, 늘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사람들까지 고려하면 불면증 환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종우/수면 클리닉 원장 : "(불면증은) 잠드는 시간이 최소 30분 이상 걸리거나 또는 자다가 자주 깨는데다시 잠들기가 어렵거나, 새벽에 일찍 일어났는데 다시 잠들지 못하는 증상과 동시에 낮에 활동도가 떨어지거나, 기억력이 떨어지거나, 피로를 많이 느끼는 증상이 동시에 동반돼야합니다."]

 

그렇다면 불면증은 왜 생기는 걸까.

 

일시적인 불면증은 새로운 직장이나 이사 등 생활 리듬이 바뀌었거나 여행으로 인한 시차 등 외부적 요인이 큽니다.

 

이런 이유라면 대부분 며칠 내로 증상이 나아지는데요.

 

하지만 심리적으로 기분이 우울하거나 불안해 생기는 불면증은 만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중장년층과 고령층의 경우 불면증을 방치하면 또 다른 질환을 불러올 수도 있어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데요.

 

실제로 국내 한 대학병원 연구팀의 조사 결과를 보면, 쉽게 잠들지 못하고 30분 이상 뒤척이는 사람의 경우, 치매 초기 증상으로 볼 수 있는 ‘경도 인지 장애’나 치매 같은 인지 기능 저하가 발생할 확률이 그렇지않은 사람보다 40%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잠을 자는 동안 뇌에 쌓인 나쁜 단백질이 배출돼야 하는데, 불면증이 이 활동을 저하시키는건데요.

 

또, 수면 부족은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을 8배이상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이유진/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자는동안엔 깨어 있을 때와 비교해 혈압이 10% 정도 떨어지게 되거든요. 자는 과정이라는 건 쉬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건데, 잘 쉬지 못하니까 정상적으로 혈압이 떨어지는 현상이 없어지고 그렇게 매일 24시간을 생활하게 되면 심혈관계에 큰 부담이 되죠. 그래서 이런 것들이 고혈압이나 뇌졸중, 부정맥 같은 심뇌혈관 질환과 연관될 수 있습니다."]

 

건강한 수면을 위해서는 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고 낮잠은 최대한 피해야 하는데요.

 

햇빛이 비치는 낮에, 30분에서 1시간 정도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이종우/수면 클리닉 원장 : "가벼운 반신욕을 한다든지, 가벼운 운동을 한다든지 또는 독서한다든지 그런 정적인 활동을 하는 것도 수면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불면증은 본인이 사실 통제나 조절하기가 힘든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그다음 날 나의 컨디션이나 일상 자체를 스스로 조절하거나 유지하기 힘든 상태라면 그것을 불면증으로 생각하고 병원을 찾는 게 좋겠습니다."]

 

자려고 누웠을 때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이나 TV 등 전자기기를 보는 것도 피해야 하는데요.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푸른빛의 청색광이 카페인처럼 뇌를 활성화해 잠을 유도하는 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