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이 사고 위험 3배 더 높아”

2023.04.17 (15:05)

갑자기 뛰어나온 어린이가 주행하던 차량과 그대로 부딪칩니다.

 

길가에 세워진 차 뒤에서 어린이가 갑자기 튀어나오기도 하는데요.

 

모두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일어난 교통사고입니다.

 

[차재민/인천시 계양구 : "교통사고 당해서 많이 다칠까 봐 무섭고,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으니까 약간 좀 무서운 것도 있어요."]

 

[김춘난/인천시 계양구 : "(어린이들은) 키가 작아서 사각지대가 많으니까 차들이 제대로 못 볼 수가 있잖아요. 그게 제일 걱정돼요."]

 

어린이보호구역에서의 교통사고는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부터 늘기 시작해 4월부터 6월 사이 가장 많이 발생합니다.

 

특히 몸집이 작은 저학년에 피해가 집중됐는데요.

 

어린이보호구역에서 걸어가다 다치거나 목숨을 잃은 사상자 수를 보면, 초등학교 1학년생이 6학년생에 비해 3배 이상 많았습니다.

 

목숨을 잃은 사망자 역시 10명 가운데 7명은 초등학교 1, 2학년생이었는데요.

 

[민우근/한국교통안전공단 안전관리처 연구교수 :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의 키는 보통 차량의 높이보다 낮은 경우가 대부분이며, 이에 따라 사고 위험에 쉽게 노출됩니다. 또한 나이가 어릴수록 충동적으로 뛰거나, 목적 없이 도로를 배회하는 등의 행동 특성을 보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보행자와 운전자의 시야를 가리는 불법 주정차도 문젭니다.

 

실제로 불법 주차 때문에 어린이들이 얼마나 위험한지 확인해 봤는데요.

 

안 그래도 좁은 길이 길가에 세워진 차들 때문에 더 좁아졌습니다.

 

어린이들은 차량을 피하느라 벽에 바짝 붙다시피 걸어가는데요.

 

좁아진 길 한가운데서 차와 맞닥뜨리기도 합니다.

 

이런 불법 주정차 차량이 운전자와 어린이의 시야를 얼마나 가리는지 확인해 봤는데요.

 

초등학교 저학년생의 눈높이로 풍선을 들고 주차된 차량 뒤에 앉아봤습니다.

 

다가오는 차량 운전자는 주차된 차 옆을 다 지나칠 때가 돼서야 풍선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어린이의 시선에서 봤을 때도 주차된 차를 다 벗어나고 나서야 다가오는 차량이 보입니다.

 

[한문철/교통사고 전문 변호사 : "현재 어린이보호구역의 불법 주정차 차량에 대한 과태료는 12만 원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근절이 안 되고 있어요. 과태료가 좀 더 높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처음에는 20만 원, 두 번째는 30만 원, 세 번째는 50만 원. 그러면 과연 불법 주정차를 할 수 있을까요? 불법 주정차 차량 때문에 안 보여서 사고가 났을 때 법원에서는 (불법 주정차 차량에) 20% 정도 책임을 묻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50% 이상은 책임을 물렸으면 좋겠습니다."]

 

운전자라면 어린이보호구역은 물론, 어린이들의 이동이 많은 곳을 지날 때는 속도를 크게 줄여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야 합니다.

 

또, 사고를 막기 위해선 어린이들에게도 평소 교통사고의 위험성에 대해 꾸준히 알릴 필요가 있는데요.

 

[한문철/교통사고 전문 변호사 : "어린이보호구역에서는 언제 어디서든 어린이들이 튀어나올 수 있다는 마음으로, 제한속도 시속 30km만 지켜서 되는 것이 아니고 일정한 거리, 어린이보호구역이 마냥 긴 건 아니잖아요. 이를테면 100m라든가 또는 200m라든가 그 거리는 사람이 걷는 속도로 간다는 마음으로 시속 10km 정도로 천천히 가야겠습니다. 또 어린이들에게는 뛰지 말고, 횡단보도를 이용하고, 반드시 나의 안전을 내 눈으로 확인한 다음에 건너도록 교육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만약 사고 위험성이 느껴지는 어린이보호구역이 있다면 스마트폰 ‘안전신문고’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개선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