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길 낙상 “고관절 골절 치명적”

2024.01.17 (10:27)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시민들의 옷차림도 두꺼워졌습니다.

 

거리 곳곳엔 살얼음판이 생겼는데요.

 

이맘때 노인들은 길을 걷다 넘어져 다치는 '낙상'이 제일 걱정입니다.

 

[전복임/서울 강서구 : "미끄러워서 밖에 나오기가 무서워요. 조심스럽고... 다리에 힘도 없고, 넘어지기가 쉽죠."]

 

[이창운/서울 강서구 : "주로 바닥을 보면서 발에 힘을 주고 (걷고) 넘어지진 않을까, 미끄럽진 않을까 조심하면서 걷습니다."]

 

겨울엔 추운 날씨 탓에 근육이 움츠러들고, 관절까지 뻣뻣해지면서 균형을 잃고 넘어지는 낙상사고가 다른 계절보다 잦을 수밖에 없는데요.

 

이러한 낙상은 노인들에게 더 치명적입니다.

 

젊은 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뼈가 약해져 있는 데다 관절 주변 근육도 약해져 있는 경우가 많아 작은 충격에도 뼈가 쉽게 부러질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이구주/국립교통재활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 "보통 노인들 대부분이 골다공증을 앓고 있거든요. 그래서 뼈의 밀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넘어지면 골절로 이어질 확률이 굉장히 높습니다. 손목, 허리 그다음에 고관절 골절이 많은데 특히 고관절 골절 같은 경우에는 국내 통계를 보면 최근 20년간 대체로 연간 한 번 부러지면 1년 안에 사망할 확률이 18% 정도 내외에서 줄지 않고 있습니다."]

 

골반과 넓적다리뼈를 연결하는 고관절에 골절이 생기면 자세를 바꾸거나, 누워 있는 것도 힘들어집니다.

 

오랜 입원과 치료는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고 제때 치료받지 않으면 폐렴이나 욕창, 요로감염 등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데요.

 

이 때문에, 통증이 느껴지면 참지 말고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이구주/국립교통재활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 "골절이 발생했는데도 불구하고 참고 넘어가면 문제가 됩니다. 다쳤을 때 주변에 심하게 멍이 든다거나 아니면 많이 붓는다거나 하는 경우에는 꼭 병원에 가야 하고, 고관절 골절 같은 경우에는 체중을 (싣고 발을) 디뎠을 때 통증이 있으면 부러졌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꼭 병원에 방문하는 게 좋습니다."]

 

겨울철 낙상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외출할 땐 움직임을 둔하게 할 정도의 두꺼운 옷차림은 피하고, 장갑과 목도리를 반드시 착용해 근육 수축을 최대한 막아줘야 합니다.

 

신발은 바닥이 미끄럽지 않으면서 굽이 낮고 폭이 넓은 신발을 신는 게 좋은데요. 지팡이와 같은 보행 보조 기구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빙판길에서 넘어졌을 때 일어나는 방법도 중요한데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벌떡 일어나 몸을 움직이면 더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건배/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응급의료센터장 : "(낙상으로 넘어져) 다친 뒤에는 갑자기 움직이려 하지 말고 주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가족이나 아니면 휴대전화로 119에 연락하는 것이 좋습니다."]

 

평소 꾸준한 운동을 통해 허리와 고관절, 허벅지 근력을 키울 필요도 있는데요.

 

벽에 기대 천천히 무릎을 30도 정도 구부렸다 펴거나,의자를 잡고 양발을 벌린 채 뒤꿈치를 들어 올렸다 내리기를 반복하는 것도 좋습니다.

 

또, 누워서 다리를 30도 정도 올렸다 내리는 운동도 틈틈이 해주면 좋은데요.

 

[이종훈/국립교통재활병원 물리치료사 : "넘어질 때 순간적으로 사용되는 근육들이 대부분 허벅지랑 엉덩이 근육이기 때문에 그 부분 위주로 운동을 많이 하는 게 (낙상 예방에) 좋습니다."]

 

근력뿐 아니라 균형 감각을 키우는 것도 낙상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한쪽 다리를 번갈아 들어주거나 의자 등 단단한 물체를 잡고 한쪽 무릎을 구부리는 ‘한발 서기’ 같은 운동도 꾸준히 해주는 게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