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하천변.
한겨울 추위에도 장갑에 귀마개, 마스크까지 쓴 사람들이 산책합니다.
온몸을 꽁꽁 싸맨 채 자전거를 타거나, 운동하는 사람들도 보이는데요.
[정종규/서울 마포구 : "대단히 추워도 추운 거와 관계없이 그냥 나와요. 날마다 2시간 정도는 걸어요."]
[박승린/서울 은평구 : "집에 있으면 소화도 안 되는 것 같고 그런데, 밖에 나오면 운동도 하고 좋은 공기도 쐬고 좋아요."]
최근 5년간 통계를 보면, 기온이 떨어지는 11월부터 심혈관질환 사망자가 늘기 시작해 가장 추운 1월엔 한 달 평균 3천 명 넘게 숨졌는데요.
[정영훈/중앙대 광명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 "(우리 몸이) 추위에 갑자기 노출되면 혈관의 수축이 발생해서 혈압이 올라가게 되고, 혈관 기능이 떨어지게 되고요. 혈액에도 혈전(핏덩이)이 생길 확률이 상당히 증가하기 때문에 이런 것이 같이 환자한테 발생하게 되면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률이 아주 급격하게 올라가게 됩니다."]
심혈관 질환은 심장 혈관이 갑자기 막히는 심근경색이나 심장 근육의 혈관이 좁아져 생기는 협심증 등이 대표적인데요.
대부분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나 호흡곤란, 식은땀, 현기증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이러한 증상이 움직일수록 심해진다면 심혈관질환을 의심해 봐야 하는데요.
하지만 문제는, 이처럼 뚜렷한 전조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다는 겁니다.
[최한성/경희대병원 응급의료센터장 : "전형적인 흉통 외에도 상복부 통증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요. 또 통증의 양상이 전형적인 조이는 듯한 통증이 아니라 체한 느낌이거나 답답한 정도의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어깨나 치아 그리고 아래턱, 목 쪽에 방사통이 더 두드러지는 경우도 있고요. 흉통이 없이 등 쪽에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서 척추질환으로 오해되기도 합니다."]
특히, 평소 만성질환을 앓고 있거나 가족 가운데 심혈관질환을 경험한 사람이 있다면 발병 위험이 더 큰 만큼 증상을 더욱 세심히 살필 필요가 있는데요.
[정영훈/중앙대 광명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 "대표적인 만성질환으로는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등이 있겠고요. 그다음에 음주, 흡연 등의 생활 습관도 상당히 중요한 원인이 됩니다. 이런 요소들이 잘 관리가 안 되면 결국 혈관 기능이 떨어지게 되고, 피도 끈적끈적하게 되겠죠."]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려면, 추운 날씨에 야외활동은 되도록 삼가는 게 좋습니다.
체온을 뺏기기 쉬운 목이나 귀 등을 꼼꼼히 감싸고, 모자를 써 보온에도 각별히 신경 써야 하는데요.
만약 밖에 나가야 한다면, 가급적 다른 사람과 함께 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게 좋습니다.
심혈관질환의 경우 발병 직후 대처가 중요하기 때문인데요.
급성 심근경색의 경우, 증상이 나타나고 두 시간 안에 치료받지 않으면 목숨을 잃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증상이 나타난 뒤 병원에 도착하는 데까진 평균 5시간 가까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최한성/경희대병원 응급의료센터장 : "흉통이나 상복부 통증이 발생했을 때 이를 단순히 위염이나 역류성 식도염이라고 생각해서 제산제나 소화제를 복용하면서 시간을 많이 보내다가 통증이 너무 심해졌을 때 응급실을 방문하면서 시간을 지체하고요. 단순히 위장관계 질환 또는 폐질환 등으로 오해해서 다른 병원을 방문했다가 다시 응급실을 방문하는 경우가 있어서 시간이 지체되는 경우가 많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추운 겨울엔 약간의 의심 증상이라도 그냥 지나치지 말아야 합니다.
119로 전화하거나, 최대한 빨리 병원에 가야 최적의 시간 안에 치료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