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에 따른 노인 인구 증가로 우울증을 경험하는 노인들이 늘고 있습니다.
특히 추운 겨울 바깥 활동을 줄이고 집에만 있다 보면 우울한 마음이 더 커질 수 있는데요.
또, 명절 뒤엔 가족들이 왔다 간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져 상실감에, 무기력해지기도 합니다.
[이영웅/인천 계양구 : "애들이 오면 좋고 반갑고, 근데 왔다 가면 허전하고 쓸쓸하고 외롭고 그렇죠."]
실제로 노인 우울증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는 해마다 25만 명을 넘어서는데요.
나이 탓이라 생각하고 진단과 치료를 포기한 경우까지 합치면 우울증을 앓고 있는 노인의 숫자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정연/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교수 : "(우울감을)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노화와 함께 찾아오는 증상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고, 정신건강의학과에 찾아가기를 굉장히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아서 의외로 우울증이 있는데도 간과하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노인 우울증에서 나타나는 가장 흔한 증상은 아무것도 하기 싫은 무기력감, '삶의 낙이 없다’는 흥미 결여 등인데요.
또, 잠이 오지 않거나 입맛이 없고 가슴이 답답하거나 두근거리기도 합니다.
깜빡깜빡하는 건망증이 나타나 치매를 의심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임선진/국립정신건강센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우울증 증상으로) 몸이 아픈 것 같은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 병원에 가도 아무 문제 없다고 하는데 몸이 너무너무 힘들다, 기운도 없고 몸 상태가 예전 같지 않고, 아프다고 표현하는 분도 있습니다."]
노인 우울증은 단순히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본인의 건강을 위해서도 반드시 치료해야 할 질환입니다.
우울증 자체만으로도 치매나 파킨슨병 등의 다른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데다 초고령층의 경우 식욕 저하로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건강이 완전히 무너질 수 있는 만큼 초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데요.
이 때문에 노인 자신도 우울증이 의심된다면 적극적으로 병원을 찾아 검사하고, 치료받아야 합니다.
[임선진/국립정신건강센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꼭 처음부터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오지 않아도 돼요. 일단은 동네에 친근하게 지내는, 자주 보는 주치의 선생님이랑 일단 상담하면 그 선생님들께서 관련된 쪽으로 의뢰해 줄 거예요. 그래서 어디서든 일단 도움을 구하는 게 먼저인 거죠."]
최근엔 각 지자체에서 노인 상담소나 정신건강복지센터 등을 운영하는 곳도 늘고 있는데요.
가까운 보건소를 통해서도 도움받을 수 있습니다.
[김효선/서울시 어르신상담센터 과장 : "어르신들 정서상 본인의 이야기를 다른 사람과 나누는 게 사실 쉽지 않기 때문에 상담에 오는 것 자체가 어려운 부분들이 있는데요. 꼭 내가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마음속에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누군가와 나눈다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와 지지를 받는 경우들도 있기 때문에 (상담받는 게 좋습니다)."]
건강한 생활 습관으로 우울증을 예방하는 것도 중요한데요.
한 끼 때운다는 생각으로 대충 먹기보단 골고루 영양을 갖춰 챙겨 먹고 꾸준한 운동으로 밤에 충분한 잠을, 깊이 자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최정연/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교수 : "명절 뒤에는 노인 세대에서 상실감이 좀 크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혼자 하는 TV나 핸드폰에 의존하거나 몰두하기보다는 동년배를 계속 만나거나 아니면 사회 구성원으로서 봉사한다든지 이러한 긍정적인 생활 습관을 지니는 것을 굉장히 추천합니다."]
화초 가꾸기나 반려동물 키우기 등 평소 생활 습관과 성격에 맞는 취미활동을 갖는 것도 좋은데요.
낮에 규칙적으로 몸을 움직이는 것 역시 기분 전환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