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한강이 뿌연 먼지 속으로 사라지고 고층 건물들은 형체만 보입니다.
겨울철에 접어들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미세먼지가 다시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겁니다.
[이두원/서울 은평구 : "차 타고 다닐 때 편하게 창문 열고 다니기도 좀 그렇고 그리고 숨 쉴 때 퀴퀴한 냄새가 나서 답답하기도 하고."]
[정승현/경기 김포시 : "눈곱 끼고 눈물 나고 눈 아프고 눈 따가움 같은 게 많은 것 같아요, 요즘."]
겨울철에는 공기의 흐름이 느려져 대기 정체 현상이 나타나기 쉬운데요.
햇볕이 강한 여름철에는 지면 위의 뜨거워진 공기가 위아래로 잘 섞입니다.
그런데 겨울철에는 지면이 식으면서 차가워진 공기가 그대로 밑에 깔려있는 정체 현상이 나타나 오염물질이 그대로 쌓이게 됩니다.
또 난방철, 중국발 미세먼지까지 더해지면 상황은 더욱 나빠집니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의 평균 농도를 보면 11월쯤부터 다시 늘어나 이듬해 3월까지 높은 수치를 보입니다.
[최진영/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 연구사 : "(겨울철에는) 시베리아고기압같이 차고 건조한 그리고 무거운 기단의 영향을 빈번하게 받기 때문에 그로 인해서 오염물질이 축적되거나 정체되기 쉬운 그래서 (미세먼지) 해소가 어려운 조건들이 빈번하게 발생됩니다."]
미세먼지는 석유나 석탄 같은 화석연료를 태울 때 배출되는 오염물질로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1급 발암물질인데요.
초미세먼지의 경우 미세먼지 크기의 10분의 1밖에 되지 않아 기도에서 걸러지지 않은 채 인체에 들어와 질환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홍윤철/서울대 의과대학 의학과 예방의학교실 교수 : "어린이 같은 경우는 숨을 들이시면서 초미세먼지 영향을 받기 때문에 천식이라든지 호흡기 질환에 주로 영향을 받습니다. 성인이나 어르신의 경우 심장질환이나 뇌혈관질환 같은 만성질환에 대해 조금 더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미세먼지로부터 건강을 지키기 위해선 무엇보다 마스크를 쓰는 것이 중요한데요.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 둘 중 하나라도 ‘나쁨’ 등급 이상일 땐 반드시! 비말 차단용이 아닌,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해야 합니다.
마스크 종류에 따라 미세먼지 차단 효과가 다르기 때문인데요.
KF94의 보건용 마스크는 미세먼지를 99% 이상 막아낸 반면 면이나 덴탈 마스크는 효과가 거의 없었습니다.
[홍윤철/서울대 의과대학 의학과 예방의학교실 교수 : "초미세먼지 농도에 따라서 마스크 착용 여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는 미세먼지 영향이 크기 때문에 (보건용) 마스크를 써서 보호하는 것이 좋다고 얘기할 수 있겠습니다."]
보건용 마스크는 미세먼지 차단 효과에 따라 KF80, KF94, KF99로 나눠지는데 숫자가 높을수록 그 성능이 뛰어납니다.
그런데, 보건용 마스크라 하더라도 코와 입 주변 틈새가 벌어지면 미세먼지를 쉽게 들이마실 수 있어 얼굴에 잘 밀착시켜 사용해야 합니다.
[배귀남/미세먼지 범부처 프로젝트 사업단장 :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할 때 답답해서 가장자리 쪽에 틈이 생기게 되면 실질적으로 마스크 효능이 떨어지게 돼서 어린이라든가 조금 건강이 취약하신 분들은 호흡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니까 (가장 낮은) KF80 정도 쓰시면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미세먼지가 심할 땐 집안 청소나 환기에도 더욱 신경써야 하는데요.
먼저, 집안에 먼지가 쌓이거나 공기 중에 날리지 않도록 물걸레로 바닥을 자주 닦아줍니다.
외부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이상인 날에도 하루에 세 번! 10분씩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켜줘야 하는데 환기가 끝나면 공기청정기를 켜거나 물걸레질을 해 집안에 들어온 먼지를 최대한 없애도록 합니다.
또한 음식을 조리할 때는 바깥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도 반드시 창문을 열어둬야 하는데요.
이때 환기 효과를 높이려면 마주보고 있는 창문을 동시에 열어 맞바람 통풍이 되도록 합니다.
무엇보다 미세먼지 농도를 수시로 확인하고, ‘나쁨’ 이상일 때는 외출을 자제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