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강원도 홍천에선 86세 남성이 발열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 ‘중증 열성 혈소판 감소 증후군’, SFTS 양성 판정을 받고 사흘 만에 숨졌습니다.
이 남성은 증상이 나타나기 전 집 앞 텃밭에서 농작업을 하다 진드기에게 물린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 밖에도 지난달엔 경북 상주의 한 과수원에서 영농 작업을 하던 60대 여성이, 제주에서는 고사리 채취 등을 하던 80대 여성이 어지러움과 설사 등의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 SFTS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SFTS는 바이러스를 보유한 야생 참진드기에게 물려 감염되는 전염성 질환인데요.
해마다 200명 가까운 환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도 37명이 숨지면서 치사율이 19%에 달했는데요.
[이희일/질병관리청 매개체분석과장 : "(참진드기의) 다 자란 성충은 주로 여름철에 많이 발생하고요. 어린 유충은 가을철, 약충(성충의 전 단계)은 봄철에 많이 발생합니다. 특히 약충일 때 밀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경향을 보입니다. 지금부터 (SFTS에) 감염될 위험이 점점 올라간다고 볼 수 있습니다."]
SFTS는 60대 이상의 고령층에 특히 취약합니다. 사망자 열 명 가운데 아홉 명은 60대 이상 노인이었는데요.
면역력은 상대적으로 약한 데, 농작업 등의 야외 활동은 잦아 진드기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엄중식/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 "60대 이상의 고령자 그리고 당뇨병 같은 대사성 질환을 앓고 있는 분들 그리고 심장이나 간, 콩팥에 만성질환이 있거나 특정한 질환을 위해 면역 억제제를 복용하는 분들이 SFTS에 감염되면 굉장히 위험한 고위험군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SFTS를 옮기는 참진드기 개체 수가 지난해보다 3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는데요.
[이희일/질병관리청 매개체분석과장 : "올해 4월 평균 기온을 보면 지난해에 비해 1.8도 정도 높았기 때문에 (이를 진드기 개체 수 증가의) 원인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진드기가 많아지게 되면 진드기하고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진드기에 노출되는 것을 최대한 예방할 필요가 있습니다."]
진드기에게 물려 SFTS에 걸리면 38도에서, 심하면 40도가 넘는 고열과 함께 구토, 설사 같은 소화기 증상이 나타납니다.
하지만 고령층의 경우 감기쯤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겨 방치하다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요.
[엄중식/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 "감기는 보통 2~3일 정도 경과를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호전되지만, 중증 SFTS는 2~3일이 지나도 열이 점점 더 심해지면서 소화기 증상이라든지 피부의 반점 그리고 신경학적 증상들이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빨리 병원에 가는 게 중요합니다."]
SFTS는 예방 백신도, 치료 약도 없습니다. 진드기에게 물리지 않는 게 최선인데요.
농사일을 하거나 산행에 나설 땐 날이 덥더라도 긴 소매와 긴 바지를 입어 진드기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야 합니다.
장갑과 장화, 목수건 등을 착용해 피부 노출도 최대한 줄이는 게 안전한데요.
진드기 기피제를 뿌리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또 풀밭엔 옷을 벗어두거나 그냥 앉지 말고, 돗자리를 까는 게 좋은데요.
집에 와서는 진드기가 붙어 있거나 물리진 않았는지 꼼꼼히 확인한 뒤 깨끗이 씻고, 입은 옷은 충분히 털어 세탁하는 게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