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건조한 가을…곳곳에 ‘불쏘시개'

2020.12.10 (14:25)

 

지난 15일 경북 청송과 안동에 있는 야산에서 잇따라 불이 났습니다.

 

경북 북부지역에서만 하루에 두 차례 산불이 발생해 산림 1, 축구장 1개를 훨씬 넘는 면적이 불에 탔습니다.

 

건조한 가을철에 접어들면서 곳곳에서 산불이 잇따르고 있는 건데요.

 

10월부터 11월 첫 주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산불만 51!

 

최근 10년 동안의 평균치인 16건보다 세 배 이상 늘었습니다.

 

[안희영/국립산림과학원 산림재해예측분석센터장 : "올해는 유독 이례적으로 가을 산불이 많이 발생했습니다. 그 이유는 올 10월에는 전국 강수량이 평년대비 1/5에 불과했고 12월에 주로 발령되던 건조경보도 한 달가량 빠르게 발령되는 등 산림 내 낙엽이 바짝 마른 상태가 지속돼 산불이 곳곳에 발생한 것입니다."]

 

기상청 자료를 보면, 지난 10월 전국 강수량은 10.5mm!

 

2004년 이후 16년 만에 가장 적은 강수량이자 관련 집계를 시작한 1973년 이후 역대 2번째로 적은 기록입니다.

 

평년 강수량이 52.5mm인 것과 비교하면 5분의 1밖에 안됩니다.

 

강수일수도 평년 5.7일의 절반 정도인 2.6일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건조경보 역시 예년에 비해 한 달가량 일찍 발령됐는데요.

 

이처럼 산림 내 낙엽이 바짝 마른 상태가 지속되고 있어 산불 발생 위험이 더욱 큰 상황입니다.

 

날씨가 건조하고, 낙엽이 많은 시기엔 한번 산불이 나면 쉽게 진압할 수 없기 때문에 특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김한성/구리소방서 대응전략팀장 : "입산자와 등산객의 실화와 산림 인접 지역에서의 소각행위, 부주의로 인한 산불이 (전체) 산불의 64% (비중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산림 인접지역에서 등산로 입구의 산불을 막는데 주력하고 있지만 등산객들의 부주의로 인해 산불이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등산 중 라이터, 담배, 화기물 소지와 지정된 장소가 아닌 곳에서 화기를 취급하는 행위는 절대 금지입니다."]

 

주로 등산객이나 입산자의 사소한 실수로 인해 발생하는 산불! 그 피해는 치명적입니다.

 

1992, 경북 포항 산불로 인해 타버린 산림 지역을 꾸준히 관찰 한 결과, 해당 지역의 토양이 산성화돼 나무의 키가 절반 가량 밖에 자라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숲이 복구되는 데까지 최소 30년이 걸리는 셈입니다.

 

[강기호/국립백두대간수목원 백두대간보전부 산림복원지원실장 : "소나무가 많은 동해안은 경사도 급하고 토양도 건조하며 회복되기까지 아주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특히 포항 산불은 1992년에 산불이 났는데 올해 가서 보니까 나무가 한 2~3m밖에 되지 않고 땅이 식물로 덮이지 않아 완전히 노출돼있는 땅도 많이 있습니다. 이렇게 산불로 인해서 많은 시간이 다시 거꾸로 돌아가는 것이죠."]

 

산불로 인한 피해는 단 시간에 복구하기 힘든 만큼 불이 나지 않도록 예방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특히, 농촌이나 산촌 지역에선 해마다 평균 4명의 고령 농업인들이 산 근처에서 쓰레기 등을 태우다 불을 내 목숨을 잃곤 하는데요.

 

자칫 산불로 번질 위험이 큰 만큼 산 근처에서 무언가를 태우거나 불씨가 남아있는 담뱃불을 버리지 말아야 합니다.

 

또한 입산이 통제된 구역에는 들어가지 말고 야영과 취사 행위는 정해진 곳에서만 해야 합니다.

 

그런데 만약 산에서 불이 난 것을 발견했을 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 걸까.

 

초기의 작은 불씨일 경우 나뭇가지나 외투같이 주변 도구를 활용해 두드리거나 덮는 방식으로 꺼야합니다.

 

불길이 이미 번지기 시작했을 땐 멀리 떨어진 논이나 밭, 공터 등으로 신속히 대피해야하는데 이때 바람을 등지고 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한성/구리소방서 대응전략팀장 : "산불이 발생했을 때 안전한 지역으로 대피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대피하시고 안전한 장소에서 119와 산림청에 신고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산행을 할 때 무단으로 버린 쓰레기가 화재 원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쓰레기는 반드시 되가져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