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이에 선크림?” 고령층이 더 취약

2024.06.04 (11:36)

강하게 내리쬐는 햇볕에 아스팔트 도로에서는 아지랑이가 피어오릅니다.

 

시민들은 햇빛을 피해 나무 그늘에 돗자리를 펴고 휴식을 취하는데요.

 

[김양례/경기 부천시 : "(선크림을) 몸에 많이 발라야 하는데, 자주 안 발라요. 귀찮기도 하고..."]

 

[강관현/인천 계양구 : "굳이 이 나이쯤 되니까 (선크림은) 안 발라도 되겠다 싶어서 일부러 바르려고 하진 않습니다."]

 

맑은 날이 이어지는 6월은 ‘자외선A’가 연중 가장 강한 시기입니다.

 

기상청이 안면도에서 관측한 결과, 지표면에 도달하는 자외선A의 총량 역시 6월이 가장 높았는데요.

 

[신대근/국립기상과학원 기상연구사 : "자외선 지수는 일반적으로 연중 태양 빛이 가장 강한 여름철에 높게 나타나는데요.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여름철에 비가 많이 오는 계절적 특성이 있죠. 구름이 많아지게 되면 자외선이 구름에 가로막히게 되는 차폐 효과가 커지게 됩니다. 지표에 도달하는 자외선량은 줄어들게 되죠. 그렇기 때문에 맑은 날이 많은 6월에 (한여름보다 자외선A의) 월평균이 더 높게 나타납니다."]

 

‘노화 자외선’이라고 불리는 자외선 A는 피부 표피를 뚫고 진피층까지 흡수돼 기미, 주근깨 등의 잡티를 만들고 콜라겐을 파괴해 주름과 노화의 원인이 됩니다.

 

피부암의 위험을 높이기도 하는데요. 

 

자외선이 피부 유전자를 변형시켜 암을 유발하기 때문입니다.

 

[김진철/아주대병원 피부과 교수 : "피부암에는 기저세포암이라든지 편평세포암이라든지 악성 흑색종이라든지 피부 세포에 따라서 발생할 수 있는 암 종류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대개는 초기에 발견해서 수술적 치료를 하게 되면 100%에 가까운 완치율을 보이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지만, 악성 흑색종 같은 경우는 림프샘이나 다른 장기로도 전이가 많기 때문에 전이가 있는 경우에는 생존율이 굉장히 낮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국내 피부암 환자는 지난 2018년 2만 3천 명 수준에서 2022년엔 3만 천여명으로 4년 사이 30% 넘게 늘었는데요.

 

특히, 국내 피부암 환자 열 명 가운데 8명 가까이는 60대 이상 노인입니다.

 

오랜 기간 자외선에 노출된 데다 노화로 피부가 약해져 있어 자외선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는데요.

 

또, 평소 피부 건강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검버섯이나 습진, 피부염 등의 증상 역시 노화로 인한 것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김진철/아주대병원 피부과 교수 : "피부암은 불행하게도 증상이 없습니다. 그래서 발견이 굉장히 늦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검버섯이나 사마귀는 단일한 색깔을 보이지만 피부암 같은 경우에는 색깔이 갈색, 푸른색, 빨간색 여러 가지 다양한 색깔을 보이는 특징이 있고, 크기도 다른 종양과는 다르게 6mm 이상, 그 이상으로 커질 수도 있고 궤양이나 출혈 등과 같은 증상을 보일 수도 있어서 그런 경우에는 피부암을 의심해 조직 검사가 필요합니다."]

 

피부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외선을 최대한 피하는 게 가장 좋은데요.

 

이 때문에 평소 자외선 차단제를 잘 사용하지 않는 노인이나 남성이라도 이맘땐 자외선 차단제 사용을 생활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차단제를 발랐더라도 외출할 땐 모자나 긴소매 옷, 선글라스 등을 챙겨야 하는데요.

 

자외선 차단제는 외출하기 20분 전, 얼굴과 목 등 자외선에 노출될 수 있는 부위에 꼼꼼히 바르고 외출해서도 2~3시간 간격으로 덧발라 줘야 효과적입니다.

 

적당한 양은 성인 얼굴을 기준으로 검지 한두 마디 정도를 짜서 바른다고 생각하면 되는데요.

 

만약 지난해 쓰고 남은 자외선 차단제를 다시 꺼내 바른다면 유통기한이 남았더라도 색이 변했거나, 묽어지고, 이상한 냄새가 나진 않는지 확인한 뒤 사용하는 게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