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안 화재 역주행은 위험…“차 키는 두고 대피”

2024.11.27 (15:02)

터널 안 차량 위로 새빨간 불길과 검은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지난 10일, 경기도의 한 터널 안에서 승용차 한 대와 SUV 차량 두 대가 연달아 부딪힌 뒤 불이 난 건데요.

 

세 차량에 타고 있던 5명 모두 대피해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SUV 차 한 대가 완전히 탔습니다.

 

그 밖에도 6일에는 경기 광주와 인천에서, 3일엔 경남의 한 터널에서 차량 화재가 잇달았는데요.

 

지난 5년간 전국 고속도로 터널에서 난 화재는 72건.

 

올해도 지난 10월까지 11건의 사고가 있었습니다.

 

터널처럼 폐쇄된 공간에서의 추돌 사고가 화재로 이어지면 연기와 유독가스가 빠르게 퍼져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는데요.

 

이 때문에, 평소 대피 방법을 제대로 알아두는 게 중요합니다.

 

[공하성/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터널의 특성상 유독가스가 (밖으로) 잘 빠져나가지 않는 점, 그리고 차량 충돌로 폭발이 일어났을 경우 인근 차량으로 쉽게 불이 옮겨붙어서 화재가 확산할 가능성이 높은 점, 그리고 대피할 수 있는 피난로가 너무 제한적이고 한정되어 있다는 점들 때문에 (터널에서 불이 나면) 인명피해가 커질 확률이 높습니다."]

 

먼저 터널에 들어가기 전‘진입 금지’라는 빨간 경고문을 봤다면 터널 안으로 들어가선 안 되는데요.

 

이 신호를 무시하고 그대로 진입했다간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김한성/경기 양평소방서 소방경 : "(진입 차단 장치는) CCTV로 터널 내부 상황을 24시간 지켜보는 도로 상황실과 터널 사고를 목격한 운전자의 119 신고 등이 더해져 터널 진입을 통제한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터널 진입 통제를 따라야 대형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이미 터널 안을 지나고 있다면 차를 몰고 최대한 빨리 출구 쪽으로 빠져나가야 하는데요.

 

이때 급한 마음에 임의로 역주행해 터널을 빠져나와선 절대 안 됩니다.

 

실제로 지난 2017년, 전남의 한 터널 안 모습인데요.

 

터널 출구 쪽 화재로 차량이 정체되기 시작하자 갑자기 트럭 한 대가 비상등을 켜고 역주행을 시작합니다.

 

일방통행인 터널 안에서 다른 차들도 잇따라 역주행을 이어가는데요.

 

[김한성/경기 양평소방서 소방경 : "(터널 안에서의 역주행은) 긴급 차량이나 뒤따르던 차들과 부딪혀 2차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서 정말 위험한 행동입니다. 교통 상황이 통제되지 않은 터널 안에서 역주행은 절대 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다면, 화재로 차들이 정체돼 움직이기 힘들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차를 최대한 갓길로 옮긴 뒤 엔진을 끄고 자동차 키는 차 안에 두고 대피해야 합니다.

 

긴급 차량의 이동을 돕고 구조에 방해되는 차들은 제때 옮기기 위해선데요.

 

화재 초반에는 직접 불을 끌 수도 있지만, 이때도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공하성/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보닛에서 연기만 새어 나오면 보닛을 열고 소화기로 초기 진화하는 것이 바람직하고요. 보닛에서 (연기가 아닌) 화염이 보일 때 보닛을 열면 순간적으로 공기가 유입되기 때문에 오히려 화재가 커지고, 그로 인해서 화상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진화보다는 대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차를 두고 대피할 땐, 최대한 연기가 퍼지는 반대 방향으로 피해 터널 밖으로 이동해야 하는데요.

 

끝까지 가기 어렵다면, 유도등 화살표를 따라 터널 중간에 있는 가까운 피난 연결 통로로 가면 됩니다.

 

문을 밀어서 열면 연기가 나지 않는 반대쪽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