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이 지나 한파가 한풀 꺾이면서 산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코로나19로 답답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야외로 나온 겁니다.
[박을열/서울시 강남구 : "등산이라는
게 건강에 최고의 보약이에요. 더 이상의 보약은 없어요."]
[오승욱/서울시 금천구 : "코로나19(가 발생) 하고 나서 갈 데가 협소하다 보니까 산도 좋고 운동
겸 다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봄과 겨울이 공존하는 2~3월에
철저한 준비 없이 산을 찾다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요.
최근 5년간 국립공원에서 2~3월에 발생한 산악사고는 841건으로, 하루 평균 3건 가까이 발생합니다.
이 가운데 6명이 숨지고 88명이 다쳤습니다.
2~3월에는 등산로 곳곳에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데요.
산속 깊은 계곡이나 그늘진 쪽으로 눈이 쌓여 있거나 녹지 않은 얼음이
남아 있을 수 있고, 낙엽 안에 흙이 젖어 있는 경우가 많아 조금만 방심해도 미끄러져 넘어지기 쉽습니다.
[김연평/서울시119특수구조단
산악구조대 : "기상상태를 확인하지 않고 사전에 산행 계획 준비 없이 올라오는 분들이 미끄럼
사고, 특히 넘어져서 골절 사고, 그리고 낭떠러지 부근에서
추락해서 골절되는 사고들이 있었습니다."]
일교차가 10도 이상 벌어지는 2~3월엔 실족 사고의 위험도 큰데요.
밤사이 얼었던 지면이 아침에 녹기를 반복하면서 지반이 약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최근 3년간 경기도
내에서 발생한 3월의 산악 사고 유형을 보면 실족 사고가 103건
가운데 32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처럼 미끄러지는 낙상이나 실족 사고를 예방하려면 반드시 등산화를 신고, 등산 스틱으로 바닥을 확인하며 산을 오르내려야 합니다.
다소 불편하더라도 눈이나 빙판길을 고려해 등산화에 덧신는 형태의 미끄럼
방지 장치, 아이젠을 착용해야 하는데요.
미처 아이젠을 챙기지 못했을 땐 국립공원 입구에서 무료로 빌릴 수 있습니다.
[허용필/국립공원공단 안전대책부 :
"저희 국립공원에서는 해빙기 때 결빙지를 탐방하시는 분들의 안전을 위해서 탐방로 입구에서 무료로 아이젠을 대여해 드리고 있습니다. 전국의 국립공원 입구에서 전부 무상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낙상이나 실족 사고로 인해 부상을 입을 경우 2차 사고로 저체온증에 노출되기 쉬운데요.
몸을 움직이지 못해 자칫 산에 고립됐다가 조난사고를 당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특히 눈길에 넘어져 옷이 젖거나 땀이 난 상태에서 갑자기 움직이지 못하게
되면 체온이 35도 아래로 급격히 떨어져 자칫 목숨까지 잃을 수 있습니다.
[김연평/서울시119특수구조단
산악구조대 : "땀이 많은 분들 같은 경우에 젖은 상태에서 멈추게 되면 체온이 급격히 떨어집니다. 혈액순환이나 호흡, 신경계 호흡
(기능)이 굉장히 느려져서 아주 심한 경우 심부전으로 인한 심정지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부상으로 인해 조난을 당했을 땐 가장 먼저 젖은 옷이나 모자, 양말 등을 갈아입어 체온이 떨어지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평소에 보온이 잘되고 가벼운 은박담요를 가방에 넣어 가지고 다니면 체온유지에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때 등산로에 500m 간격으로
설치된 산악 위치표지판 숫자를 기억해 두면 신속한 구조에 도움이 됩니다.
[허용필/국립공원공단 안전대책부 :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를 피해 국립공원을 찾고 있는데 탐방로 거리두기, 밀집 지역 오래 머물지 않기 등 국립공원을 방문할 때는 방역수칙을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그래도 혼자 산행하는 것은 아주 위험하기 때문에 가급적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2~3인 내로 함께 산행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부상을 입지 않는 것이 중요한 만큼 산에 가기 전엔 미리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풀어 주고, 동절기와 마찬가지로 방한과 보온에 필요한 등산 용품을 꼼꼼히 챙겨 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