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고 귀찮아도 구명조끼 꼭 착용해야"

2021.06.22 (11:49)

겹겹이 쌓인 방파제 테트라포드 너머로 낚싯대가 줄지어 세워져있습니다.

 

고기를 많이 잡기 위해 최대한 바다 가까이에서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는 건데요.

 

고기가 더 많이 잡히는 곳을 찾아 구명조끼도 입지 않은 채 테트라포드 사이를 옮겨 다니는 모습이 아슬아슬하기만 합니다.   

 

위험성을 알리는 경찰의 안내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데요.

 

# 해양경찰 현장음

 

- 낚시 얼마나 더 하실 거예요?

 

- 이제 갈려고요.

 

- 낚시할 때 구명조끼 좀 착용하고, 테트라포드라 위험하니까 최대한 안전에 유의해서

 

늘어난 낚시 인구에 비해 낚시객들의 안전 불감증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는 상황.  

 

갯바위나 방파제 등 연안에서 일어난 사고는 지난해만 해도 600여 건. 인명 피해도 97명에 달하는데요.    

 

실제로 지난달 23일 부산과 충남 태안에선 낚시객이 테트라포드 사이로 추락하거나 갯바위에 고립되는 사고가 잇달아 발생했습니다.

 

갯바위에서 낚시를 하다 밀물에 고립되고, 추락하는 사고가 많기 때문인데요.

 

낚시에 나서기 전엔 꼭 기상예보와 물때를 확인해야 합니다.

 

물때와 기상상황 등은 해양수산부에서 운영하는 ‘스마트 조석예보’ 홈페이지에서 자세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방파제 부근에선 일반적인 풍파보다 높고 길게 밀려오는 너울성 파도를 만나기 쉬워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혹시 파도를 만나 소지품을 떨어뜨렸더라도 함부로 테트라포드에 내려가선 절대 안 되는데요.    

 

표면이 둥글고 미끄러운 데다 지지대나 손잡이가 없어 추락하면 스스로 빠져나오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박광희 / 속초해양경찰서 속초파출소 경사 : "(테트라포드의 경우) 외관상에서 볼 때는 위험해 보이지 않지만 막상 구멍 깊이가 보통 3m 이상 되는 곳이거든요. 그래서 성인이 부상을 입지 않고 떨어진다고 해도 탈출하기가 매우 힘듭니다. 그리고 그 안에 고립되어 있으면 주위에서 발견하기도 매우 힘들고요."]

 

언제든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는 연안 낚시. 하지만 일부 낚시객들은 구명조끼 등 기본적인 안전장비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낚시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연안 사고 사망자 90여 명 가운데 구명조끼를 착용한 경우는 5명에 불과했는데요.

 

갑작스럽게 높은 파도가 방파제나 갯바위를 덮치고 추락 사고로 인해 바다에 빠지는 경우도 잦은 만큼 바다 인근에서 활동할 땐 반드시 구명조끼를 입어야 합니다.

 

[김남일 / 속초해양경찰서 안전관리계 경사 : "낚시 자체가 바다든 냇가든 물 근처에서 이뤄지는 활동이기 때문에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서 생명을 지켜주는 구명조끼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특히 연안에 테트라포드와 갯바위 낚시는 모두 익수 가능성이 높고, 익수 시 구명조끼 착용 여부는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여름철 더운 날씨지만 반드시 구명조끼를 착용하길 바랍니다."]

 

최근 낚시 인구 증가와 함께 인기를 끌고 있는 선상 낚시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해경의 꾸준한 단속으로 과거보다는 나아졌다고 하지만 낚시어선에서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아 적발되는 경우는 여전히 많습니다.

 

배 위에서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을 경우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게 돼 있지만 덥고 거추장스럽다는 이유로 이를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건데요. 

 

또한, 음주 낚시는 사고의 지름길. 음주는 주의력과 판단력을 떨어뜨려 사고의 가능성을 높이는 만큼 절대 삼가야 합니다.

 

[김남일 / 속초해양경찰서 안전관리계 경사 : "사고가 나는 원인은 사실 개인의 부주의가 가장 많습니다. 음주를 하고 낚시하는 분들이 계세요. 이런 경우는 아무래도 거동이 불편하다 보니까 낚시 중에 사고가 많이 일어납니다. 안전한 낚시를 위해서는 테트라포드 위에서 낚시를 자제해 주시고, 낚시 중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서 구명조끼 착용과 간단한 구급 장비들을 지참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가볍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낚시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안전 수칙을 지키는 것만큼은 잊지 말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