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늦게 시작돼 유독 짧게 느껴지는 올해 장마.
하지만 시간당 30밀리미터가
넘는 국지성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 가능성은 여전한데요.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인한 비 피해는 치명적이어서 긴장을 늦출 수
없습니다.
[이광연/기상청 예보분석관 : "장마가 종료되고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를 완전히 지배한다 하더라도 집중호우의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요즘 비의 특징은 국지성이
굉장히 강하다는 것입니다. 강하게 내리는 비에 의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기상 정보를
확인하시고..."]
짧은 시간, 많은 양의
비가 내리는 집중호우의 경우 가장 조심해야 할 건 바로 산사태나 붕괴 사고입니다.
최근 10년간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인한 인명피해 규모를 보면 산사태나 비탈면, 옹벽 붕괴 등으로 인한 피해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집중호우가 쏟아질 때 산사태에 대한 대비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하는
이유인데요.
[정민수/행정안전부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연구관 : "많은 비가 내리게
되면 땅속으로 물이 침투해서 지반을 불안정하게 만들어 붕괴가 발생하게 됩니다. 특히 산사태로 인한 인명피해는
대부분 주거지 주변 야산이 무너져 매몰되는 형태가 많은데요. 흙덩어리의 무게도 무거울 뿐만 아니라, 악천후 속에 구조에 필요한 중장비가 도착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어려운 특징이
있습니다."]
산사태에 의한 피해를 막기 위해선 집 주변 옹벽이나 축대 등이
제대로 관리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만약 경사면에서 많은 양의 물이 솟아나거나 흙탕물이 흐르는 경우, 바람이 불지 않는데 나무가 흔들리는 등 산사태의 징후가 보이면 즉시 대피해야 하는데요.
하지만 비가 많이 내리는 상황에선 이마저도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은
만큼 비가 올 땐 산사태나 붕괴 위험이 있는 급경사 지역엔 아예 가지 않는 게 안전합니다.
많은 비가 올 때 가지 말아야 할 곳은 또 있습니다.
바로 계곡인데요.
계곡은 평지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물이 불어나기 때문에 순식간에
고립되거나 불어난 계곡물에 휩쓸릴 수 있습니다.
[정도준/행정안전부 국립재난안전연구원 박사 : "인명 피해는 대부분
안전 불감증에 의해서 피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건널 수 있을 거야라고 하는 안일한 생각 때문인데요. 만약에 비가 갑작스럽게 와서 하천이 불어난다면 절대로 건너지 마시고요. 반드시 119에 신고하시고 안전하게 탈출을 하셔야 됩니다."]
불어난 물살의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는 실험 영상입니다.
초속 2미터의 급물살을
재현한 상황.
물이 무릎까지만 차도 어른 6명이
동시에 미는 힘과 맞먹습니다.
밧줄을 잡은 성인 남성도 버티기가 쉽지 않은데요.
자동차도 마찬가지입니다.
타이어의 3분의 2 이상이 물에 잠기자 부력에 의해 차체가 뜨면서 결국 떠내려가는데요.
계곡이나 하천뿐 아니라 도로에서도 집중호우가 쏟아질 때 차량을
운전 중이라면 각별히 조심해야 합니다.
물이 불어나면 차가 휩쓸리거나 차 안에 갇힐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이럴 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물이 빠르게 불어나면 일단 차를 포기하고 밖으로 빠져나오는 게
최선입니다.
[김필수/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 : "물이 차오른다. 그러면 일단 창문을 무조건 다 열어야 해요. 창문을 열어서 탈출로를
확보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겠죠. 혹시라도 창문도 못 열고, 창문을
깨는 장비도 없고, 물은 차오르고 있고, 문은 또 안 열리고
하는 경우엔 물이 안으로 다 들어올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안팎의 물의 높이가 거의
비슷해지게 되면 문이 쉽게 열리거든요."]
집중 호우가 쏟아질 때 도심 지역에서는 사고의 위험이 있는 가로등이나
고압전선, 맨홀 주변을 피해야 합니다.
또 자신의 집이 물에 잠길 수 있는 낮은 지대나 지하에 있다면
비상 상황에 대비해 미리 대피장소와 대피로를 알아두는 게 좋습니다.
농촌에서는 비가 온다고 논둑이나 배수구를 점검 하다가 갑자기 불어난
물에 휩쓸리는 사고가 잦은데요.
폭우가 내릴 땐 농작물 관리를 위한 야외활동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비로 인해 지반도 약해지기 때문에 농기계 운행 역시 자제하는 게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