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로 어린 자녀들이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마음 놓고 밖에 나가 놀 수도 없고 사람들이 모이는 키즈카페나 놀이동산 등은 엄두도 나지 않는데요.
이렇다보니 외부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는 전년도에 비해 40% 가까이 줄어든 반면 집 안에서의 사고는 여전히 많습니다.
지난 한해에만도 만 6천여 건에 이르러 외부에서보다 더 많았는데요.
그 중에서도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장난감이 집 안 곳곳에서 안전을 위협하기도 합니다.
장난감으로 인한 사고는 구슬이나 작은 조립완구 등을 입이나 코에 넣어 발생하는 사고가 가장 많았습니다.
이물질을 삼켜 병원을 찾은 어린이들의 엑스레이 사진인데요.
3cm가 넘는 머리핀, 큼지막한 자석, 심지어 날카로운 옷핀까지 보입니다.
특히 자석이나 건전지 등을 삼키면 치명상을 입을 수 있는데요.
[김문규/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응급의학과 교수 : "옛날 자석과는 다르게 자력이 엄청나게 강하기 때문에 이걸 삼킬 때는 조그만 거였는데 들어가서 서로 뭉치면 큰 게 돼가지고 (목에) 걸릴 수도 있고, 시간차를 두고서 삼키게 되면 장 천공이 일어날 수가 있어서 그렇게 되면 응급 수술을 들어가야 될 수도 있습니다. 동전 배터리의 경우에는 이제 내려가다가 식도에서 걸리게 되는데 이것이 물에 닿는 순간 강알칼리가 돼서 식도에 구멍이 날 수가 있습니다."]
입이나 코에 들어가는 작은 장난감도 문제지만 부피가 큰 대형 놀이기구도 걱정입니다.
5살, 8살 남매를 키우고 있는 김지현 씨.
지난해 요란한 소리에 놀라 달려갔더니 아이 입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습니다.
[김지현/경기도 고양시 : "그날 아이들 둘이서 엄청 신나게 놀고 있었을 땐데 갑자기 악 소리가 나더니 둘째가 넘어져서 머리를 딱 박았나 봐요. 넘어져서. 그래서 이에서 막 피가 나고, 이가 모양이 좀 삐뚤어져 있더라고요. 엄청 속상했죠. 얼굴이라서."]
활동량이 많은 어린이들이 실내에만 있다 보니 최근엔 집 안에 트램펄린 같은 대형 놀이기구를 설치하는 가정이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관련 사고도 크게 늘고 있는데요.
최근 5년간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어린이 트램펄린 사고는 220건.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로 특히 코로나19가 확산된 지난해엔 전년도에 비해 50% 이상 사고가 늘었습니다.
신체 균형 감각이 완전하지 않은 어린 자녀를 둔 부모라면, 트램펄린을 설치하기 전 신중히 고려해야 하는 이유인데요.
또한 가정 내 트램펄린의 경우 한 번 사고가 나면 크게 다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김문규/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응급의학과 교수 : "아이들은 어른하고는 다르게 머리의 무게가 몸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좀 크기 때문에 머리부터 먼저 날아갈 수가 있어요. 난간이나 아니면 밖으로 나가서 어디 부딪히고 그러면 쉽게 이마나 눈 주변이나 턱이나 이런 데 다쳐서 올 수가 있습니다. (트램펄린을 탈 땐) 보호자가 보는 상태에서 해야 되고요."]
옷이 얇아지고 짧아지는 여름철, 조심해야 할 또 다른 가정 내 안전사고는 바로 화상입니다.
지난해 발생한 어린이 화상 사고는 1,400여 건으로 이 역시 대부분 가정에서 일어났는데요.
아이들은 성인에 비해 반응 속도가 느리고, 피부조직이 약해 작은 사고에도 큰 상처와 후유증을 남길 수 있는 만큼 돌발 행동 가능성을 염두에 둔 보호자의 세심한 관찰과 주의가 필요합니다.
[조용석/한림대 한강성심병원 화상외과 교수 : "화상은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경우가 있어서 아무리 잘 예방을 한다 하더라도 미연에 방지하는 건 사실 쉽지는 않은데 지속적으로 교육을 해야 하는 거고, 그다음에 화상을 입을 수 있는 매체들 자체를 아예 멀리하게 하는 것들이 가장 좋은 예방 방법이 아닌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눈 깜짝할 새 벌어지는 어린이 화상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