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 기온이 30도 안팎까지 올라가는 요즘.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나지만, 여름 산을 찾는 등산객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유지훈/인천 남동구 : “코로나 때문에 답답하니까 숨이라도 좀 쉬려고 나왔습니다. 올라갈 때 잠깐 힘든데 오히려 내려갈 땐 땀 때문에 시원하고 더 좋네요.”]
[조규원/경기도 고양시 : “(여름이라) 체력적으로도 힘들고 그런데 또 그런 맛으로 오는 거니까요.”]
하지만 폭염 속 무리한 등산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는데요.
지난달 24일, 부산 해운대구에선 평소 심장질환을 앓고 있던 60대 남성이 등산을 하다 쓰러져 숨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일주일 뒤인 31일엔 전남 순천의 한 등산로에서도 30대 남성이 탈진 증상을 호소하다 구조됐는데요.
[박원녕/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장시간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 산행을 하다 보면 어지럼증뿐만 아니라 구토, 두통 그리고 조금 더 심하면 손발 저림까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주로 탈수에 의한 증상으로 보통 수분과 혹은 전해질이 빠져나가는 데에 따른 2차적인 증상으로 보면 됩니다.”]
더위가 심한 낮 시간대는 산행을 피하거나 아예 미루는 게 좋습니다.
만약 두통이나 어지러움, 구역질, 경련 등의 증상이 있다면 바로 산행을 중단해야 하는데요.
특히 고혈압, 당뇨, 협심증 등 심혈관 질환이 있다면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박원녕/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만성질환 혹은 비만 그리고 노약자분들은 웬만하면 산행을 자제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만 부득이해야 되는 경우라면 아예 새벽에 출발을 해서 2시나 3시 이전에 산행을 마치도록 한다든지, 1.5리터 정도 되는 물을 통째로 얼려 간다든가, 특히나 당뇨가 있는 환자들 같은 경우는 당분을 보충할 수 있는 것들을 가지고 가서 조금씩 계속 섭취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여름 산행 시엔 적절한 수분 보충이 가장 중요합니다.
목이 마르지 않아도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고 1시간 간격으로, 10분 이상 그늘에서 휴식을 취해야 온열질환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수풀이 우거지고 녹음이 짙어지는 여름철엔 조난사고도 많습니다.
평소 다니던 등산로를 조금만 벗어나도 길을 잃고 고립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산행 전엔 목적지의 날씨와 등산 경로를 미리 파악하고 정해진 등산로를 따라 정비된 길을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간대도 잘 맞춰야 하는데요.
야간처럼 인적이 드문 시간에 혼자 산에 오르는 것은 피하고 적어도 해가 지기 2시간 전엔 하산하는 것이 좋습니다.
[안중국/국립등산학교 교장 : “여름 산은 숲이 짙고 풀이 무성해서 길을 잃거나 바윗돌을 잘못 디딘다거나 그러면 제시간에 하산이 불가능해져서 조난을 당하는 것인데요. 그래서 랜턴이 꼭 필요하고 간단한 보온 의류 그리고 비상식량, 먹을 것 몇 가지 그것을 항상 배낭 속에 넣어서 갖고 다녀야 합니다.”]
날씨 변화가 심한 여름철 산행에선 갑작스러운 폭우에 의한 사고도 조심해야 합니다.
비가 내릴 경우 계곡 산행은 피하고 폭우로 계곡물이 불어나 급류로 바뀌었을 땐 절대 건너지 말아야 합니다.
특히 비가 온 후에는 등산로가 미끄러울 수 있으니 조심하고 갑작스럽게 비를 맞아 옷이 젖으면 저체온증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여벌의 옷도 꼭 챙겨야 합니다.
[안중국/국립등산학교 교장 : “여름 산에서 덥다고 반팔, 반바지 입는 분들이 많은데요. 긴팔, 긴 바지는 물론이고 무엇보다 방수가 되는 재킷이 기본적으로 있어야 되고요. 그리고 계곡에 물 첨벙거리면서 걷기 편하다고 샌들 차림으로 가는 분들이 있는데요. 물이 묻은, 습기에 젖은 바위를 디디게 되면 아주 쉽게 미끄러지거든요. 그래서 가능하면 등산화를 신고 산에 가는 것이 좋습니다.”]
변수가 많은 여름철 산행, 철저히 대비하고 무리하지 말아야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