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구조대원이 40대 남성을 구조합니다.
갯벌에 조개를 캐러 갔다가 갑자기 불어난 바닷물에 고립된 건데요.
어둠 속에서 해루질을 하다 짙은 안개로 방향을 잃고 오도 가도 못하던 60대
부부 역시 해경에 의해 구조됩니다.
갯벌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는 최근 3년간 130여 건으로 이 가운데 12명은 목숨을 잃었는데요.
물때를 확인하지 않고 갯벌에 들어갔다 고립되거나 야간에, 혹은 안개로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해루질을 하다 방향을 상실하는 등 대부분 안전 불감증에 의한 사고입니다.
[장석준/태안해경 마검포파출소
순경 : "코로나19로 야외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그만큼 갯벌 고립 사고도 최근 2년 사이 3배 이상
증가했는데 대부분 갑자기 들어오는 밀물에 고립되거나, 해변에서 너무 멀리까지 갔다가 탈진하는 등 사고
원인도 다양합니다."]
바닷물이 차오르는데도 빠져나오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밀물의 속도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밀물은 얼마나 빠를까.
해경 구조대원이 차오르는 밀물과 동시에 갯벌 바깥으로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밀물에 곧 따라 잡히고 마는데요.
실제로 밀물의 최대 시속은 15km로 성인이 걷는 속도보다 두 세배나
더 빠릅니다.
게다가 발이 푹푹 빠지는 갯벌 안에서의 걸음걸이는 평소보다 더 느려질 수밖에 없는데요.
[김정현/태안해경 마검포파출소
경위 : "바닷물이 천천히 차오른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갯벌에서 물이 차오르는 건 순식간입니다. 특히 서해는 바닷물 수위 변화가 크고 갯벌도 굉장히 깊기 때문에 (밀물이
들어오기 전) 서둘러 갯벌 밖으로 나가야 합니다."]
갯벌에서는 바닷물이 드나들면서 생긴 깊은 고랑인 ‘갯골’도 조심해야 합니다.
잘못해 빠지면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데요.
그렇다면 갯골은 얼마나 깊을까.
물이 빠진 곳에 장대를 꽂아 봤습니다.
장대가 1m 30cm까지 들어가는데요.
어린이의 키만 한 깊이입니다.
[김정현/태안해경 마검포파출소
경위 : "바닷물이 들어왔다 빠지기를 반복하면 갯골이 형성되는데 성인도 한 번 빠지면 늪과
같아서 자력으로는 빠져나오기가 힘듭니다. 사고 또한 많은 지형으로, 육안으로는
그 깊이를 알 수가 없기 때문에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만약 갯벌체험 중 발이 빠졌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대응하는 게 중요합니다.
다리를 앞뒤로 흔들어 공간을 만든 뒤 차례로 발을 빼주면 되는데요.
이때 먼저 빼낸 발을 뒤쪽으로 뻗어 무릎을 꿇고 뒤로 누워주면 체중이 분산돼 더 깊이 빠지는 걸 막을 수 있습니다.
[장석준/태안해경 마검포파출소
순경 : "당황하지 말고 우선 방수팩에 있는 휴대전화로 침착하게 신고를 한 뒤 뒤로 누워 자전거
타듯이 앞뒤로 움직여 공간을 확보하여 어느 정도 발이 빠지면 천천히 나오시면 됩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환경만큼 다양한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갯벌.
안전하게 즐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갯벌에 들어가기 전엔 기상정보와 밀물 시간을 미리 알아둬야 합니다.
특히 서해안은 조수간만의 차가 매우 크기 때문에 갯벌 밖으로 나가는 것을 서둘러야 하는데요.
적어도 밀물이 시작되기 2시간 전엔 육상으로 이동해야 안전합니다.
또 해무가 끼거나 비가 오면 밀물 시간과 상관없이 바로 작업을 중단하고 갯벌 밖으로 나와야 하는데요.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2명 이상의 일행과 함께 다니는 것도 중요합니다.
또 수심이 얕은 갯벌에선 대부분 안전장비에 소홀하게 되는데 구명조끼 등 안전장비를 반드시 착용하고 위험상황 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휴대전화, 호루라기 등의 보호 구명장비도 꼭 챙겨야 합니다.
휴대전화에 물때와 본인의 위치 등을 알려주는 '해로드' 앱을 설치해두는 것도 좋은데요.
‘해로드’ 앱을 이용하면 어둡거나 안개가 낀 바다에서도 현재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해 신고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