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찾아온 추위…캠핑 난방 주의

2021.10.26 (13:15)

지난 4, 충남 당진의 한 해수욕장에선 캠핑을 하던 60대 부부가 숨지고 함께 있던 반려견까지 죽는 일이 있었습니다.

 

5월엔 강원도 횡성에 있는 한 캠핑장에서 4살 난 어린이와 부모까지 일가족 3명이 목숨을 잃었는데요.

 

모두일산화탄소 중독때문이었습니다.

 

[공하성/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이제 날씨가 많이 추워지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난방 기기나 화로를 사용하면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이어지는 사고가 계속 발생되고 있는데요. 텐트 안에서 화로를 피운다든지 부탄가스로 작동되는 난방 기구 등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이것은 소량만 누출되어도 인체에 큰 위험이 있기 때문에 사전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일산화탄소는 색깔도 없고 냄새도 안 나지만 본인도 모르게 중독되면 몸 안에 산소 공급을 막아 치명적인데요.

 

최근 5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는 39건으로 26명이 숨지고, 59명이 다쳤습니다.

 

[고벽성/한양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일산화탄소는 침묵의 살인자라고 합니다. 왜냐면 냄새도 안 나고, 색깔도 없고, 자극적이지도 않고, 맛도 없어서 실제로 심각하게 손상이 되기 전까지는 인지를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잠을 자는 경우에는 계속해서 환자가 불편함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아주 많은 농도의 일산화탄소가 체내에 유입이 돼도 모르는 경우가 많아서 주의해야 합니다."]

 

일산화탄소 농도가 얼마나 빠르게 증가하는지 밀폐된 승용차에서 그 변화를 측정해 봤습니다.

 

부탄가스를 쓰는 휴대형 난방기를 가동하니 수치가 급격히 올라가는데요.

 

실험 시작 30분 만에 140ppm을 넘어섭니다.

 

차량 안의 공기 상태는 이미 사람이 어지러움 등의 증세를 느낄 수 있는 수준인데요.

 

야외에 설치한 텐트도 안심할 순 없습니다.

 

난방기를 튼 지 1시간여 만에 일산화탄소 농도는 440ppm까지 올라가는데요.

 

이런 상태가 6시간만 지속되면 건강한 사람도 목숨을 잃을 수 있습니다.

 

[고벽성/한양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일산화탄소가 체내에 유입되면 기존에 헤모글로빈에 부착되어 있는 산소를 떼어내고 일산화탄소가 그 자리를 차지합니다. 그렇게 되면 산소 공급이 전신에서 감소하게 되겠죠. 그럼에 따라서 저산소증이 발생하고 신체 모든 장기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많은 양의 산소를 필요로 하는 뇌와 심장 등에 심각한 손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를 피하려면 밀폐된 공간에선 가급적 난방기를 사용하지 말고 불가피하게 사용하더라도 자주 환기를 해야 합니다.

 

또 잠들기 전엔 가스나 화롯불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고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휴대용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설치하는 게 안전합니다.

 

캠핑장에서의 난방용품 사용은 직접적인 화재로도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하는데요.

 

새벽 시간, 캠핑장의 텐트 안에서 시작된 불이 순식간에 전체로 번집니다.

 

전열기에서 발생한 이 불로 캠핑을 하던 5명이 숨졌는데요.

 

텐트가 화재에 얼마나 취약한지 불을 붙여봤습니다.

 

합성섬유로 만든 일반 텐트인데요. 불길이 닿자마자 녹아내려 뼈대만 남습니다.

 

그렇다면, 방염 텐트는 괜찮을까?

 

방염 텐트의 경우, 불이 직접 닿은 부분만 타다가 금방 꺼져버리는데요.

 

화재 자체를 막아주지는 못해도 불이 주변으로 확대돼 피해가 커지는 건 막을 수 있습니다.

 

[공하성/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불이 잘 붙지 않는 그런 특성을 방염 텐트가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방염텐트를 사용하면 (화재 발생 시) 피난 시간을 그만큼 많이 확보할 수 있어서 그래도 안전에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캠핑장에서의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선 일단 텐트에 불씨가 닿지 않도록 주의하고 난방용품 등은 가급적 실내에 들이지 말아야 합니다.

 

, 가정용 소형 소화기를 캠핑장에 가져가는 것도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