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고립 장기화 ‘노인 우울증’ 주의

2022.02.07 (13:39)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노인들은 겨울나기가 더욱 힘들어졌습니다.

 

추운 날씨로 바깥활동이 쉽지 않은 데다 경로당이나 노인복지관 등 자주 이용하던 시설들이 문을 닫으면서 외부 활동이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인데요.

 

그렇다 보니 집에만 머무는 경우가 많아 스트레스와 무기력감, 우울감 등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임달수/경기도 수원시 : "(코로나19 때문에) 거의 집에 있죠. 요새는 한참 방에 있다가 보면 TV도 보기 싫고, 듣는 것도 싫고 (뭘 해도) 답답해요. 되게 답답해요."]

 

'마음의 감기'라고도 불리는 우울증은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나 걸릴 수 있지만, 노인의 경우 그 증세와 행동 패턴 등을 더욱 세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요.

 

노인 우울증 환자들은 우울함을 말로 잘 표현하지 않는 데다 나이 탓으로 여기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김성윤/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노인들은 원래 인지 기능이 조금씩 떨어지면서 의욕도 떨어지고, 또 활력이 떨어지다 보니까 이것이 우울증의 증상인지 아니면 나이가 많아지면서 자연적으로 생기는 현상인지 구분하기가 어렵거든요. 그래서 우울증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늦게 발견되거나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들이 종종 있습니다."]

 

노인 우울증 환자는 심리적으로 우울감보단 불안하고 초조한 증상을 더 자주 느낍니다.

 

신체 특정 부위가 아프거나 식욕이 떨어지고 잠을 제대로 못 자는 등 증상이 질환처럼 나타나는 것도 특징인데요.

 

또 기억력, 판단력도 많이 떨어져 치매와 혼동되기도 합니다.

 

[김성윤/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젊은 사람들은 우울증 하면 슬픔 등 다양한 감정들이 증세로 많이 나타나거든요. 그런데 나이 많은 분들은 오히려 슬프다는 감정보다는 의욕이 없고, 매사에 귀찮고, 또 화를 자주 내고 이런 것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나 가족들이 보기에 이건 우울증이 아니라 성격이 변했거나 짜증을 많이 내는 걸로 생각하는데 그게 우울증의 증상인 경우가 꽤 많습니다."]

 

노인의 경우 우울증이 왔을 때 젊은 사람보다 그 정도가 훨씬 심각할 수 있습니다.

 

심한 우울증은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지기도 하는데요.

 

2020 65세 이상 노인 자살률은 10만 명당 41.7.

 

매일 9명의 노인이 스스로 세상을 등지는 셈인데, OECD 평균의 2배가 넘는 수준입니다.

 

[정순둘/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노인들의 경우 (코로나19) 감염에서 가장 큰 취약계층으로 분류가 되고 있기 때문에 외출을 자제해야 된다거나 노인층들은 자신들이 쓸모가 없는 존재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까 여러 가지 생활고와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노인 우울증이 의심된다면 적극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우울증 검사를 하고 치료를 받는 게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최근엔 각 지자체에서 운영하고 있는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는데요.

 

전문심리상담사가 상주하고 있어 지역 주민이라면 누구나 우울증 진단과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노현웅/경기도 수원시 노인정신건강복지센터장 : "먼저 병원의 경우에 예약을 하고 방문해야 하고, 또 약물 치료가 반드시 연계되는 경우가 많은데 지역사회 정신건강센터는 보건소에 자리 잡고 있는 경우가 많아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나아가 여러 가지 비약물적인 치료 방법들이나 가용 가능한 여러 가지 자원 연계 등을 통해서 치료에 대한 계획을 함께 세울 수 있습니다."]

 

건강한 생활습관으로 우울증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도 중요한데요.

 

짧은 산책이나 규칙적인 운동으로 햇볕을 쬐고 몸을 움직이면 체력을 키우는 건 물론 기분 전환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화초 가꾸기나 반려동물 키우기 등 생활 습관과 성격에 맞는 취미활동도 도움이 되는데요.

 

, 낮 시간엔 누워 있는 것을 피해 밤에 충분한 숙면을 하도록 하는 것도 우울감을 피하는 좋은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