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장시간 노출…청력 손실도 유발”

2022.03.24 (11:31)

봄을 맞아 포근해진 날씨가 이어지면서 공원엔 산책을 나온 시민들이 늘기 시작했습니다.

 

어린이들과 함께 나온 가족 단위 나들이객들도 눈에 띄는데요.

 

하지만 들뜬 마음과 달리 뿌연 먼지에 가려진 하늘은 종일 답답하기만 합니다.

 

[김도희/경기도 화성시 : "봄이 되면서 목이 많이 칼칼해지고, 코로나19가 아닌데도 괜히 그런 의심을 사게 될까 봐 걱정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맹세영/경기도 군포시 : "공기가 안 좋은 날은 숨 쉬는 게 조금 신경 쓰이고 거북하죠. 특히 운동할 때는 더 그런 게 신경 쓰이니까 (힘들어요)."]

 

지난해 서울의 월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봄이 시작되는 3월에 세제곱미터 당 67마이크로그램으로 1년 중 가장 높았습니다,

 

미세먼지 농도는 5월까지 평균치를 웃돌다 장마철이 시작되는 6월이 돼서야 낮아졌는데요.

 

봄에 주로 영향을 미치는 이동성 고기압 때문입니다.

 

[이대균/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장 : "우리나라는 봄철에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습니다. 중국 등 국외에서 생성된 오염물질들이 우리나라에 유입되면서 오염물질의 농도가 높아질 수 있는 측면이 있고요. 아니면 우리나라 상공에 고기압이 위치하게 되면 대기가 정체되면서 국내에서 발생된 오염물질들이 축적되면서 오염물질 농도가 높아지는 측면이 있습니다."]

 

봄에는중국발 황사의 영향까지 받는데요.

 

기상청의 자료를 보면 1960년부터 지난해까지 월별 황사 관측 일수는 3월에 87, 4 136일로 주로 봄에 자주 나타났습니다.

 

황사는 중국의 사막이나 건조 지대에서 발생한 흙먼지로 그 자체로는 오염물질이 많지 않은데요.

 

하지만 미세먼지의 대기 확산을 막아 농도가 짙어지는 원인이 됩니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황사가 관측된 지난 4, 경기도와 전남의 미세먼지 농도는 최고값 기준으로 세제곱미터 당 400마이크로그램을 넘겨 평상시의 5배를 웃돌았는데요.

 

이처럼 황사와 미세먼지의 농도가 강해질 때는 건강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합니다.

 

천식, 알레르기 비염 등의 호흡기 질환은 물론 결막염, 심 뇌혈관 질환 등 우리 몸 곳곳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인데요.

 

[김상헌/한양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 "황사나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혈관을 따라 전신적인 염증을 발생시키고, 여러 장기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오랫동안 노출됐을 때는 혈관질환, 심근경색, 뇌졸중 또는 인지 기능 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고 피부의 노화나 눈이 따가운 증상들, 골다공증 이런 것들도 문제가 됩니다."]

 

또 최근엔 미세먼지 등의 대기오염 물질이 청력을 떨어뜨려 난청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는데요.

 

한 대학병원에서 2010년에서 2012년 국민 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만5천여 명을 분석해 보니 3년 동안 기준치 이상의 미세먼지에 노출된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청력 손상 위험이 20%나 높았습니다.

 

대기오염 물질이 귀 안쪽의 달팽이관을 손상시켜 청력을 떨어뜨리는 건데요.

 

[최윤형/가천대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 : "미세먼지, 이산화질소, 일산화탄소, 아황산가스 같은 대기오염 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체내의 산화 스트레스 수치가 높아지고, 달팽이관 안의 세포들이 죽거나 퇴화하게 돼서 결국 청력 손실에 이르게 됩니다. 쉽게 말해서 대기 오염 물질은 사람의 귀에 노화와 비슷한 기전(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봄철엔 미세먼지 농도를 수시로 확인하고 그에 맞는 대비를 해야 하는데요.

 

부득이 외출을 해야 한다면, 신체 노출을 최대한 줄이고 KF80 이상의 보건용 마스크를 얼굴에 밀착해 착용하는 게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