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가장 심해”…마스크 안쓴 곳 자극

2022.05.09 (15:10)

날이 따듯해지고, 실외 마스크 착용이 자유로워지면서 산책을 나온 시민들이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방에서 흩날리는 꽃가루 탓에 숨쉬기도 겁나는데요.

 

노란 꽃가루가 둥둥 떠다니고 마치 연기처럼 피어오르기도 합니다.

 

[고다연/경기도 부천시 : "음식을 먹을 때 (꽃가루가) 눈이나 입에 들어가거나, 코에 들어가서 불편한 부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홍가은/인천시 계양구 : "요즘은 마스크를 써서 예전보다 덜하긴 한데, (꽃가루가) 눈에 들어가면 간지럽고 빨개져서."]

 

매년 이맘때 꽃가루를 뿜어내는 건 꽃이 아닌 나무인데요.

 

소나무와 참나무, 자작나무 등이 대표적입니다.

 

번식을 위해 꽃가루를 바람에 날리는 건데 부산보건환경연구원이 2015년부터 7년간 도심 공원에서 봄철 꽃가루 발생의 특성을 조사한 결과 대기 중 꽃가루 농도는 4월 중순부터 5월 초순 사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정오를 넘어설 무렵, 농도가 가장 짙었는데요.

 

[박정민/부산보건환경연구원 환경연구사 : "꽃가루 농도는 일사량이 증가하기 시작하는 아침 7시부터 서서히 증가하다가 식물 활동이 활발해지는 낮 11시부터 2시까지 가장 높고, 이후로는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꽃가루는 크기가 머리카락 두께보다도 작아 우리 몸속 깊숙이 파고들어 각종 알레르기를 유발합니다.

 

이 때문에 꽃가루에 민감한 사람들은 지금이 1년 중 가장 괴로운 시기인데요.

 

[황예원/인천 동구 : "평소 눈에 콘택트렌즈를 끼는데 자꾸 꽃가루가 들어가서 눈 뜨기도 힘들고, 자꾸 재채기가 나오는데 요즘 시국이 시국인지라 너무 사람들 눈치도 보이고."]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를 보면 지난해 1월 알레르기 환자 수는 154만여 명 수준이었지만 봄이 시작되는 4월에는 243만여 명으로 60%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기상청의 꽃가루 농도 위험 지수도 1년 중 5월이 가장 높고, 6월 초까지 위험 수준이 계속되는데요.

 

[심다운/전남대병원 알레르기 내과 교수 : "꽃가루가 공중에 많이 퍼질 때, 특히 기온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영상 10도 이상의 봄이 되면 더 활발하게 퍼지면서 증상을 유발하게 됩니다. 알레르기 질환은 동시에 여러 가지를 같이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꽃가루로 인한 비염이 있는 경우에는 병이 진행되어 천식으로 발현된다든지..."]

 

최근엔 코로나19로 마스크를 항상 착용하다 보니 꽃가루가 마스크 이외의 노출된 피부에 자극을 주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맘때 얼굴, 목 등의 피부가 붉어지고 눈 주변이 심하게 가렵다면 꽃가루에 의한 알레르기 피부 질환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알레르기성 결막염 역시 봄에 가장 많이 나타나는 질환 중 하나인데요.

 

공기 중에 떠다니는 꽃가루가 눈에 들어가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염증이 생기는 겁니다.

 

주로 눈꺼풀이 붓고 간지럽거나, 눈물이 나고, 약간의 충혈을 동반하는 정도지만 간혹 눈동자가 붓는 심한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하는데요.

 

악화하면 시력이 나빠질 수도 있습니다.

 

[신영주/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안과 교수 : "눈이 가려우면 막 비비잖아요. 너무 비비다 보면 각막에 손상을 줘서 상처가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결막 부종도 생길 수가 있는데 눈이 부어 있는 것처럼 보이거나, 아주 심한 알레르기 결막염이면 각막에 궤양도 생길 수가 있습니다."]

 

꽃가루 알레르기의 가장 좋은 대처법은 꽃가루를 최대한 피하는 겁니다.

 

꽃가루가 심하게 날릴 때 실내에선 창문을 닫고, 야외활동은 자제하는 것이 좋은데요.

 

외출을 해야 한다면 반드시 KF80 이상의 보건용 마스크를 써야 합니다.

 

또 외출 뒤 집에 들어갈 땐 겉옷을 집 밖에서 잘 털고 집에 와서는 손과 얼굴 등을 깨끗이 씻는 것이 중요한데요.

 

만약 알레르기 증상이 심하다면 병원을 방문해 의사의 처방을 받는 게 가장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