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8일 강원도 고성군의 한 해변에서 30대 여성과 아이 두 명이 파도에 휩쓸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집채만 한 너울성 파도가 기습적으로 해변을 덮치는 바람에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사고 목격자/음성변조 : "너울성 파도에요. 배도 위험해서 막 파도에 (휘청이고) 구조대가 왔는데 배도 위험해서, 그 정도의 파도였어요."]
지난 2016년 11월에도 강원도 삼척에서 해안가 공사장을 덮친 너울성 파도로 근로자 1명과 구조에 나선 해경대원 2명이 숨졌습니다.
훈련을 받고 전문 구조 장비를 갖춘 해경 대원들까지 변을 당한 겁니다.
너울성 파도는 먼바다에서 잔잔하게 밀려오다 수심이 얕은 해안에서 갑자기 솟구치는 것을 말하는데요,
바람의 세기에 따라 만들어진 보통의 파도는 규칙적이고 주기도 짧습니다. 반면, 너울성 파도는 먼바다에서 밀려와 주기가 길고 무엇보다 불규칙적으로 해안가를 덮칩니다.
또한 이동 속도가 매우 빠르고 해안에 가까워질수록 작은 파도들을 흡수하면서 급격히 파고가 높아져 더욱 위력적입니다.
[김규한/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 : "너울성 파도는 아무런 전조 증상이 없이 맑은 날씨로 바뀐 상태인데 바람도 그치고, 그런데 갑자기 높은 파도가 밀려 닥쳐서 상당히 위협적인 파도가 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너울성 파도의 위력이 얼마나 센지 한 실험을 통해 알아봤는데요,
마을의 크기를 150분의 1로 축소한 모형입니다.
이때 먼 바다에서 너울을 일으켜보니 해안가에서 약 9미터 높이의 파도로 변하면서 방파제를 단숨에 넘겨 버리는데요 순식간에 마을이 물바다가 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홍성진/국립재난안전연구원 해안재난연구팀 시설연구관 : "너울성 파도는 외해에서 발생한 긴 주기를 갖는 파도입니다. 이런 파도는 해안가에서 직접적으로 파도가 오는지 오지 않는지 판별하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너울성 파도는 멀리서 잔잔하게 밀려오다 해안가에서 갑자기 높아지기 때문에 위험을 알아차렸을 땐 이미 대피하기 늦은 상황!
특히 너울은 맑은 날, 바람이 없을 때도 발생해 해변가에서 무방비 상태로 있다가 파도에 휩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윤기한/기상청 통보관 : "현장에 너울이 칠 때 좋은 날씨라고 보시면 되는데 멀리서 볼 때는 파도가 높진 않습니다. 해안가에 와서 갑자기 높아지는 특성을 보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해안가나 방파제 갯바위에서는 매우 위험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10월 무렵!
동해상의 고기압과 일본 근방의 저기압 사이에서 생긴 폭풍에 의해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너울성 파도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는데요
동해안의 너울성 파도로 인해 해마다 6명 가까이 다치거나 목숨을 잃었습니다.
[김규한/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 : "너울성 파도를 예측하고 인명피해를 방지하려면 최소 1시간 전에 철저한 통제가 이뤄져야 하는데 이러한 과정이 개발이 돼있지 않거든요. 고성도 마찬가지지만 피해가 난 곳은 (사고가) 언제 일어났다고 경고판을 붙여놔야 돼요."]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더욱 위험한 너울성 파도!
이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려면 먼저, 바닷가를 방문하기 전! 해당 지역의 사고 이력과 함께 풍랑특보를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풍랑특보가 발효됐을 경우 방파제나 갯바위 주변, 해안도로 쪽으로는 접근하지 말아야 하며 풍랑특보가 해제되더라도 바닷가 주변에 머물지 않도록 합니다.
[김남일/속초해양경찰서 경사/연안담당 : "너울성 파도 예보가 있는 경우에는 어떠한 경우에도 해안가 주변에 가지 않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특히 아이들과 동행한 부모님들께서는 아이들의 해안가 출입을 금지하여 주시고 기상청 너울성 파도 예보를 참고하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동해안에서는 바람 없이 맑은 날에도 갯바위 낚시나 물놀이를 할 때 반드시 구명조끼를 착용해야 합니다.
또, 휴대전화에 해양안전 어플인 ‘해로드’를 설치해 두면 사고 시 보다 빠르게 구조 요청을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