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64%는 회전교차로 통행방법 몰라”

2024.04.22 (14:10)

회전교차로에 진입해 돌고 있는 차를 오른쪽에서 빠르게 달려오던 차가 그대로 들이받습니다.

 

반대로 역주행하는 차가 있는가 하면, 교차로를 급하게 빠져나가려는 차가 진행 중인 차를 들이받기도 하는데요.

 

모두 회전교차로에서의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아 벌어진 사고들입니다.

 

회전교차로는 차가 중간의 교통섬을 중심으로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며 통행하는 도로인데요.

 

신호를 기다릴 필요 없이 중앙 공간을 끼고 돌면서 원하는 방향으로 나가면 되는 데다 차들도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이다 보니 안전하고 막힘없는 도로로 인식돼 그 수가 해마다 늘어나는 추셉니다.

 

전국의 회전교차로 수는 2010년 백여 개에서 지난해엔 2천5백여 개로 20배 이상 늘었는데요.

 

[조한선/한국교통연구원 도로교통 연구본부장 : "(회전교차로 설치 뒤) 교차로 내 교통사고가 38% 정도 감소했고, 특히 사망 사고가 75%, 부상 사고가 43% 정도 감소했습니다. 그래서 교통량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신호가 들어오면서 교차로가 텅 비어 있는 상태, 그런 상황이 종종 발생하는 교차로에는 회전교차로를 설치해야 하는 거죠."]

 

이 같은 장점으로 설치는 계속 늘고 있는데, 정작 회전교차로 이용법을 정확히 알고 있다는 운전자는 36%에 불과했습니다.

 

운전자 3명 가운데 2명은 통행하는 방법을 잘 모르는 건데요.

 

[하성태/인천 부평구 : "(회전교차로에서는) 안쪽으로 도는 차가 우선권이 있는데, 뒤에서 들어오는 차들이 무조건 밀고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고요."]

 

[이면우/세종 대평동 : "회전교차로에 내 차가 반 이상 들어왔으면 상대 차가 서줘야 하는데 안 서주고 확 들어올 때, 그럴 땐 아주 아찔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회전교차로에서의 교통사고는 2018년 1,050여 건에서 2020년과 2022년 1,400건을 넘어서는 등 해마다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인천의 한 회전교차로. 나가고 들어오는 차들이 뒤엉켜 위험한 상황들이 이어집니다.

 

나가는 길을 찾지 못했는지 도로 위에 멈춰 서다시피 헤매는 차가 있는가 하면 무조건 진입하려는 차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사고 불안감을 키우기도 하는데요.

 

[조한선/한국교통연구원 도로교통 연구본부장 : "회전교차로의 운영 원칙은 양보에 의한 거잖아요. 양보하기 위해서는 접근할 때 반드시 서행해야 하는데, 이 서행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안전하게 회전교차로를 통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회전교차로에 들어설 때는 서행이 기본입니다. 먼저 들어와 돌고 있는 다른 차가 있다면 일단 양보한 뒤, 천천히 진입해야 하는데요.

 

[김필수/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 : "회전교차로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이미 진입한 차가 우선권을 갖고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회전 중인 차가 지나간 다음에 내 차가 들어가야지, 내가 먼저 들어가려다 접촉 사고가 나면 사고 책임은 뒤에 따라 들어간 차에 있습니다."]

 

차로를 선택할 때도 주의해야 합니다. 

 

좌회전하려면 안쪽 차로, 우회전할 거라면 바깥쪽 차로를 이용해야 하는데요.

 

또, 교차로에 들어가고 나갈 땐 모두 방향 지시등을 켜 다른 차량에 나의 이동 방향을 미리 알려야 사고를 줄일 수 있습니다.

 

[김필수/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 : "회전교차로는 주 진입 차선이 회전하는 차선이거든요. 거기에 내 차가 끼어들어 가는 것이기 때문에 진입할 때는 좌회전 깜빡이, 나올 때는 우회전 깜빡이를 켜서 내 차가 어느 지점에서 나가는지 알려줘야 합니다."]

 

회전교차로에서 사고가 나면 통행 방법을 제대로 지켰는지 여부에 따라과실 비율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서 올바른 방법을 꼭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