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좌석 안전띠 의무화 6년…뒷좌석은 ‘아직’

2024.10.02 (16:12)

나무를 들이받은 SUV 차량에서 구급대원들이 탑승자들을 구조합니다.

 

이 사고로 앞자리에 타고 있던 두 명은 경상을 입었지만 뒷좌석에 타고 있던 50대 남성과 60대 여성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다 결국 숨졌는데요.

 

숨진 두 명은 구조 당시 안전띠를 매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 2018년부터 모든 도로에선 안전띠 착용이 의무화됐는데요.

 

하지만 뒷좌석 안전띠 착용률은 아직도 저조한 수준입니다. 

 

앞좌석보다 안전하단 생각 때문인데요.

 

[박진완/서울시 중구 : "가끔 택시 탈 때 보면 (뒷좌석에서 안전띠를) 잘 안 매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불편해서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앞자리보다는 뒷자리가 좀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아요."]

 

실제로, 경기 대왕 판교 요금소에 시범 설치된 AI 적외선 카메라로 지난해 5월부터 11개월간 차량 34만여 대의 안전띠 착용 비율을 확인해 봤습니다.

 

앞좌석과 조수석의 안전띠 착용률은 80%대였지만 뒷좌석 탑승자는 18.1%에 불과했는데요. 

 

탑승 인원이 많아질수록 착용률은 더 낮아졌습니다.

 

특히 3명이 탔을 때는 안전띠를 맨 사람이 아무도 없었는데요.

 

[조준한/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 : "해외 교통 선진국인 영국, 프랑스, 독일 같은 경우에는 뒷좌석 안전띠 착용률이 90%에서 96%로 매우 높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띠가 본인의 생명을 지킨다는 가장 기본적인 수칙이 습관화돼야 하는데 좀 소홀히 하는 안전 불감증, 이런 부분들을 문제로 보고 있습니다."]

 

차량 뒷좌석에서 안전띠를 매지 않았을 때 사고가 나면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주는 실험 영상입니다.

 

사람의 무게와 비슷한 실험용 마네킹을 SUV 차량 뒷좌석에 태우고 시내 주행 제한 속도보다 낮은 시속 48km로 벽에 충돌시켰는데요.

 

고속주행이 아니었는데도 뒷좌석 인형이 앞좌석까지 튕겨 나가 공중으로 떠오릅니다.

 

실험 결과, 뒷좌석에서 안전띠를 매지 않았을 때 머리에 중상을 입을 가능성은 3배 더 높아졌는데요.

 

뒷좌석에서 안전띠를 제대로 매면 사망자가 58.1%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강정모/한국도로공사 교통처 차장 : "뒷좌석에서 안전띠를 매지 않을 경우 차량의 창문, 천장 등 딱딱한 부분에 부딪히거나 앞좌석에 거세게 부딪히면서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앞좌석 운전자가 안전띠를 잘 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뒤에서 오는 충격 때문에 앞 탑승자의 부상 위험도 커지게 됩니다."]

 

이 때문에 운전자는 차량이 출발하기 전, 자신 뿐 아니라 뒷좌석 동승자의 안전띠 착용도 꼭 확인하는 운전 습관을 들여야 하는데요.

 

특히, 6살 이하 어린이는 반드시 뒷좌석에 카시트를 설치해 안전띠를 착용해야 합니다.

 

불편해하거나 답답해해도, 가까운 거리를 주행하더라도 반드시 안전띠를 맬 수 있게 교육해야 하는데요.

 

[조준한/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 : "어린이는 사고가 났을 때 상황 판단이 좀 늦고요. 또 회피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피해의 심각도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특히 사고가 발생했을 때 어린이는 상대적으로 몸무게가 가볍기 때문에 앞으로 튕겨 나갈 수 있는 확률이 높고요. 특히 머리나 목을 다쳤을 때는 사망 확률이 95% 이상으로 매우 높습니다."]

 

자칫 소홀하기 쉬운 뒷좌석도 안전띠 착용은 필수입니다.

 

안전띠를 매는 것만으로도 치명적인 사고를 줄일 수 있는 만큼 출발 전, 전 좌석 안전띠 착용을 생활화해야겠습니다.